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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 Spring | No.19
                                                                                        www.nationaltrust.or.kr




“매화마름이란? ”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식물로 서해안 일부지역의 논에서 서식하는 지름 1cm 미만의 작은 꽃입니다.
 이 수생식물은 5월, 논 가득 흰 꽃으로 신비롭게 피어납니다. 국내에서는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시민성금으로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의 집단 서식지를 확보하여 영구보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8년 초지리의 매화마름 서식지는
 경작이 이루어지고 있는‘논습지’
                 로는 세계 최초의 람사르(RAMSAR)습지로 등록되어
 생태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매화마름쌀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
 매화마름쌀은 세계최초 람사르(RAMSAR) 논습지인 강화도 초지리와 이 일대의 매화마름 서식지에서 생산한 쌀입니다.
 매화마름 보전을 위해 일체의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우렁이 농법을 이용하여 깨끗하고 안전하게
 생산하였습니다. 매화마름은 겨울에도 논에 물을 가두어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겨울철 담수는 매화마름과 보전과
 생명체들의 다양한 생존을 가능하게 합니다. 매화마름쌀은 매화마름 보전과 겨울철 담수에 동의한 농민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상표입니다.



“도정 및 배송은? ”
 주문하신 다음날 배송해드리며 이튿날 받으실 수 있습니다. 택배사 사정에 따라 1~2일 더 소요될 수 있습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하시면 주문량과 관계없이 무료배송해 드립니다.




                 ■ 품목 : 추청 멥쌀 (백미,현미), 화선찹쌀 (현미)
                 ■ 가격 : 2만 5천원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사무처로 신청하시면 무료배송)
                 ■ 주문단위 : 5kg
                 ■ 문의 : 박도훈 간사, 02-739-3131 maum@nationaltrust.or.kr
                 ■ 입금계좌 : 외환은행 071-22-02407-0 한국내셔널트러스트




                                                                       ISSN 1976-2577
CONTENTS
04 집중과 조명                세계 숲의 해(International Year of Forests)를 맞이하여     한동욱 | PGA습지생태연구소장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독일의 숲 흑림(黑林)               이은희 |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숲길에서 神과 自身을 찾다. 일본의 구마노고도                  김재현 | 건국대학교 환경과학과 교수

                         우리숲의 미래, 지속가능한 녹색복지국가를 꿈꾸며                    김기원 | 국민대학교 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


14 근대문화유산, 삶의 흔적을 찾아서    서양화가 고희동의 원서동 한옥            안창모 | 경기대학교 건축대학원 교수


16 내셔널트러스트가 만난 사람        최민식   이은희 |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20 영국NT 이야기              동화 속 굽은 집, 리틀 모턴 홀         조명래 | 단국대학교 교수,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사


23 내셔널트러스트 여행            작은 실천으로 보전하는 인천 계양산              박주희 | 인천녹색연합


24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자연이야기     도선 국사가 불 막이로 심은 옥룡사 동백나무 숲과 백룡(白龍)                    박상진 | 경북대학교 교수

                         내 작은 형제 산양     박그림 | 설악녹색연합 대표


26 내셔널트러스트 추천도서          흙 속의 조용한 일꾼, 지렁이          임정진 | 동화작가, 서울디지털대학 문창학부 객원교수


28 회원 인터뷰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내 아이의 미래               양인수 회원

                         소박한 꿈을 가꿔가는 가족           서정협, 최은숙, 서지윤 가족회원


30 내셔널트러스트 소식            내셔널트러스트 활동소식
31 내셔널트러스트 알림마당          공지사항
32 후원해주시는 분들             2010년 12월 ~ 2011년 2월 후원내역
34 품안에                   동강사랑에 봄이 옵니다
35 팝업카드시리즈               강화도 논습지의 친구들
39 광고                    2011 근대건축답사 프로그램




                                                                                                                                  발행일 2011년 4월 4일              발행처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
                                                                                                                                  발행인 김홍남 양병이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4가 72-4번지 우리빌딩4층
                                                                                                           2011년 봄호               편집위원장 이은희                    전화 02-739-3131
                                                                                                                                  편집위원 남준기 서왕진 안창모 유상오         전송 02-739-9598
                                                                                                                                         윤인석 임정진 조명래 한동욱       1년 정기구독료 20,000원
                                                                                                                                  기획 허주희                       (정기구독료는 후원금으로 사용됩니다.)
                                                                                                                                  편집인쇄 (주)디자인내일
                                                                                                                                                               * 본지에 게재된 글과 사진, 그림은
                                                                                                                                  www.nationaltrust.or.kr      무단 전재하거나 복제하여 사용할 수 없습니다.


                                                                                                                                  ※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산기증과 기부를 통해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환경과 문화
                                                                                                                                    유산을 확보하여 시민의 소유로 영구히 보전하고 관리하는 시민운동입니다.
                  표지
                  3월 26일 회룡포 SOS 퍼포먼스를 끝내고‘뿅뿅다리’ 건너오는 사람들
                                               를                                                  목차사진 3월 26일 경북 예천군 용궁면 회룡포 모래톱에 1300명의 순례자들이 모여“한국의 강을 살리자” 뜻으로 SOS 형상을 만들었다. 사진 남준기(내일신문 기자)
                                                                                                                                                             는
|✽집중과 조명│




                                            세계 숲의 해                                                             기기, 백두대간 청소년 산림생태탐방, 숲길 걷기 대회,

세계 숲의 해를                                    2011년은 토끼의 해이다. 산중에 꾀 많기로 유명한 토끼
                                            들에게는 또 하나 반가운 소식이 있으니 유엔(UN)이 정
                                                                                                                대한민국 산림박람회, 백두대간 대청결 운동, 산림문화
                                                                                                                작품 공모전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되고 있다.


맞이하여
                                                           1)
                                            한‘세계 숲 의 해’
                                                      이기도 하다. 지난 2006년 12월 UN총
                                            회에서‘2011 세계 숲의 해’관련 결정문을 채택하였으                                      숲이 주는 선물, 생태계서비스
                                                                                         2)
                                            며, 2011년 2월 뉴욕에서 유엔 숲포럼 제 9차 회의에서                                   생태계 서비스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자원들, 예를



International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숲이 기후변화시대의 탄소 흡수                                       들어 깨끗한 물, 목재, 수산업에 필요한 서식환경들, 농
                                            원이자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며 다양한 생태계서비스를                                        작물이나 자생식물의 수분 등을 생산하는 환경의 절차
                                            제공한다고 자각하고, 더불어 기후변화 등 지구환경문제                                       및 과정들을 말한다(안창우, 2011). 생태계 서비스를 수


Year of                                     를 해결하기 위한 숲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숲을 통한 빈
                                            곤문제 해결과 지속가능한 숲 경영 에 대한 정책적인 관          3)
                                                                                                                치로 표현하면 얼마나 될까? 최근에는 여러 절차들을 통
                                                                                                                해 이루어지는 생태계의 생태학적기능들을 사회경제학


Forests                                     심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여, 국제적 관심을 환기시키
                                            기 위함이다. 더불어 숲의 지속가능한 관리와 보전 그리
                                            고 이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각국에 요청하
                                                                                                                적으로 표현하여 생태계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서
                                                                                                                비스들의 가치를 정량화하여 자연자원 및 환경관리에 적
                                                                                                                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동욱 | PGA습지생태연구소장                      1    고 있다. 숲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 즉, 휴식처를 제공하                                       숲의 생태계 서비스 중 단연 으뜸은 생계 유지의 원천
                                            고, 식량과 의약품을 공급하며, 깨끗한 물과 생물다양성                                      이라는 것이다. 전세계에서 2000개 이상의 토착 문화를
                            1 세계 숲의 해 포스터
                    2 오대산 상원사 앞 사진제공 김기원    의 원천으로서, 수자원을 공급할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포함하여 3억 명의 인구가 숲에서 살고 있으며, 16억 인
                                            인 탄소를 격리시키고, 홍수를 조절하며, 산사태를 막고                                      구가 숲에서 나는 각종 자원에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다.
                                       2    사막화를 방지하는 등의 광범위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                                       이들은 음식과 주거지 이외에 목재, 땔감, 과일, 견과류,
                                            한다는 것을 널리 홍보할 계획이다. 홍보의 테마는‘인류                                      약용식물 등 시장성이 있는 다양한 목재와 비목재 산물
                                            를 위한 숲 (Forests for People)’으로서 특히 교육과 참                            을 이용하고 있다. 숲의 30%가 목재와 비목재 임산물을
                                            여활동을 통하여 어린이, 청소년 등 미래 세대가 숲의 소                                     생산하는데 이용되며, 임산물에 의한 국제 거래 규모는
                                            중함을 깨닫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로 삼고자 세                                      2004년에 3270억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전세계 상품 교
                                            계 각국과 숲 관련 단체와 함께 다양한 활동을 준비 중에                                     역량의 3.7%를 차지했다.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계 숲의 해를 맞아 산림청을 중                                        숲이 주는 생태계 서비스 중 두번째는 생물다양성의
                                            심으로 다양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특히 식목일에                                        모태이자 피난처라는 것이다. 숲은 지구 육지 면적의
                                            개최될 2011년 세계 숲의 해 기념식과 10월 창원에서 개                                   31%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 생태계 중 하나이며 이 중에
                                            최될 UN 사막화방지협약 제10차 총회 숲관련 국제심포                                      서 36%의 숲이 개발을 피해 살아남아 있는 원시림이다.
                                            지움이 눈여겨 볼만하다. 또한, 세계 숲의 해를 맞아 민                                     열대, 아열대, 지중해성, 온대, 아한대 지역의 다양한 숲
                                            족의 역사와 애환을 함께 해 온 우리 산하를 철학, 종교                                     은 육상생태계의 2/3를 차지한다. 이곳은 수천만 종의
                                            학, 미학, 역사학 등 인문학과 연계시켜 재조명해 보고                                      동물, 식물이 서식하는 곳이며, 지구 생물다양성의 80%
                                            학술회의 등을 통하여 숲의 인문학적 가치를 정립해 나                                       가 건강한 숲 생태계에 의존한다고 알려져 있다.
                                            가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외에도 청소년 녹색홍보대사                                          세번째는 숲에는 탄소 저장을 통한 기후변화에 대한
                                            선발, 숲속음악회, 주한 외교관 등산대회인 우리강산 즐                                      해답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숲은 지구의 탄소 순환에 중


                                            1) 우리나라에서는‘산림의 해’
                                                            라고 번역하고 있으며 사전적의미로‘산림’또는‘삼림’ 숲의 동일한 개념으로 볼 수도 있으나 필자는
                                                                                       은                         ‘숲’
                                                                                                                   으로 번역하였다.
                                             일반적으로 산림은‘산에 있는 숲’
                                                              이고 삼림은‘나무가 많이 우거진 숲’
                                                                                 이므로 산지든 평지든 간에
                                            ‘나무가 무성하고 풀ㆍ나무ㆍ덩굴이 한데 엉킨 곳’
                                                                      이란 뜻의‘숲’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이
                                            2) UN Forum on Forests(UNFF). UNFF는‘세계 숲의 해’공식 인터넷 사이트 (www.un.org/en/events/iyof2011)를 개설하여
                                             결정문 채택 과정, 관련 행사 캘린더, 국제 숲 필름페이스티벌 등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3) SFM, Sustainable Forest Management



4                                                                                                                                             | 2011년 봄호 |   |   5
지구의 허파, 열대림
                                                                         열대림은 지구상 생물종의 절반 이상을 보육하고 있으며
                                                                         여전히 새로운 종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벌목된 적이 없
                                                                         는 열대림 1차림은 보통 1 ha에 약 100종에서 250종 사이
                                                                         의 나무가 살고 있고 최대 450종의 나무가 조사된 곳도
                                                                         있다. 이렇게 생물다양성이 높은 이유는 열대지방이 생
                                                                         산성이 높고 수직구조가 잘 발달되어 있으며 생물종 사이
                                                                         의 상호관계가 복잡하고 기후가 안정하고 생태계가 오래
                                                                         되어서 경쟁을 통하여 다양한 진화가 일어났기 때문으로
                                                                         이해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홍수, 가뭄 등 적절한 자연
                                                                         적 교란이 자주 일어나서 다양성이 높다는 주장도 있다

                   숲이 주는 생태계 서비스 출처 산림청
                                                                         (조도순, 2011).
                                                                          이러한 지구의 허파 열대림이 위기에 처해 있다. 대부분
                   요한 역할을 한다. 숲은 탄소를 저장하고, 온실가스를 흡                       인구증가율과 개발 압력이 매우 높은 개발도상국에 위치
                   수하며, 대기 중 방출을 막는다. 지구적 규모에서 숲 생태                      하고 있어 보전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브
                   계는 육상 탄소 중에 지상의 80%, 지하의 40%를 보유한                     라질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넓은 열대우림과 풍부한 생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지구의 대기에 있는 것보다 더 많                       물다양성을 가진 나라이지만 여전히 벌채가 진행되고 있
                   은 탄소가 숲에 저장되어 있으며(220%), 중요한 탄소 저                     어 세계 최대의 숲 파괴 국가로 지목되고 있다. 벌채의 목           홍콩 마이포 맹그로브숲

                   장고로서의 역할은 지구 기후변화 논의에서 큰 주목을 받                        적은 각종 세제와 식품 원료로 사용되는 팜유 농장과 종
                   고 있다.그러나 숲이 파괴될 때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이 원료인 펄프 목재 농장을 만들기 위함이며 이에 따라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0%나                         오랑우탄과 자바코뿔소를 비롯한 수많은 희귀 야생동식
                             4)
                   차지하며 이 수치는 지구 전체적으로 교통수단으로 인한                         물의 보고가 사라지고 있다. 또한 현재 세계 3위의 온실
                   배출보다 더 많다. FAO(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가스 배출국가이기도 하다(www.koabjournal.com).        한다. 올해는 습지와 이동성 물새를 보호하고자 하는 람   바닷물이 섞이는 곳) 생태계는 대부분 파괴되었다. 남아
                   열대 숲의 주요 위협요인은 급속한 인구증가와 이로 인해                                                                   사르협약의 40주년이 되는 해이며 세계 습지의 날의 주   있는 마지막 하구습지숲인 장항습지도 관할 지자체인 경
                   농장과 목초지가 늘어나는 것이며 남한 면적보다 더 넓은                        숲과 습지                                      제는 습지와 숲이다. 이에 발 맞추어 국내에서도 하구의   기도와 김포시의 개발계획 속에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13만㎢의 숲이 해마다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습지는 물이 생명이며 숲은 물을 저장하고 공급하는 자연             습지 숲이나 고층습원을 비롯한 산지습지 등에 대한 이해   장항습지 위쪽에 있는 수중보를 하구로 내려서 최저수심
                     이러한 숲을 보전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바로 생물                       의 댐이다. 그러므로 숲과 습지는 큰 그림속에 서로 맞물            가 풍부해 지길 기대한다.                   3미터가 유지되는 주운수로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렇게
                   권보전지역이나 국립공원같은 보호지역을 설정하는 것                           려 있는 퍼즐 조각과 같다. 습지 중에 목본이 생육하는 숲                                            되면 습지숲의 생명인 조수간만의 차가 사라지고 게들의
                   이며 이것은 비용 대비 매우 효과적인 방안이다.                            습지(forested wetlands)가 있으며 매우 특이한 유형의       우리나라의 습지 숲 중에는 민물이 우세하지만 조수간    서식처가 파괴되며 이들의 도움으로 뿌리호흡을 하고 있
                     UN은‘세계 산림의 해’로고를 제작하고, 관련 홈페이지                      습지로서 열대나 아열대의 망그로브숲(Mangroves), 이          만의 차가 드러나는 하구에 발달하는 버드나무숲이 있다.   는 선버들군락은 쇠퇴하고 영구침수지역은 목본이 사라
                   를 개설하였으며
                          ‘인류를 위한 산림(Forests for People)’                탄습지성 숲(peatswamp forests), 버드나무숲과 같은       현재 한강하구 기수역상부의 장항습지가 대표적인 하구     지며 범람이 되지 않는 지역은 급속히 육화되게 된다. 한
                   을 테마로 6개 UN공식 언어의 로고를 제작하여 각 국가                       담수습지성 숲(freshwater swamp forests) 등이 있다.   습지숲이다. 이 숲은 과거 큰강의 바닷물이 밀고 들어오   강하구 습지숲은 2006년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잘
                   별 언어로 변환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로고가                       이들은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물을 관리하며 다양한 생              는 끝자락에 발달하였던 버드나무숲으로 육지에서 주로     가꾼 자연・문화유산으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상징하는 것은 숲이 사람과 생물 다양성의 쉼터가 되고                         태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습지의 건강성은 숲의 건              활동하는 바위게 과의 게들이 서식하는 곳이다. 현재 한    올해는 전 세계가 숲을 축복하고 감사하는 세계 숲의 해
                   있다는 것과, 식품, 의약품과 깨끗한 물의 근원, 그리고                       강성과 연결되어 있다. 육상의 숲이든 습지 숲이든 숲을             강하구에는 선버들과 말똥게가 함께 서식하고 있다. 이    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숲들을 세계에 알리고 지역주민들
                   지구 기후와 환경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관리하지 않고는 인간 삶에 가장 중요한 물과 음식과 휴             들은 담수생태계인 강과 해양생태계인 갯벌이 공존하는     이 그 가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것이다.                                                  양 등을 제공받지 못하므로 습지와 숲은 함께 보호받아야             독특한 점이지대에서 만나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러    국가에 의해서 진행되는 숲 파괴행위에 대해서도 정부 당
                                                                                                                    나 이들의 생태계가 제대로 알려지기도 전에 강하구는 하   국자가 자각하고 인식할 수 있도록 정책입안자나 이해당
                   4) UN 2011 숲의 해 홈페이지 www.un.org/en/events/iyof2011/                                              구댐으로 대부분 막혔고 큰 강의 기수역(汽水域, 강물과   사자들을 위한 홍보와 교육도 꼭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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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과 조명│




                                                                                                                          1 흑림의 명물상품 뻐꾸기 시계
                                                                                                                          2 흑림의 마을은 숲과 인간이 공존하며 지역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좋은 사례이다 사진제공 Jurgen Mangelsdorf
                                                                                                                     1
                                                                                                                     2    경관을 보존하고 지역의 향토적인 생산물판매와 관광객 유치 등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위해 지정된 공원이다.
                                                                                                                            독일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반더룽(Wanderung)이라 하여, 산 정상을 정복하는 것
                                                                                                                          보다는 자연을 즐기면서 등산하거나 산책하는 것을 즐긴다. 이미 20세기 초에 흑림 산
                                                                                                                          악회가 등산로를 다양하게 조성해놓았으며 경사가 급한 서쪽 등산로가 유명하다. 그
                                                                                                                          러나 1950년대부터는 철도구간이 흑림의 여러 지역에 연결되면서 또 그 이후에는 자
                                                                                                                          동차를 위한 산책 주차장이 조성되면서 등산객보다는 관광객으로 방문객의 성격이 변
                                                                                                                          화하면서 이용하는 길도 변화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특별한 자연체험을 목표로 하는
                                                                                                                          테마길이 놓여 지면서 부분적으로는 맨발공원, 감성 공원 등 직접적인 자연접촉을 위
                                                                                                                          한 공간들과 연결되어 있다. 관광 산책루트로는 흑림지역을 가로지르는 짧은 루트는
                                                                                                                          2~3일정도, 긴 루트는 5~6일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산책루트가 있다. 이 지역의 문
                                                                                                                          화경관 중 하나는 구리지붕을 한 마을 경관을 들 수 있으며 지역특산물로는 버찌를 이
                                                                                                                          용한 케이크이나 브랜디, 햄, 장식용 난쟁이인형과 뻐꾸기 시계 등을 들 수 있다. 많은
                                                                                                                          예술가들이 흑림의 아름다움 때문에 이곳에 정착해서 활동하였고, 영화의 배경으로
                                                                                                                          도 유명했는데, 특히 2010년 스릴러 영화인 Black Forest(2010)를 통해 이 지역의 문
                                                                                                                          화・자연경관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흑림의 목재들은 수백 년 동안 선박건조용으로 많이 수출되어 18세기에는 넓은 면
                                                                                                                          적이 벌채되어 황폐화되었고, 혼합림이 파괴된 곳은 이후 독일가문비나무로 조림되
                                                                                       며 일반적으로 남부가 북부지역보다 높은 편이다.         었다. 이곳의 전나무는 네델란드로 많이 운송되어 이 목재를‘홀랜더’
                                                                                                                                                              라고 명명할 정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흑림 지역에는 약 18만 명이 관광산업에 전적으로 종
                                                                                       사하고 있으며 2009년 통계에 따르면 3480만 명 정도
                                                                                                                          도였으며 지금까지도 암스테르담에는 흑림의 목재로 지은 오래된 건물들이 보존되어
                                                                                                                          과거 목재 수출의 역사적인 증거로 남아있다. 또한 산업화 이전의 운송방법인 통나무


독일의 숲 흑림(黑林)                                                                           가 숙박을 한 관광객으로 나타났다. 봄과 여름철에는 자
                                                                                       연을 즐기고 체험하기위해 등산로를 이용하는 관광객
                                                                                       과 마운틴 바이크를 이용하는 관광객이 주를 이루며 겨
                                                                                                                          뗏목은 철도와 도로건설로 19세기말에 사라져버렸다. 최근 다시 EXPO 2000을 통해
                                                                                                                          흑림의 목재들을 홍보한 결과, 높이 곧게 자란 커다란 전나무들이 일본에 수출되는 등
                                                                                                                          목재수출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산림 부산물 또는 열매껍질 등으로
이은희 |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울철에는 스키 등 겨울스포츠를 위해 흑림을 방문한다.      만든 나무 펠렛이 난방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접근성 때문에 산업이 다른 곳보다
                                                                                       여름철 주말에는 특히 오토바이족들이 구불구불한 이        늦게 발달한 흑림 지역은, 농부들이 겨울철 농한기에는 나무로 뻐꾸기 시계를 만드는
    최근‘세계 7대 자연경관’ 최종 후보지 28개 중의 하나로 선정된 독일의 흑림은
                 의                                  직・간접적으로 130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1차 산업    곳의 시골길을 애호하여 몰려들어 사고가 빈번히 발생       전통으로 19세기에 정밀기기와 시계 산업이 발전한 지역으로 변화하였다. 1850년에
독특한 문화・자연경관을 가진 지역으로 독일을 대표하는 숲 중의 하나로 잘 알려져        이나 자동차산업에 75만 명이 종사하고 있는 것과 비교     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여러 개의 길들을 막아놓아 이들      는 소규모 제조업자들에게 좋은 기술교육과 매출기회를 높일 수 있도록 독일 최초의
있다. 흑림은 독일어로는 슈바르츠발트(Schwarzwald)라고 하는데 그 이름이 의미하   한다면 산림을 통한 고용창출의 비중이 매우 높은 것을      의 이용을 막고 있다. 또한 산들의 고저차이가 다르기      시계 제조학교가 이 지역에 세워졌으며, 정밀기기산업이 발달하여 지금도 장식품공
는 것처럼 어두운 침엽수들이 특히 독일가문비나무가 빽빽하게 있어 검은 숲으로 보        알 수 있으나, 많은 정치인들이나 산업계들은 그 중요성     때문에 여러 지역에서 행글라이더 등의 스포츠 애호가       장, 금속・보석가공공장들과 금세공 학교가 남아있다. 이처럼 독일의 흑림 지역은 숲
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지역은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뻐꾸기 시계를 제조하는 곳      을 간과하기도 한다.                        들이 많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과 인간이 공존하면서 자연과 그 지역문화전통을 유지하여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숲과 산이 동일시되고 있으나 슈바르츠발트의 발트는 인간         흑림은 독일 남서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남북의 길이        흑림 지역에는 2개의 자연공원이 지정되어 있는데 두      계기가 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며 고용창출을 하고 있다. 또한 숲을
이 조림하여 가꾼 숲을 의미한다. 핀란드나 스웨덴이 목재강국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는 대략 서울에서 대전 정도의 거리인 150km이고 폭은    곳이 독일에서 첫 번째, 두 번째로 큰 자연공원에 속한     가꿈으로서 생겨난 목재들을 수출하면서 자연의 혜택을 누리며 지역 여건에 따라 발
사실상 독일은 유럽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총 임목축적량을 가진 나라이다. 이와 같은      약 30km에서 50km정도로 유럽에서 가장 큰 숲 중 하   다. 독일에서 제일 큰 자연공원인 흑림 중부와 북부 지     생한 독특한 산업은 그 지역의 대표적인 산물로 자리 잡고 있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
산림자원은 환경과 관광, 목재 산업에 있어 매우 가치가 높은 것으로 자동차 강국인       나이며, 유럽의 녹색허파의 역할을 하고 있다. 흑림지역     역의 면적은 약 3750㎢에 달한다. 자연공원은 국립공원    는 하나의 좋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산림을 무분별하게 훼손하고 산업시설이
독일에서도 숲이 독일경제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특히 기후변화시대에 접하면서 이산         은 북부, 중부, 남부의 3개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가   이나 자연경관보호지역처럼 자연보존을 우선으로 하는        나 골프장들을 유치하여야만 소득이 증대되리라는 환상을 가진 우리 농・산촌지역에
화탄소를 흡수하는 기능으로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산림을 통한 독일의 고용창출은        장 높은 산은 남부에 있는 펠트베륵으로 해발 1493m이    것과는 달리 인간이 만들어 낸 문화경관으로서의 자연       독일의 흑림은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8    | 2011년 봄호 |   |                                                                                                                                                      | 2011년 봄호 |         |   9
|✽집중과 조명│




                                                                                   고도(熊野古道)를 다녀왔다. 길을 걷는 잠시 동안이나
                                                                                   마 연구자로서가 아니라 자신을 바라볼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일본의 구마노고도의 경우, 2004년 유네스코 세계유
                                                                                   산으로 등록된 숲길로‘길’
                                                                                                로서는 스페인의 산티아고길
                                                                                   에 이어 두 번째로 등재되었다. 문화적 경관보호’
                                                                                                   ‘         라는         야키야마(八鬼山)코스에 있는 기도당

                                                                                   관점을 중심으로 등록이 되었으며, 일본 정부가 선정한
                                                                                   ‘걷고 싶은 길 100선’ 포함되어 고유의 매력과 가치를
                                                                                                에
                                                                                   인정받고 있다. 문화적 경관보호’ 지역에 살고 있는
                                                                                          ‘         란                   모의 다랭이논을 만들어 내었다. 지금은 논을 분양하거나 소작농을 두어 관리하기
                                                                                   사람들과 그 지역의 자연과 풍경, 생활이 어우러지면서        때문에 그 경관적 가치나 자연적 가치는 이전보다 떨어지지만 과거 생활문화를 보전
                                                                                   오랜 시간동안 형성되어온 경관을 뜻한다. 그 지역만이        하고, 다음 세대에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목표로 보전, 관리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가지고 있는 독특한 것들로 이는 지역만들기나 지역활           구마노고도가 최근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1970년부터 약 40년간의 지역행정과
                                                                                   성화의 수단으로 연계되기도 하는데, 일본의 문화재청         주민들의 노력이 있었다. 구마노고도가 가진 고유의 매력과 가치에 대해 관심을 가
                                                                                   에서는 구마노고도와 같이 보존의 가치가 높은 경관들         진 소수의 지역주민들은 활용이 되지 않아 황폐해진 길을 정비하기 시작하였다. 그
                                                                                   을 주요 문화적 경관으로 선정하여 보존계획을 책정하         리고 지역행정과 주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 위해 끊임없이 얘기하고 설득하였다.
                                                                                   고, 정비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렇듯‘숲길’ ‘숲’
                                                                                                           은   이        그 결과 하나 둘씩 구마노고도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보전 및 관리를 위한 볼
                                                                               1
                                                                               2   가진 물리적 가치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삶과 문화를        런티어 활동도 증가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지역의 행정에서는 구마노고도가 가진
                                                                                   포괄적으로 연계시킬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가치를 다음 세대까지 보전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지역의 활성화와 연계하여 구
                                                                                     구마노고도의 전체 길이는 총 700km로 나라, 와카      마노고도를 홍보하고 방문객을 증가시키기 위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숲길에서                                                                               야마, 미에의 3개 현, 29개 시, 읍, 면에 걸쳐져 있다.
                                                                                   이 중에서도 미에현에 속한 구간인 140km 중, 36.5km
                                                                                                                         볼런티어 활동은 각 구간마다
                                                                                                                        보존회’
                                                                                                                                        ‘○○고개를 지키는 모임’ 조직하여
                                                                                                                                                     을     ‘구마노고도
                                                                                                                           라고 하는 NPO 단체를 구성하고 지역의 사람들이 풀베기 등의 유지・관리


神과 自身을 찾다                                                                          가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과거 에도시대에 이세
                                                                                   신궁의 참배객이 신사와 사찰을 오고가는데 사용되었
                                                                                   던 길이자 인근 산간지역 주민들의 생필품이 유통되었
                                                                                                                        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현재 18개의 보존회 활동이 진행되고 있으며, 각 모임마다 협
                                                                                                                        의회를 구축하여 구마노고도의 보전 및 관리에 대한 과제를 검토하고 정보를 교환하
                                                                                                                        고 있다. 이밖에 지역의 행정에서도 미에, 나라, 와카야마 3개 현의 협의를 이끌어


일본의 구마노고도                                                                          던 길로 문화적 경관선정 기준 중에서도‘길, 광장 등의
                                                                                   유통, 왕래에 관계된 경관지’ 해당되는 곳이다. 숲길
                                                                                                  에
                                                                                                                        내고 구마노고도와 관련된 정보의 거점으로서‘구마노고도센터’ 설립하여 유기적
                                                                                                                                                       를
                                                                                                                        인 협력과 통합된 운영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미에현의 경우, 현청 내에‘히가
                                                                                   곳곳에서는 사람들이 해산물이나 임산물 등을 유통시          시기슈 대책국’
                                                                                                                               이라고 하는 지역활성화와 관련된 정책부서를 설립하고 구마노고도
김재현 | 건국대학교 환경과학과 교수                                                               켰던 흔적을 볼 수 있으며, 숲에 있는 나무를 이용해 숯      의 보전과 정비, 이를 활용한 관광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1 구마노고도 야키야마고개의 400년이 지난 순례길
                                                                                   을 생산했던 터도 볼 수 있다. 이밖에도 숲길 중간 중간        구마노고도의 경우, 3개의 현에 걸쳐져 있는 숲길이라는 점, 숲길이 가지고 있는
                                                2 도리고개 정상부에서 본 다랭이논 전경
                                                                                   다양한 불상을 볼 수 있는데 아이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다양한 문화적 경관에 가치를 두고 있다는 점 등이 국내 숲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
                                                                                   불상, 숲길을 지나가는 도중 죽은 사람을 기리는 불상        리산 둘레길의 경우도 5개의 시, 군에 걸쳐 조성이 되어 있고, 최근에는 숲길이 가진
 오늘날 현대인들은 도시의 각박함과 일상생활에서 탈피하여 자연의 아름다움과       조성・관리되고 있다.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진 불상들을 확인할 수 있다.          환경적 가치뿐만 아니라 지역의 생활문화적 가치도 함께 보고 있다. 하지만 일본과
풍요로움을 만끽하고자 한다.
              ‘웰빙’ ‘삶의 질’ 대한 인식의 확산은 적극적이고
                 과      에                        ‘숲길’ ‘길’ 가진
                                                    은   이   ‘선(線)’ 개념에 지역이 가
                                                                 적인                 도리고개(通り峠) 구간의 정상부에는 1300개의 다랭       비교했을 때 아직 행정의 긴밀한 협력이나 지역주민들의 참여에 의한 종합적인 관리
능동적인 휴양활동에 대한 사회적 수요를 점차 증가시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    진 다양한 환경, 문화자원을 결합시켜‘면(面)’
                                                                         으로 확      이논이 펼쳐진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과거 400년 전      는 부족한 점이 많다. 숲길걷기에 대한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숲이 가
들어 각광받고 있는 대표적인 휴양활동으로‘숲길 걷기’ 꼽을 수 있다. 과거 국립
                            를                   대시키고, 이것이 지역에서 살아가는 주민들과 숲길을       까지만 해도 6200개의 다랭이논이 있었지만 점차 농경       지고 있는 환경, 문화, 경제적 가치의 조합이 보다 긴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자연
공원 등의 명산을 등정하고 종주하는 수직적 개념의 산행활동이 아닌 수평적 개념의    찾아오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적용되어‘입체적’
                                                                         인         문화가 변화해 가고, 농촌지역사회가 고령화 되어 감         적인 가치와 함께 문화와 역사에 대한 가치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숲길의 조성과 관리
활동으로 남녀노소가 모두 참여할 수 있고, 지역의 문화와 생활을 느끼고 체험할 수   개념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는 매개체이다.          에 따라 한 때는 500개까지 줄어든 때가 있었다. 하지      가 필요하다. 국내 숲길에 대한 관심이 유행에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가
있는 복합적인 개념의 휴양활동이다. 최근 숲길걷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지리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작년 6월 국립산림과학원의 연      만 이를 살려내기 위한 다랭이논보전회를 만들고 이후         치있는 경관자원의 보전은 필수적이며, 행정과 민간의 연계를 통한 종합적인 관리가
산길, 제주올레길, 금강 소나무 숲길 등을 비롯한 국내 다양한 숲길들이 새롭게     구팀과 숲길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본의 구마노      800개의 다랭이논을 더 만들어 내면서 일본 내 최대규       요구된다.


10   | 2011년 봄호 |   |                                                                                                                                 | 2011년 봄호 |   |   11
|✽집중과 조명│




                                                                                                난대림을 대표하는 숲의 겉모습(임상)은 상록활엽수림

우리숲의 미래,                                                                                        (또는 조엽수림)으로서 동백나무, 사철나무, 녹나무,
                                                                                                후박나무, 붉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등이다.


지속가능한 녹색복지국가를 꿈꾸며                                                                                2009년말 현재 산림면적은 국토의 63.8%인 637만
                                                                                                ha에 달한다.
                                                                                                 전체 산림 중 침엽수림 2672천ha(41.9%), 활엽수림
김기원 | 국민대학교 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                                                                        1657천ha(26.0%), 혼효림 1844천ha(29.0%), 죽림 등
                                                                                                기타가 197천ha(3.1%)이다.
                                                                                                 침엽수림과 활엽수림은 매년 조금씩 감소하고 혼합
                                                                                                림은 증가하고 있다. 침엽수림에서는 천연소나무림이
 산림의 역사는 4억 4천만~4억 1천만년 전 고생대 실루아기 말엽에 프실로피톤         이 뚜렷한 온대기후대에 속한다.                          54.9%(전체 산림의 약 23%)로서 가장 넓고 일본잎갈
(psilophyton) 같은 원시식물들이 바다로부터 상륙하기 시작하면서 시작된다. 데본     산림의 분포는 일반적으로 온도대에 따라서 구분하는               나무, 리기다소나무, 잣나무가 뒤를 잇고 있으며, 활엽
기를 거쳐서 석탄기(3.6~2.86억년 전)에 이르면 거대한 양치식물들이 울창한 산림      데 우리나라의 산림대는 크게 난대림(또는 난온대림),              수림에서는 참나무숲이 가장 넓다.
을 이루어 오늘날 석탄과 석유를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페름기(2.86~2.45억년      온대림(또는 냉온대림), 한대림으로 나눈다.                    6・25전쟁이 끝났을 무렵 우리 숲은 임목축적이 겨
전)에 소철, 종려, 중생대 삼첩기에 은행나무, 주라기에 소나무 무리(송백류)가 출현       난대림은 북위 35°
                                                                이남의 남쪽으로 연평균기온이                 우 7㎥/ha로서 전국토가 민둥산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하였으며, 백악기(1.44~0.66억년 전)에 이르러서야 꽃피는 식물들이 나타나서 명실     14℃ 이상 지역으로 주로 제주도와 남해안 지역이다.              러나 1970~80년대 온 국민이 일치단결하여 나무를 심            광릉의 봄숲

상부한 산림을 형성하게 되었다. 산림이 오늘날과 유사한 환경을 이루게 되는 때는                                                    은 결과 전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녹화를 이룩한
신생대 3기 미오세(2370~530만년 전) 쯤으로 보고 있다.                                                             나라로 인정을 받고 있다. 2009년말 현재 ha당 평균임
 우리 숲의 역사도 세계 산림의 역사와 유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태백 석탄광산에                                                    목축적(숲의 울창함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면적(ha) 당
서 석탄기 시대에 살았던 양치식물의 일부가 출토된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송                                                   나무의 부피)은 109.4㎥로서 전년도에 비해 약 6㎥
백류가 출현한 것은 고생대 페름기 때부터이며 중생대에 대규모로 출현하고 번성한                                                     (5.8%) 증가한 것이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키로 자라는 세쿼이아를 비롯하여 다양                                                     매년 이와 같은 추세로 증가한다면 2030년쯤에는
한 종류의 송백류가 분포하였는데 대부분 중생대를 넘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하지만                                                    230㎥ 정도로 선진국과 손색없는 산림을 가지게 될 것             우리 국민은 산림이 지녀야 할 중요한 기능으로서 재해방지, 깨끗한 공기, 휴양 및 교
중생대 백악기에 태어난 소나무와 전나무는 아직도 살아남아 1억년 가까이 우리 숲                                                    으로 전망된다. 숲의 나이를 나타내는 영급(age class)         육, 녹색댐 기능 순으로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정책에 대한 평
을 지키는 대표수종으로서 굴림하고 있다. 활엽수 무리로서 가장 오랜 된 것들은 백                                                   분포는 2009년 말 현재 Ⅰ영급(1~10년생) 숲이 7.4%,        가에서는 산림녹화, 산림휴양시설 조성과 운영, 산림보호 등에 대해서 높게 인식하고
악기에 나타난 버즘나무(플라타너스), 분꽃나무, 버드나무, 사시나무, 녹나무, 감탕                                                  Ⅱ영급(11~20년) 15.2%, Ⅲ영급 38.2%, Ⅳ영급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 숲을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꿔나가야 하는
나무, 장구밥나무, 두릅나무, 생강나무들이며 소나무, 전나무와 함께 우리 숲을 이                                                   28.7%, Ⅴ영급 8.1%, Ⅵ영급 2.4%로서 Ⅲ영급 이상의        지를 말해준다.
어온 장수목들이다.                                                                                      장령림이 77.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Ⅲ, Ⅳ영급의             우리 숲은 향후 영급구조도 높아지고 임목축적도 커져서 더욱 울창해 질 것이며 국
 이처럼 우리 숲은 적어도 1억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시대가 지나면서 자연적                                                    숲이 67%나 되는데 이 영급의 나무는 성장이 왕성할 때            민이 바라는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탄소저감을 외치는 기후변화시
인 천이와 기후변화로 숲의 모습은 여러 차례 변화를 거듭해 왔다. 후빙기 초기(1만                                                  여서 산림면적이 줄어드는 데도 불구하고 임목축적이                대에 숲이 담당하는 역할도 더욱 커질 것이고, 현재 13% 수준에 있는 국산목재의 내수
9천~1만 7천년 전)에는 기후가 한랭하여 아한대를 이루면서 침엽수림, 초본류와 고                                                  매년 증가하고 있다.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것에 발맞춰서 국가는 산림의 기능을 최적으
사리 같은 양치류가 번성했고, 1만 2천~9천년 전에는 기후가 온난해지면서 참나무                                                    숲의 소유별 구조를 보면, 개인이 소유한 사유림 68%,           로 발휘케 하여 지속가능한 녹색복지국가를 실현할 목표를 세워 추진하고 있다.
류가 득세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온난 건조해지면서 소나무, 참나무 무리, 서어나무                                                   국가 소유의 국유림 24%, 지자체 소유의 공유림이 8%를            숲은 생명을 잉태하고 생명을 키운다. 살아 숨쉬는 모든 피조물들의 생명유지의
무리가 숲을 차지하고, 6천 5백년~3천 4백년 전쯤에는 기후가 한랭 습윤해지면서                                                   차지한다. 사유림은 매년 감소하고 있고 국유림은 증가              원천인 물과 공기가 숲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숲에서 태어나고 숲에서 자라난 생명
느릅나무 무리와 호도나무 무리가 가세하였다. 현재 우리 숲에는 소나무와 참나무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사             은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며 새로운 삶을 개척하면서 먼 미래로 나아간다.
무리가 대표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유림의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한 국가의 미래를 보려면 그 나라의 청소년과 산림을 보라고 하였다. 50년쯤 후
                                                                                                                                           가 되면 우리 숲은 엄청난 크기의 나무들로 꽉 들어차 있는 산림부국이 되어 있을
우리 숲의 현황                                                     우리나라의 산림대: 우리나라의 산림대(위로부터 한대림, 온   우리 숲의 미래                                   것이다. 지금은 그 때를 살게 될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 숲을 더욱 아끼고 가꿔야 할
                                                             대북부, 온대중부, 온대남부, 난대림)
한반도는 연평균기온은 3~16℃, 강수량 연평균 1245mm(600~1600mm)의 사계절                                              2006년에 산림에 대한 국민의식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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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문화유산, 삶의 흔적을 찾아서│




                                                 는 풍경이 펼쳐져 있다. 그 많던 구릉지의 한옥은 다세      계 인사들의 뜻에 동참하는 자리에서였다. 당시 고희

서양화가 고희동의                                        대와 다가구 주택으로 바뀐지 이미 오래다.
                                                  시대의 변화가 도시경관의 위계를 흐트러트린 길을
                                                                                     동가옥은 오랫동안 방치되어 언제든지 철거될 준비가
                                                                                     되어 있는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해있었다. 당시는 처


원서동 한옥                                           따라 걷는 길에 고희동의 집이 있다. 조선의 백성으로
                                                 태어나, 대한제국에서 프랑스어를 배우며 서양문화를
                                                 최전선에서 접하고 서양화를 개척한 인물이 바로 고희
                                                                                     참한 몰골이어서 고희동가옥의 진면목을 보기보다는
                                                                                     하나둘 스러져 가는 한옥 속에 담긴 우리 근현대사 현
                                                                                     장의 소멸이라는 아픔을 절감했었다. 그러나 금번의
안창모 | 경기대학교 건축대학원 교수
                                                 동이다. 그는 조선과 대한제국 그리고 일제강점기와 대       방문은 전혀 달랐다. 고희동가옥 보존 움직임이 성과
                                                 한민국에서 삶을 보낸 사람인 것이다. 대한제국기에 프       를 거두어 문화재로 등록되었을 뿐 아니라 이미 사랑채
                                                 랑스어학교를 졸업한 후 궁내부 관리로 일했던 고희동        가 복원되었고, 안채는 한창 복원을 위한 해체 작업이
                                                 은 을사늑약 이후 관직에서 물러나 서양화에 눈을 돌렸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다.                                                                      1

                                                 다고 한다. 안중식과 조석진의 문하에서 우리 그림을         고희동가옥은 1918년 본인이 직접 설계하였으니, 동                                                     2
                                                                                                                       1 복원전 고희동 가옥 전경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길의 하나인 원서동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갈래     시작했지만, 곧 서양화로 돌려 1915년에는 동경미술학      경미술학교에서 서양화 수업을 마친 후에 지어진 셈이      2 고희동가옥 배치도

길 왼편에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고희동가옥이 있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     교에서 수학했다. 한국근현대사의 모든 시기를 한 몸에       다. 비록 전통건축의 모습을 갖고 있지만, 안채와 사랑
치해 있으니 엄연히 북촌의 일부지만 북촌으로서의 대접을 받고 있지 못한 곳이 원     담았던 화가가 80평생을 살면서 겪었던 극단적인 삶이       채로 구성된 고희동가옥은 배치뿐 아니라 안채와 사랑
서동이다. 가회동과 계동이 길 양쪽에는 많은 한옥들이 어우려져 있지만, 원서동은     그가 살았던 원서동 주택에 남아있지 않을까 하는 바램       채의 공간구성도 전통적인 한옥과는 사뭇 다르다.
길 양편의 경관이 극단적인 대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서민의 경관과 왕    으로 모처럼 고희동가옥을 방문했다.                  우선 대문칸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의 경관의 차이일 것이다. 지금이야 왕조시대가 아니니 민초의 집이 왕궁을 들여다      나의 고희동 첫 방문은 2002년 철거 위기에 있던 고     사랑채의 입구가 예사롭지 않다. 우리의 전통한옥에서
보아도 무어라 할 사람이 없지만, 왕권이 살아있던 시절에는 감히 꿈도 꾸어볼 수 없   희동가옥을 보존하기 위해 김홍남 교수를 비롯한 미술        는 찾아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전통한옥은 채 전체가 마
                                                                                     당과 직접 대면하며, 마당에서 각 실로 연결되는 구조

                                                                        복원된 사랑채 전경   를 갖지만, 고희동의 사랑채에는 기와지붕을 한 돌출
                                                                                     된 서양식 포치(건물 현관의 바깥쪽에 튀어나와 지붕
                                                                                     으로 덮인 부분)가 설치되어 있다. 포치의 설치로 사랑    심하게 훼손되었던 탓에 원래의 부재가 그대로 남아있는 곳을 찾기는 힘들지만, 동
                                                                                     채는 모습은 한옥이지만 공간구성은 서양주택의 틀을       시대의 여느 한옥과 얼마나 다른지를 가늠해 보기에는 충분하다.
                                                                                     갖추게 되었다. 특히  자형 사랑채의 서측 끝이 안
                                                                                                ‘ㄷ’                     특히, 사랑채에 있는 2개의 출입구가 주목할 만하다. 사랑채에서 마당으로 면한
                                                                                     채와 만나서 형성되는 튼‘ㅁ’
                                                                                                    자형의 안마당은 여느 도      부분에 위치한 포치 외에 동측에 실내화된 현관이 또 하나 존재한다. 마당에 면한 포
                                                                                     시한옥과는 전혀 다른 공간구성을 갖고 있다. 전통 도     치(출입구)가 손님용이라면, 동측에 위치한 출입구는 자신과 가까운 지인을 위한 사
                                                                                     시한옥에서 중정은 건물의 중심을 형성하고 각 실에서      적인 출입구였을 듯싶다. 이 사랑채에서 특이한 것은 사랑채 뒷마당을 실내화된 툇
                                                                                     직접 중정에 면하게 되지만, 고희동가옥의 중정은 사      마루가 둘러싸고 있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주택이 바깥 마당쪽으로 실내화된 툇마루
                                                                                     랑채와 안채의 각 실과 안마당 사이에 실내화된 복도가     가 있는 것과는 반대다. 이는 사랑채의 각실의 채광과 환기를 극대화하기 위해 실들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고희동가옥의 중정은 각 실과     을 동향과 남향에 집중배치하면서, 각 실 사이의 동선을 최소화하는 방편이었을 것
                                                                                     외부공간과의 관계보다는 사랑채의 기능적 공간구성        으로 판단된다.
                                                                                     을 위한 지원기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툇마루의 끝은 안채와 연결되었는데, 지금은 안채 복원공사가 한창이라 그 모습을
                                                                                     안채와 사랑채의 구성은 자신의 작업장이자 교육공간       가늠하기 어렵지만, 안채와의 기능적 연결의 편이성을 도모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인 사랑채를 주택 구성의 중심에 두었기 때문이다. 한     한편, 안채에서 공사를 위해 해체한 부분에서 각 방마다 옷장을 설치한 흔적이 보이
                                                                                     편, 안채는 지형적으로 높은 곳에 위치시킴으로써 배      는데, 이는 일식의 영향으로 보인다.
                                                                                     치상의 중심에서 벗어난 중심성을 상대적으로 높은 입       안채와 사랑채의 구성 그리고 사랑채의 안마당과 실내화된 복도로 둘러싸인 중정
                                                                                     지로 해결하고 있다.                       은 서양문물을 받아들인 고희동의 삶이 형식적으로는 전통건축의 틀을 유지했지만 내
                                                                                      고희동의 손길은 배치뿐 아니라 안채와 사랑채 곳곳      용적으로는 서양의 문물을 소화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그의 주택은 동양화
                                                                                     에도 남아있다. 복원이 이루어지기 전 고희동가옥이       에서 시작하여 서양화가로 자리잡은 고희동의 이력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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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트러스트가 만난 사람│


                        최민식님은 1928년 생으로 1960년대부터 인간의 고단한 삶의 일상을 찍어온 제1세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대가로 손꼽히고 있
                        습니다.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 및 인제대학교와 부산예술대학에 출강하고 있습니다. 대한사진문화상(창작상)」
                                                                        「             「백조사진문화상」 각종 수상
                                                                                      ,       등
                        및「대한민국(옥관)문화훈장」
                                      훈장을 받았으며, 현재까지 각종 서적 및『인간 시리즈』 제14집까지 출간하였고, 현재 제15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를




최                       ● 사진을 찍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 1955년에 일본으로 밀항하여 동경중앙미술학원에
                         서 디자인을 공부했어요.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이
                         일본 선생이었는데 내가 그림을 잘 그리니까 동경
                         미술학교라는 곳이 있으니 거기서 공부하라고 권한




민
                         것이 계기가 된 거에요. 일본에서 낮에는 식당, 인
                         쇄소에서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생활을 한거죠.
                         그러다가 책도 사볼 수 있고 자유시간도 생기면서
                         1년 만에 헌책방에 갔는데 거기에서 The Family
                                            《
                         of Man》
                               이라는 책을 발견했어요. 전세계의 사진이
                         실렸는데 그중 우리나라 사진이 4개가 실렸었어요.




식
                         그걸보고 감동을 받아 독학으로 카메라를 시작했어
                         요. 이 책으로 인생이 바뀐 거죠. 처음 사진 찍을 때
                         는 여건이 좋지 못해서 미군 부대에 있는 지인한테
                         하나씩 부탁해서 마련했고 인화는 뒷방에서 직접
                         했죠.

일시 : 2011. 3. 12
                        ●“가난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찍는다.”
                                               라고도 하셨        ● 끊임없이“인간이란 무엇인가” 고민한 흔적이 선생님
                                                                             를
장소 : 부산 최민식 작가님 작업실
대담 : 이은희(서울여자대학교 교수)
                         는데 이렇게 가난한 사람들을 찍게 된 동기가 있으시다        의 작품에 묻어나오는 듯 합니다. 가난한 사람을 50여

정리 : 허주희 간사              면요?                                  년간 꾸준히 찍으셨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 제가 황해도 연백 출신입니다. 그쪽이 원래 이남이        ○ 저는 수백권이 되는 다큐멘터리 작가들의 사진집을
                         었습니다. 연백 절반이 이북이고 절반이 이남이었           아직도 매일 봅니다. 이들도 가난한 이들을 많이 찍
                         는데, 휴전되는 바람에 이산가족이 된 거지요. 그러         었어요. 풍경 사진이나 누드도 아름답지만, 가난한
                         면서 가난을 겪었어요. 그 가난의 경험으로 이 책          이들의 사진을 보면서‘불쌍하다’
                                                                              ,
                                                                              ‘도와주고 싶다’
                                                                                      ,
                         《The Family of Man》 보고 공감을 한 거지요.
                                           을                  신앙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하느님께‘도와달라’기
                         요즘에도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선생님 사진          도하게 되는데 저는 제 사진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
                         을 보니 느낌이 온다.’ 사진 공부를 해보고싶다.’
                                     ,‘             고         끼라고 합니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더럽고 혐오감
                         합니다. 하지만 자기 사진은 느낌이 없다고 해요. 그        을 느낀다고도 하거든요. 그런 사진을 보고 불쌍하
                         리고 10년을 공부해도 안되는 사람들도 있어요. 전         다 해야 하는데 더럽게 본다는 거죠. 이는 교양이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가난을 겪          부족한 것이고, 타인에 대해 기부도 하고 나눔에 대
                         어보지 않았고, 체험이 없으니 우러나지 않는 거지          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안타까워요.
                         요. 내용이 담기려면 작가의 사상이 담겨야 하는데          왜 하필이면 가난한 사람들을 찍느냐 질문들을 많
                         그 맛이 우러나오지 않는 거지요.                   이 합니다. 수많은 작가들이 지금도 많이 찍고 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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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사진을 통해 출판, 전시, 방송으로 민중들에게     에서 십 여 년 째 강의하고 있구요. 도서관 두 군데         밝아졌죠. 그런데 예전에는 사진을 찍든지 말든지
                         현실을 알리는 거예요. 보고 반성하고 나눔을 실천       에서 사진 강좌도 하고 있어요. 글 좀 쓰고 있고, 사        상관을 안했는데, 요즘에는 어른이고 애고 사진 찍
                         하자는 거지요. 그것이 결론적으로는 인류의 평화와       진은 2년 후 출간할 예정으로「인간 15집」 준비하
                                                                                  을              히는 걸 싫어해서 사진 찍기가 어려워졌어요. 그래
                         행복을 위해서 하는 거죠. 사실 제 사진은 잘 팔리지     고 있어요. 한 박스에 사진 100장이 들어있고, 지금        서 60~70년대 사진은 많은데 최근 사진은 별로 없
                         않는 사진이거든요. 하지만 가난한 이들을 바라보는       까지 8박스를 만들어놨는데 이 많은 사진 중에서 마          어요. 작년에도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비니키 서울
                         시선은 진실해야 해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포토샵으      지막에는 200장만 추려야 해요. 책 하나 만드는 데         아가씨를 찍다가 벌금까지 냈어요(웃음). 제가 서민
                         로 장난하는데 예술은 오락과 취미가 아니라고 생각       에 대부분 2~3년 정도 걸리고, 옛날 사진과 최근사         들 사진 찍는 데에는 요령도 있고 명수이거든요. 훈
                         합니다. 요즘 예술한다고 하면서 희안한 사진을 만들      진 모두 들어가게 됩니다.                        련도 되어 있거니와 대담성이 필요한 거거든요. 그
                         어서 본인도 설명하기 어려운 작품들을 내기도 합니                                             런데 초상권 때문에 발표를 못하는 사진도 참 많아
                         다. 하지만 사진은 그림과는 다른 분야에요. 그림은     ● 디지털카메라 등으로 대중적인 취미가 된 사진, 어떻게        요.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이건 그렇지 않은 사람들
                         추상이 가능하지만 사진은 진실을 보여야 한다고 생       보시나요?                                 이건 50년 동안의 관심사는 인간입니다.
                         각합니다. 또 사진 뿐 만이 아니라 모든 예술이 작가    ○ 비싸게 준 필름카메라는 지금 10만원도 안되더군요
                         의 정신을 담아야 해요. 그래서 작가라면 다른 분야      (웃음). 요즘 DSLR을 쓰고 있는데 너무 편리하고 잘      ● 유명한 사진은 많지만 특히나 소개시켜주고 싶은 사진.
                         의 예술, 회화, 조각, 다양하게 봐야 합니다.        나와요. 사용한지는 1년 정도 됐는데 도서관이나 학          그 사진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교 초보수강생들에게는 디지털카메라로 강의를 하            ○ 이것이 제 대표작인데(Busan, 1969) 자갈치를 지나
                        ●“나의 사진은 모든 가난한 사람들의 무한한 행복을 위하    기도 해요. 편리하게 잘 만들었어요. 필름도 많이 비         가다가 한 아주머니를 발견했어요. 아이한테 젖을
                         여 바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씀을 하셨습니다.
                                         라는                싸지고 현상도 어려운데 잘 쓰고 있어요.                먹이는 장면이었는데, 사진을 찍으려니 젖을 내놓
                         국가기록원에 사진을 모두 기증하시기도 하셨는데 아깝      대신에, 요즘 포토샵으로 사진 조작하는 건 좀 문제          은게 부끄러워서 슬그머니 몸을 돌린 거예요. 왜 이
                         지 않으셨어요?                          가 많다고 봐요. 사진이란 사실적이고 진실해야 하           렇게 젖을 먹이냐하면 행상을 해서 생선을 만지다
                        ○ 국가기록원에서 성남 쪽에 내 방을 만들어 열람을       는데, 포토샵으로 없는 걸 넣고, 있는 걸 빼는 건 안        가 물이 없으니 손은 못 씻고, 언니가 아이를 업고
                         시킨답니다. 역대 대통령과 김수환 추기경 외에 개       되거든요. 그래서 사진 공모전을 할 때에도 아예 포          엄마가 젖을 물리는 거예요. 저도 참 미안해서 한 장
                         인으로는 저 혼자에요. 사진이니까 기록이 되어서        토샵으로 손보지 않은 사진과 조작 사진 분야를 나누          밖에 못 찍었어요. 외국에서는 이런 사진을 찍을 수
                         받는 겁니다. 난 너무 행복해요.                어서 뽑기도 합니다.                           없거든요. 이 사진(Busan, 1960)도 자갈치인데, 엄
                                                                                                 마하고 할머니가 기뻐서 아이를 쳐다보는 표정이
                        ● 요즘에는 어떻게 지내시나요?                 ● 사람의 표정, 60년대와 현재에 있어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참 좋죠.                                    1

                        ○ 대학교에서 교양과목으로, 인제대학교 평생교육원       ○ 옛날과 지금은 많이 잘 살게 되어서인지 표정이 참                                                   2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가요?
                                                                                                ○ 지금까지 인도 4번에, 유럽도 다녀왔는데, 내년 겨
                                                                                                 울쯤에는 아프리카에 가고 싶어요. 제가 아는 신부
                                                                                                 님, 목사님이 우간다에 있어요. 우간다에서 부족들
                                                                                                 이 싸우면 약한 부족이 도망을 가요. 그러면 텐트 치
                                                                                                 고 2~30명씩 산단 말이에요. 거기에 가서 사진을
                                                                                                 찍어서 그쪽의 어려운 상황을 알리고 그 사진으로
                                                                                                 전시회도 하고 싶습니다.




                                                                                                                          1 Busan, 1969
                                                                                                                          2 Busan, 1960



18   | 2011년 봄호 |   |                                                                                                                         | 2011년 봄호 |   |   19
|✽영국 내셔널트러스트 이야기│




동화 속 굽은 집,                                                                                   에 연접해 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한적한 시골 길을
                                                                                             따라 현장에 이르면, 방문자는 전원의 고요함에 압도


리틀 모턴 홀                                                                                      되고, 검은색 나무 프레임(frame)과 흰색 벽으로 만들
                                                                                             어진 다양한 패턴이 휘감고 있는 저택의 기괴함에 압
                                                                                             도되어 동화세계로 빠르게 빠져든다. 이러한 느낌이
조명래 | 단국대학교 교수,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사                                                                 강하게 밀려오는 것은‘정돈된 정원’속에 자리한 3층
                                                                                             높이 리틀 모턴 홀의‘일그러진 외관’ 묘한 대조를
                                                                                                                이
                                                                                             이루면서 방문자의 시각적 판단을 교란시키기 때문이
                                                                                             기도 하다.
                                                                                               남쪽 입구에서 느끼는 건물 외관의‘기괴한 효과
                                                                                             (crazy effect)’ 건물 내로 들어가 기울어지고 울퉁
                                                                                                           는
                                                                                             불퉁한 긴 회랑을 걸으면‘술 취한 느낌(feeling of
                                                                                             drunkeness)’
                                                                                                        으로 까지 바뀐다. 저택을 에워싼 해자
                                                                                             (연못)의 물에 비친 울렁이는 건물의 그림자라도 보게
                                                                                             되면, 그 어지럼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조용하게 유영
                                                                                                                                                                                       사진제공 남준기
                                                                                             하고 있는 오리들의 모습을 보면, 그 모든 것이 현실임
                                                                                             을 깨닫게 된다. 그 때부터 대저택의 모습은 500년 세
                                                                                             월을 견디면서 그 무게에 의해 일그러지고 가라앉고
                                                                                             뒤틀린‘아름다운 시간’ 흔적으로 읽혀진다.
                                                                                                        의
                                                                                               모턴(moreton)이란 말은 색슨(Saxon)과 고대 스칸
                                                                                             디나비아(Norse)어의‘습지(marshland)’ ‘농지
                                                                                                                         와
                                                                                             (farmland)’ 단어에서 연유한 것이다. 리틀 모턴 홀
                                                                                                       란
                                                                                             은 습지로 된 농지 위에 세워진 농가주택을 원형으로             에 고정되어 회반죽 등을 바르기 위한 기초를 제공하는 재료)로 집 전체를 구성하는
                                                                                             해서 대저택으로 확장된 것이다. 리틀 모턴 지역에              게 모턴 홀의 건축양식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중세적, 지역적 양식에 기초하지만, 이
                                                                                             ‘드 모턴 가문(de Moreton family)’ 터를 잡은 것
                                                                                                                        이             후 계속 증축되고 확장되는 과정에서 실내외의 장식 등에 르네상스 요소가 많이 가
                                                                                             은 12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모턴 가문의           미되었다. 그러나 벽체의 다양한 기하학적 패턴과 무늬(역 V자 형, 마름모형, 네잎
                                                                                             딸, 레티스 드 모턴(Lettice de Moreton)은 리틀 모턴   클로버 형 등)는 르네상스식을 오히려 압도하고 있다.
 어릴 적 읽은 동화에는 요정이 사는 숲속의 집이 자     로 한다. 그러나 영국 서북부 체셔(Cheshire) 지역에 가면 이런 집이 실재하고            지역에 땅을 상속받은 그래람 드 로스톡 경(Sir Gralam        1450년 리차드 모턴 경이 지은 동편 건물은 1480년 아들 윌리암 모턴 1세(William
주 등장한다. 그러한 집은 대개 버섯모양의 지붕에 휜     있다.
                                    ‘리틀 모턴 홀(Little Moreton Hall)’
                                                                 이라 불리는 목조주택이 그러하다. 이        de Lostock)에게 시집을 갔다. 그 후 몇 세대를 지난 뒤     Moreton 1)에 의해 서편으로 확장되면서 주방 건물이 서측에 신축되었다. 이렇게 해
기동, 돌이 박힌 하얀 벽, 호박색 빛이 새어나오는 앙    집은 동화 속의‘굽은 집(crooked house)’ 동화 속 이야기 줄거리를 그대로 뽑아낸
                                                              ,                              로스톡 집안은 아예‘드 모턴’
                                                                                                            으로 개명을 했다. 이후             서 리틀 모턴 홀은‘H’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이 행태는 이후 약 120년간 가세가 번
증맞은 창, 장식이 달린 둥근 대문 등으로 대개 만들어    ‘진저 브래드(생강이 들어간 빵)로 만든 집(ginger bread house)’
                                                                              ,‘디즈니에 못지      1348년 흑사병이 창궐하자 쏟아져 나온 값싼 농토를            창하는 것에 비례하여 확장되었다.
져 있다. 영국이나 미국에선 가정마다 크리스마스 때      않은 집’등의 별칭을 가지고 있다. 이 집은 영국 내셔널트러스트의 소유이면서 동               대거 매입하면서 모턴 집안의 부는 급격하게 늘었다.              최고조는 엘리자베스 여왕 집권기(1533~1603년) 동안이었다. 1559년부터 1570
가 되면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 이러한      시에 영국의 1등급 등록문화재(Grade 1 Listed Building)이고, 영국의 정부가 중요    모턴 집안은 이 지역에서 왕을 위해 조세를 거두는 일            년 사이 윌리암 모턴 2세는 동편 건물을 대규모로 증축해 예배당과 응접실을 설치했
동화 속 집 모양을 본 뜬, 생강을 넣은 쿠키나 빵을 만   고고학적 사이트로 지정 보호하는 기념물(Scheduled Monument)이기도 하다.           도 했다. 이렇게 모은 부를 기반으로 1450년 리차드           다. 예배당에는 16세기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르네상스식 템페라화가 그려져 있
들곤 한다. 디즈니랜드에 가면 동화 속의 이러한 집들       리틀 모턴 홀은 레이크 디스트릭트(Lake District)가 있는 랜캐스터(Lancaster)의   드 모턴(Richard de Moreton)은 살던 터에 저택을 신    다. 동편 건물과 서편으로 이어지는 건물이 연결되는 부분엔 5면체 형태의 퇴창(밖
이 실제 커다랗게 지어져 있어 이곳을 방문하는 어린      바로 아래에 있는 체셔군의 콩글톤(Congleton)이란 소도시에서 서쪽으로 약 4마일           축했다. 이 때 지어진 건축물은 리틀 모턴 홀 동편의            으로 내민 창) 두 개가 설치되었다. 창문에는 다양한 패턴의 유리가 끼어져 있는 데,
이들의 판타지를 극대화시켜준다.                 떨어져 있는곳에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런던과 스코틀랜드의 글라스고우                 한 부분을 구성하고 있으며 가장 오래된 것에 속한다.            당시는 유리 자체가 집안의 부를 상징하던 시절이었다.
 동화 속에 나오는 집은 하나 같이 가상성을 바탕으      (Glassgow)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대동맥인 M6 고속도로 중 체셔군 구간의 남쪽 끝            참나무로 테두리를 짜고 사이에 외(건물의 구조재              윌리암은 1563년에 죽었지만, 그의 아들 존(John)이 확장을 계속했다. 가장 큰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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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2011 | Spring | No.19 www.nationaltrust.or.kr “매화마름이란? ”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식물로 서해안 일부지역의 논에서 서식하는 지름 1cm 미만의 작은 꽃입니다. 이 수생식물은 5월, 논 가득 흰 꽃으로 신비롭게 피어납니다. 국내에서는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시민성금으로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의 집단 서식지를 확보하여 영구보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8년 초지리의 매화마름 서식지는 경작이 이루어지고 있는‘논습지’ 로는 세계 최초의 람사르(RAMSAR)습지로 등록되어 생태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매화마름쌀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 매화마름쌀은 세계최초 람사르(RAMSAR) 논습지인 강화도 초지리와 이 일대의 매화마름 서식지에서 생산한 쌀입니다. 매화마름 보전을 위해 일체의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우렁이 농법을 이용하여 깨끗하고 안전하게 생산하였습니다. 매화마름은 겨울에도 논에 물을 가두어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겨울철 담수는 매화마름과 보전과 생명체들의 다양한 생존을 가능하게 합니다. 매화마름쌀은 매화마름 보전과 겨울철 담수에 동의한 농민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상표입니다. “도정 및 배송은? ” 주문하신 다음날 배송해드리며 이튿날 받으실 수 있습니다. 택배사 사정에 따라 1~2일 더 소요될 수 있습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하시면 주문량과 관계없이 무료배송해 드립니다. ■ 품목 : 추청 멥쌀 (백미,현미), 화선찹쌀 (현미) ■ 가격 : 2만 5천원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사무처로 신청하시면 무료배송) ■ 주문단위 : 5kg ■ 문의 : 박도훈 간사, 02-739-3131 maum@nationaltrust.or.kr ■ 입금계좌 : 외환은행 071-22-02407-0 한국내셔널트러스트 ISSN 1976-2577
  • 2. CONTENTS 04 집중과 조명 세계 숲의 해(International Year of Forests)를 맞이하여 한동욱 | PGA습지생태연구소장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독일의 숲 흑림(黑林) 이은희 |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숲길에서 神과 自身을 찾다. 일본의 구마노고도 김재현 | 건국대학교 환경과학과 교수 우리숲의 미래, 지속가능한 녹색복지국가를 꿈꾸며 김기원 | 국민대학교 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 14 근대문화유산, 삶의 흔적을 찾아서 서양화가 고희동의 원서동 한옥 안창모 | 경기대학교 건축대학원 교수 16 내셔널트러스트가 만난 사람 최민식 이은희 |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20 영국NT 이야기 동화 속 굽은 집, 리틀 모턴 홀 조명래 | 단국대학교 교수,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사 23 내셔널트러스트 여행 작은 실천으로 보전하는 인천 계양산 박주희 | 인천녹색연합 24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자연이야기 도선 국사가 불 막이로 심은 옥룡사 동백나무 숲과 백룡(白龍) 박상진 | 경북대학교 교수 내 작은 형제 산양 박그림 | 설악녹색연합 대표 26 내셔널트러스트 추천도서 흙 속의 조용한 일꾼, 지렁이 임정진 | 동화작가, 서울디지털대학 문창학부 객원교수 28 회원 인터뷰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내 아이의 미래 양인수 회원 소박한 꿈을 가꿔가는 가족 서정협, 최은숙, 서지윤 가족회원 30 내셔널트러스트 소식 내셔널트러스트 활동소식 31 내셔널트러스트 알림마당 공지사항 32 후원해주시는 분들 2010년 12월 ~ 2011년 2월 후원내역 34 품안에 동강사랑에 봄이 옵니다 35 팝업카드시리즈 강화도 논습지의 친구들 39 광고 2011 근대건축답사 프로그램 발행일 2011년 4월 4일 발행처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 발행인 김홍남 양병이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4가 72-4번지 우리빌딩4층 2011년 봄호 편집위원장 이은희 전화 02-739-3131 편집위원 남준기 서왕진 안창모 유상오 전송 02-739-9598 윤인석 임정진 조명래 한동욱 1년 정기구독료 20,000원 기획 허주희 (정기구독료는 후원금으로 사용됩니다.) 편집인쇄 (주)디자인내일 * 본지에 게재된 글과 사진, 그림은 www.nationaltrust.or.kr 무단 전재하거나 복제하여 사용할 수 없습니다. ※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산기증과 기부를 통해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환경과 문화 유산을 확보하여 시민의 소유로 영구히 보전하고 관리하는 시민운동입니다. 표지 3월 26일 회룡포 SOS 퍼포먼스를 끝내고‘뿅뿅다리’ 건너오는 사람들 를 목차사진 3월 26일 경북 예천군 용궁면 회룡포 모래톱에 1300명의 순례자들이 모여“한국의 강을 살리자” 뜻으로 SOS 형상을 만들었다. 사진 남준기(내일신문 기자) 는
  • 3. |✽집중과 조명│ 세계 숲의 해 기기, 백두대간 청소년 산림생태탐방, 숲길 걷기 대회, 세계 숲의 해를 2011년은 토끼의 해이다. 산중에 꾀 많기로 유명한 토끼 들에게는 또 하나 반가운 소식이 있으니 유엔(UN)이 정 대한민국 산림박람회, 백두대간 대청결 운동, 산림문화 작품 공모전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되고 있다. 맞이하여 1) 한‘세계 숲 의 해’ 이기도 하다. 지난 2006년 12월 UN총 회에서‘2011 세계 숲의 해’관련 결정문을 채택하였으 숲이 주는 선물, 생태계서비스 2) 며, 2011년 2월 뉴욕에서 유엔 숲포럼 제 9차 회의에서 생태계 서비스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자원들, 예를 International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숲이 기후변화시대의 탄소 흡수 들어 깨끗한 물, 목재, 수산업에 필요한 서식환경들, 농 원이자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며 다양한 생태계서비스를 작물이나 자생식물의 수분 등을 생산하는 환경의 절차 제공한다고 자각하고, 더불어 기후변화 등 지구환경문제 및 과정들을 말한다(안창우, 2011). 생태계 서비스를 수 Year of 를 해결하기 위한 숲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숲을 통한 빈 곤문제 해결과 지속가능한 숲 경영 에 대한 정책적인 관 3) 치로 표현하면 얼마나 될까? 최근에는 여러 절차들을 통 해 이루어지는 생태계의 생태학적기능들을 사회경제학 Forests 심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여, 국제적 관심을 환기시키 기 위함이다. 더불어 숲의 지속가능한 관리와 보전 그리 고 이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각국에 요청하 적으로 표현하여 생태계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서 비스들의 가치를 정량화하여 자연자원 및 환경관리에 적 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동욱 | PGA습지생태연구소장 1 고 있다. 숲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 즉, 휴식처를 제공하 숲의 생태계 서비스 중 단연 으뜸은 생계 유지의 원천 고, 식량과 의약품을 공급하며, 깨끗한 물과 생물다양성 이라는 것이다. 전세계에서 2000개 이상의 토착 문화를 1 세계 숲의 해 포스터 2 오대산 상원사 앞 사진제공 김기원 의 원천으로서, 수자원을 공급할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포함하여 3억 명의 인구가 숲에서 살고 있으며, 16억 인 인 탄소를 격리시키고, 홍수를 조절하며, 산사태를 막고 구가 숲에서 나는 각종 자원에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다. 2 사막화를 방지하는 등의 광범위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 이들은 음식과 주거지 이외에 목재, 땔감, 과일, 견과류, 한다는 것을 널리 홍보할 계획이다. 홍보의 테마는‘인류 약용식물 등 시장성이 있는 다양한 목재와 비목재 산물 를 위한 숲 (Forests for People)’으로서 특히 교육과 참 을 이용하고 있다. 숲의 30%가 목재와 비목재 임산물을 여활동을 통하여 어린이, 청소년 등 미래 세대가 숲의 소 생산하는데 이용되며, 임산물에 의한 국제 거래 규모는 중함을 깨닫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로 삼고자 세 2004년에 3270억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전세계 상품 교 계 각국과 숲 관련 단체와 함께 다양한 활동을 준비 중에 역량의 3.7%를 차지했다.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계 숲의 해를 맞아 산림청을 중 숲이 주는 생태계 서비스 중 두번째는 생물다양성의 심으로 다양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특히 식목일에 모태이자 피난처라는 것이다. 숲은 지구 육지 면적의 개최될 2011년 세계 숲의 해 기념식과 10월 창원에서 개 31%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 생태계 중 하나이며 이 중에 최될 UN 사막화방지협약 제10차 총회 숲관련 국제심포 서 36%의 숲이 개발을 피해 살아남아 있는 원시림이다. 지움이 눈여겨 볼만하다. 또한, 세계 숲의 해를 맞아 민 열대, 아열대, 지중해성, 온대, 아한대 지역의 다양한 숲 족의 역사와 애환을 함께 해 온 우리 산하를 철학, 종교 은 육상생태계의 2/3를 차지한다. 이곳은 수천만 종의 학, 미학, 역사학 등 인문학과 연계시켜 재조명해 보고 동물, 식물이 서식하는 곳이며, 지구 생물다양성의 80% 학술회의 등을 통하여 숲의 인문학적 가치를 정립해 나 가 건강한 숲 생태계에 의존한다고 알려져 있다. 가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외에도 청소년 녹색홍보대사 세번째는 숲에는 탄소 저장을 통한 기후변화에 대한 선발, 숲속음악회, 주한 외교관 등산대회인 우리강산 즐 해답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숲은 지구의 탄소 순환에 중 1) 우리나라에서는‘산림의 해’ 라고 번역하고 있으며 사전적의미로‘산림’또는‘삼림’ 숲의 동일한 개념으로 볼 수도 있으나 필자는 은 ‘숲’ 으로 번역하였다. 일반적으로 산림은‘산에 있는 숲’ 이고 삼림은‘나무가 많이 우거진 숲’ 이므로 산지든 평지든 간에 ‘나무가 무성하고 풀ㆍ나무ㆍ덩굴이 한데 엉킨 곳’ 이란 뜻의‘숲’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이 2) UN Forum on Forests(UNFF). UNFF는‘세계 숲의 해’공식 인터넷 사이트 (www.un.org/en/events/iyof2011)를 개설하여 결정문 채택 과정, 관련 행사 캘린더, 국제 숲 필름페이스티벌 등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3) SFM, Sustainable Forest Management 4 | 2011년 봄호 | | 5
  • 4. 지구의 허파, 열대림 열대림은 지구상 생물종의 절반 이상을 보육하고 있으며 여전히 새로운 종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벌목된 적이 없 는 열대림 1차림은 보통 1 ha에 약 100종에서 250종 사이 의 나무가 살고 있고 최대 450종의 나무가 조사된 곳도 있다. 이렇게 생물다양성이 높은 이유는 열대지방이 생 산성이 높고 수직구조가 잘 발달되어 있으며 생물종 사이 의 상호관계가 복잡하고 기후가 안정하고 생태계가 오래 되어서 경쟁을 통하여 다양한 진화가 일어났기 때문으로 이해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홍수, 가뭄 등 적절한 자연 적 교란이 자주 일어나서 다양성이 높다는 주장도 있다 숲이 주는 생태계 서비스 출처 산림청 (조도순, 2011). 이러한 지구의 허파 열대림이 위기에 처해 있다. 대부분 요한 역할을 한다. 숲은 탄소를 저장하고, 온실가스를 흡 인구증가율과 개발 압력이 매우 높은 개발도상국에 위치 수하며, 대기 중 방출을 막는다. 지구적 규모에서 숲 생태 하고 있어 보전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브 계는 육상 탄소 중에 지상의 80%, 지하의 40%를 보유한 라질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넓은 열대우림과 풍부한 생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지구의 대기에 있는 것보다 더 많 물다양성을 가진 나라이지만 여전히 벌채가 진행되고 있 은 탄소가 숲에 저장되어 있으며(220%), 중요한 탄소 저 어 세계 최대의 숲 파괴 국가로 지목되고 있다. 벌채의 목 홍콩 마이포 맹그로브숲 장고로서의 역할은 지구 기후변화 논의에서 큰 주목을 받 적은 각종 세제와 식품 원료로 사용되는 팜유 농장과 종 고 있다.그러나 숲이 파괴될 때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이 원료인 펄프 목재 농장을 만들기 위함이며 이에 따라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0%나 오랑우탄과 자바코뿔소를 비롯한 수많은 희귀 야생동식 4) 차지하며 이 수치는 지구 전체적으로 교통수단으로 인한 물의 보고가 사라지고 있다. 또한 현재 세계 3위의 온실 배출보다 더 많다. FAO(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가스 배출국가이기도 하다(www.koabjournal.com). 한다. 올해는 습지와 이동성 물새를 보호하고자 하는 람 바닷물이 섞이는 곳) 생태계는 대부분 파괴되었다. 남아 열대 숲의 주요 위협요인은 급속한 인구증가와 이로 인해 사르협약의 40주년이 되는 해이며 세계 습지의 날의 주 있는 마지막 하구습지숲인 장항습지도 관할 지자체인 경 농장과 목초지가 늘어나는 것이며 남한 면적보다 더 넓은 숲과 습지 제는 습지와 숲이다. 이에 발 맞추어 국내에서도 하구의 기도와 김포시의 개발계획 속에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13만㎢의 숲이 해마다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습지는 물이 생명이며 숲은 물을 저장하고 공급하는 자연 습지 숲이나 고층습원을 비롯한 산지습지 등에 대한 이해 장항습지 위쪽에 있는 수중보를 하구로 내려서 최저수심 이러한 숲을 보전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바로 생물 의 댐이다. 그러므로 숲과 습지는 큰 그림속에 서로 맞물 가 풍부해 지길 기대한다. 3미터가 유지되는 주운수로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렇게 권보전지역이나 국립공원같은 보호지역을 설정하는 것 려 있는 퍼즐 조각과 같다. 습지 중에 목본이 생육하는 숲 되면 습지숲의 생명인 조수간만의 차가 사라지고 게들의 이며 이것은 비용 대비 매우 효과적인 방안이다. 습지(forested wetlands)가 있으며 매우 특이한 유형의 우리나라의 습지 숲 중에는 민물이 우세하지만 조수간 서식처가 파괴되며 이들의 도움으로 뿌리호흡을 하고 있 UN은‘세계 산림의 해’로고를 제작하고, 관련 홈페이지 습지로서 열대나 아열대의 망그로브숲(Mangroves), 이 만의 차가 드러나는 하구에 발달하는 버드나무숲이 있다. 는 선버들군락은 쇠퇴하고 영구침수지역은 목본이 사라 를 개설하였으며 ‘인류를 위한 산림(Forests for People)’ 탄습지성 숲(peatswamp forests), 버드나무숲과 같은 현재 한강하구 기수역상부의 장항습지가 대표적인 하구 지며 범람이 되지 않는 지역은 급속히 육화되게 된다. 한 을 테마로 6개 UN공식 언어의 로고를 제작하여 각 국가 담수습지성 숲(freshwater swamp forests) 등이 있다. 습지숲이다. 이 숲은 과거 큰강의 바닷물이 밀고 들어오 강하구 습지숲은 2006년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잘 별 언어로 변환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로고가 이들은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물을 관리하며 다양한 생 는 끝자락에 발달하였던 버드나무숲으로 육지에서 주로 가꾼 자연・문화유산으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상징하는 것은 숲이 사람과 생물 다양성의 쉼터가 되고 태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습지의 건강성은 숲의 건 활동하는 바위게 과의 게들이 서식하는 곳이다. 현재 한 올해는 전 세계가 숲을 축복하고 감사하는 세계 숲의 해 있다는 것과, 식품, 의약품과 깨끗한 물의 근원, 그리고 강성과 연결되어 있다. 육상의 숲이든 습지 숲이든 숲을 강하구에는 선버들과 말똥게가 함께 서식하고 있다. 이 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숲들을 세계에 알리고 지역주민들 지구 기후와 환경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관리하지 않고는 인간 삶에 가장 중요한 물과 음식과 휴 들은 담수생태계인 강과 해양생태계인 갯벌이 공존하는 이 그 가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것이다. 양 등을 제공받지 못하므로 습지와 숲은 함께 보호받아야 독특한 점이지대에서 만나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러 국가에 의해서 진행되는 숲 파괴행위에 대해서도 정부 당 나 이들의 생태계가 제대로 알려지기도 전에 강하구는 하 국자가 자각하고 인식할 수 있도록 정책입안자나 이해당 4) UN 2011 숲의 해 홈페이지 www.un.org/en/events/iyof2011/ 구댐으로 대부분 막혔고 큰 강의 기수역(汽水域, 강물과 사자들을 위한 홍보와 교육도 꼭 필요한 시점이다. 6 | 2011년 봄호 | | | 2011년 봄호 | | 7
  • 5. |✽집중과 조명│ 1 흑림의 명물상품 뻐꾸기 시계 2 흑림의 마을은 숲과 인간이 공존하며 지역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좋은 사례이다 사진제공 Jurgen Mangelsdorf 1 2 경관을 보존하고 지역의 향토적인 생산물판매와 관광객 유치 등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위해 지정된 공원이다. 독일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반더룽(Wanderung)이라 하여, 산 정상을 정복하는 것 보다는 자연을 즐기면서 등산하거나 산책하는 것을 즐긴다. 이미 20세기 초에 흑림 산 악회가 등산로를 다양하게 조성해놓았으며 경사가 급한 서쪽 등산로가 유명하다. 그 러나 1950년대부터는 철도구간이 흑림의 여러 지역에 연결되면서 또 그 이후에는 자 동차를 위한 산책 주차장이 조성되면서 등산객보다는 관광객으로 방문객의 성격이 변 화하면서 이용하는 길도 변화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특별한 자연체험을 목표로 하는 테마길이 놓여 지면서 부분적으로는 맨발공원, 감성 공원 등 직접적인 자연접촉을 위 한 공간들과 연결되어 있다. 관광 산책루트로는 흑림지역을 가로지르는 짧은 루트는 2~3일정도, 긴 루트는 5~6일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산책루트가 있다. 이 지역의 문 화경관 중 하나는 구리지붕을 한 마을 경관을 들 수 있으며 지역특산물로는 버찌를 이 용한 케이크이나 브랜디, 햄, 장식용 난쟁이인형과 뻐꾸기 시계 등을 들 수 있다. 많은 예술가들이 흑림의 아름다움 때문에 이곳에 정착해서 활동하였고, 영화의 배경으로 도 유명했는데, 특히 2010년 스릴러 영화인 Black Forest(2010)를 통해 이 지역의 문 화・자연경관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흑림의 목재들은 수백 년 동안 선박건조용으로 많이 수출되어 18세기에는 넓은 면 적이 벌채되어 황폐화되었고, 혼합림이 파괴된 곳은 이후 독일가문비나무로 조림되 며 일반적으로 남부가 북부지역보다 높은 편이다. 었다. 이곳의 전나무는 네델란드로 많이 운송되어 이 목재를‘홀랜더’ 라고 명명할 정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흑림 지역에는 약 18만 명이 관광산업에 전적으로 종 사하고 있으며 2009년 통계에 따르면 3480만 명 정도 도였으며 지금까지도 암스테르담에는 흑림의 목재로 지은 오래된 건물들이 보존되어 과거 목재 수출의 역사적인 증거로 남아있다. 또한 산업화 이전의 운송방법인 통나무 독일의 숲 흑림(黑林) 가 숙박을 한 관광객으로 나타났다. 봄과 여름철에는 자 연을 즐기고 체험하기위해 등산로를 이용하는 관광객 과 마운틴 바이크를 이용하는 관광객이 주를 이루며 겨 뗏목은 철도와 도로건설로 19세기말에 사라져버렸다. 최근 다시 EXPO 2000을 통해 흑림의 목재들을 홍보한 결과, 높이 곧게 자란 커다란 전나무들이 일본에 수출되는 등 목재수출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산림 부산물 또는 열매껍질 등으로 이은희 |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울철에는 스키 등 겨울스포츠를 위해 흑림을 방문한다. 만든 나무 펠렛이 난방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접근성 때문에 산업이 다른 곳보다 여름철 주말에는 특히 오토바이족들이 구불구불한 이 늦게 발달한 흑림 지역은, 농부들이 겨울철 농한기에는 나무로 뻐꾸기 시계를 만드는 최근‘세계 7대 자연경관’ 최종 후보지 28개 중의 하나로 선정된 독일의 흑림은 의 직・간접적으로 130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1차 산업 곳의 시골길을 애호하여 몰려들어 사고가 빈번히 발생 전통으로 19세기에 정밀기기와 시계 산업이 발전한 지역으로 변화하였다. 1850년에 독특한 문화・자연경관을 가진 지역으로 독일을 대표하는 숲 중의 하나로 잘 알려져 이나 자동차산업에 75만 명이 종사하고 있는 것과 비교 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여러 개의 길들을 막아놓아 이들 는 소규모 제조업자들에게 좋은 기술교육과 매출기회를 높일 수 있도록 독일 최초의 있다. 흑림은 독일어로는 슈바르츠발트(Schwarzwald)라고 하는데 그 이름이 의미하 한다면 산림을 통한 고용창출의 비중이 매우 높은 것을 의 이용을 막고 있다. 또한 산들의 고저차이가 다르기 시계 제조학교가 이 지역에 세워졌으며, 정밀기기산업이 발달하여 지금도 장식품공 는 것처럼 어두운 침엽수들이 특히 독일가문비나무가 빽빽하게 있어 검은 숲으로 보 알 수 있으나, 많은 정치인들이나 산업계들은 그 중요성 때문에 여러 지역에서 행글라이더 등의 스포츠 애호가 장, 금속・보석가공공장들과 금세공 학교가 남아있다. 이처럼 독일의 흑림 지역은 숲 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지역은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뻐꾸기 시계를 제조하는 곳 을 간과하기도 한다. 들이 많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과 인간이 공존하면서 자연과 그 지역문화전통을 유지하여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숲과 산이 동일시되고 있으나 슈바르츠발트의 발트는 인간 흑림은 독일 남서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남북의 길이 흑림 지역에는 2개의 자연공원이 지정되어 있는데 두 계기가 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며 고용창출을 하고 있다. 또한 숲을 이 조림하여 가꾼 숲을 의미한다. 핀란드나 스웨덴이 목재강국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는 대략 서울에서 대전 정도의 거리인 150km이고 폭은 곳이 독일에서 첫 번째, 두 번째로 큰 자연공원에 속한 가꿈으로서 생겨난 목재들을 수출하면서 자연의 혜택을 누리며 지역 여건에 따라 발 사실상 독일은 유럽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총 임목축적량을 가진 나라이다. 이와 같은 약 30km에서 50km정도로 유럽에서 가장 큰 숲 중 하 다. 독일에서 제일 큰 자연공원인 흑림 중부와 북부 지 생한 독특한 산업은 그 지역의 대표적인 산물로 자리 잡고 있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 산림자원은 환경과 관광, 목재 산업에 있어 매우 가치가 높은 것으로 자동차 강국인 나이며, 유럽의 녹색허파의 역할을 하고 있다. 흑림지역 역의 면적은 약 3750㎢에 달한다. 자연공원은 국립공원 는 하나의 좋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산림을 무분별하게 훼손하고 산업시설이 독일에서도 숲이 독일경제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특히 기후변화시대에 접하면서 이산 은 북부, 중부, 남부의 3개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가 이나 자연경관보호지역처럼 자연보존을 우선으로 하는 나 골프장들을 유치하여야만 소득이 증대되리라는 환상을 가진 우리 농・산촌지역에 화탄소를 흡수하는 기능으로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산림을 통한 독일의 고용창출은 장 높은 산은 남부에 있는 펠트베륵으로 해발 1493m이 것과는 달리 인간이 만들어 낸 문화경관으로서의 자연 독일의 흑림은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8 | 2011년 봄호 | | | 2011년 봄호 | | 9
  • 6. |✽집중과 조명│ 고도(熊野古道)를 다녀왔다. 길을 걷는 잠시 동안이나 마 연구자로서가 아니라 자신을 바라볼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일본의 구마노고도의 경우, 2004년 유네스코 세계유 산으로 등록된 숲길로‘길’ 로서는 스페인의 산티아고길 에 이어 두 번째로 등재되었다. 문화적 경관보호’ ‘ 라는 야키야마(八鬼山)코스에 있는 기도당 관점을 중심으로 등록이 되었으며, 일본 정부가 선정한 ‘걷고 싶은 길 100선’ 포함되어 고유의 매력과 가치를 에 인정받고 있다. 문화적 경관보호’ 지역에 살고 있는 ‘ 란 모의 다랭이논을 만들어 내었다. 지금은 논을 분양하거나 소작농을 두어 관리하기 사람들과 그 지역의 자연과 풍경, 생활이 어우러지면서 때문에 그 경관적 가치나 자연적 가치는 이전보다 떨어지지만 과거 생활문화를 보전 오랜 시간동안 형성되어온 경관을 뜻한다. 그 지역만이 하고, 다음 세대에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목표로 보전, 관리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가지고 있는 독특한 것들로 이는 지역만들기나 지역활 구마노고도가 최근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1970년부터 약 40년간의 지역행정과 성화의 수단으로 연계되기도 하는데, 일본의 문화재청 주민들의 노력이 있었다. 구마노고도가 가진 고유의 매력과 가치에 대해 관심을 가 에서는 구마노고도와 같이 보존의 가치가 높은 경관들 진 소수의 지역주민들은 활용이 되지 않아 황폐해진 길을 정비하기 시작하였다. 그 을 주요 문화적 경관으로 선정하여 보존계획을 책정하 리고 지역행정과 주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 위해 끊임없이 얘기하고 설득하였다. 고, 정비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렇듯‘숲길’ ‘숲’ 은 이 그 결과 하나 둘씩 구마노고도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보전 및 관리를 위한 볼 1 2 가진 물리적 가치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삶과 문화를 런티어 활동도 증가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지역의 행정에서는 구마노고도가 가진 포괄적으로 연계시킬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가치를 다음 세대까지 보전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지역의 활성화와 연계하여 구 구마노고도의 전체 길이는 총 700km로 나라, 와카 마노고도를 홍보하고 방문객을 증가시키기 위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숲길에서 야마, 미에의 3개 현, 29개 시, 읍, 면에 걸쳐져 있다. 이 중에서도 미에현에 속한 구간인 140km 중, 36.5km 볼런티어 활동은 각 구간마다 보존회’ ‘○○고개를 지키는 모임’ 조직하여 을 ‘구마노고도 라고 하는 NPO 단체를 구성하고 지역의 사람들이 풀베기 등의 유지・관리 神과 自身을 찾다 가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과거 에도시대에 이세 신궁의 참배객이 신사와 사찰을 오고가는데 사용되었 던 길이자 인근 산간지역 주민들의 생필품이 유통되었 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현재 18개의 보존회 활동이 진행되고 있으며, 각 모임마다 협 의회를 구축하여 구마노고도의 보전 및 관리에 대한 과제를 검토하고 정보를 교환하 고 있다. 이밖에 지역의 행정에서도 미에, 나라, 와카야마 3개 현의 협의를 이끌어 일본의 구마노고도 던 길로 문화적 경관선정 기준 중에서도‘길, 광장 등의 유통, 왕래에 관계된 경관지’ 해당되는 곳이다. 숲길 에 내고 구마노고도와 관련된 정보의 거점으로서‘구마노고도센터’ 설립하여 유기적 를 인 협력과 통합된 운영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미에현의 경우, 현청 내에‘히가 곳곳에서는 사람들이 해산물이나 임산물 등을 유통시 시기슈 대책국’ 이라고 하는 지역활성화와 관련된 정책부서를 설립하고 구마노고도 김재현 | 건국대학교 환경과학과 교수 켰던 흔적을 볼 수 있으며, 숲에 있는 나무를 이용해 숯 의 보전과 정비, 이를 활용한 관광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1 구마노고도 야키야마고개의 400년이 지난 순례길 을 생산했던 터도 볼 수 있다. 이밖에도 숲길 중간 중간 구마노고도의 경우, 3개의 현에 걸쳐져 있는 숲길이라는 점, 숲길이 가지고 있는 2 도리고개 정상부에서 본 다랭이논 전경 다양한 불상을 볼 수 있는데 아이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다양한 문화적 경관에 가치를 두고 있다는 점 등이 국내 숲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 불상, 숲길을 지나가는 도중 죽은 사람을 기리는 불상 리산 둘레길의 경우도 5개의 시, 군에 걸쳐 조성이 되어 있고, 최근에는 숲길이 가진 오늘날 현대인들은 도시의 각박함과 일상생활에서 탈피하여 자연의 아름다움과 조성・관리되고 있다.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진 불상들을 확인할 수 있다. 환경적 가치뿐만 아니라 지역의 생활문화적 가치도 함께 보고 있다. 하지만 일본과 풍요로움을 만끽하고자 한다. ‘웰빙’ ‘삶의 질’ 대한 인식의 확산은 적극적이고 과 에 ‘숲길’ ‘길’ 가진 은 이 ‘선(線)’ 개념에 지역이 가 적인 도리고개(通り峠) 구간의 정상부에는 1300개의 다랭 비교했을 때 아직 행정의 긴밀한 협력이나 지역주민들의 참여에 의한 종합적인 관리 능동적인 휴양활동에 대한 사회적 수요를 점차 증가시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 진 다양한 환경, 문화자원을 결합시켜‘면(面)’ 으로 확 이논이 펼쳐진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과거 400년 전 는 부족한 점이 많다. 숲길걷기에 대한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숲이 가 들어 각광받고 있는 대표적인 휴양활동으로‘숲길 걷기’ 꼽을 수 있다. 과거 국립 를 대시키고, 이것이 지역에서 살아가는 주민들과 숲길을 까지만 해도 6200개의 다랭이논이 있었지만 점차 농경 지고 있는 환경, 문화, 경제적 가치의 조합이 보다 긴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자연 공원 등의 명산을 등정하고 종주하는 수직적 개념의 산행활동이 아닌 수평적 개념의 찾아오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적용되어‘입체적’ 인 문화가 변화해 가고, 농촌지역사회가 고령화 되어 감 적인 가치와 함께 문화와 역사에 대한 가치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숲길의 조성과 관리 활동으로 남녀노소가 모두 참여할 수 있고, 지역의 문화와 생활을 느끼고 체험할 수 개념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는 매개체이다. 에 따라 한 때는 500개까지 줄어든 때가 있었다. 하지 가 필요하다. 국내 숲길에 대한 관심이 유행에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가 있는 복합적인 개념의 휴양활동이다. 최근 숲길걷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지리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작년 6월 국립산림과학원의 연 만 이를 살려내기 위한 다랭이논보전회를 만들고 이후 치있는 경관자원의 보전은 필수적이며, 행정과 민간의 연계를 통한 종합적인 관리가 산길, 제주올레길, 금강 소나무 숲길 등을 비롯한 국내 다양한 숲길들이 새롭게 구팀과 숲길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본의 구마노 800개의 다랭이논을 더 만들어 내면서 일본 내 최대규 요구된다. 10 | 2011년 봄호 | | | 2011년 봄호 | | 11
  • 7. |✽집중과 조명│ 난대림을 대표하는 숲의 겉모습(임상)은 상록활엽수림 우리숲의 미래, (또는 조엽수림)으로서 동백나무, 사철나무, 녹나무, 후박나무, 붉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등이다. 지속가능한 녹색복지국가를 꿈꾸며 2009년말 현재 산림면적은 국토의 63.8%인 637만 ha에 달한다. 전체 산림 중 침엽수림 2672천ha(41.9%), 활엽수림 김기원 | 국민대학교 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 1657천ha(26.0%), 혼효림 1844천ha(29.0%), 죽림 등 기타가 197천ha(3.1%)이다. 침엽수림과 활엽수림은 매년 조금씩 감소하고 혼합 림은 증가하고 있다. 침엽수림에서는 천연소나무림이 산림의 역사는 4억 4천만~4억 1천만년 전 고생대 실루아기 말엽에 프실로피톤 이 뚜렷한 온대기후대에 속한다. 54.9%(전체 산림의 약 23%)로서 가장 넓고 일본잎갈 (psilophyton) 같은 원시식물들이 바다로부터 상륙하기 시작하면서 시작된다. 데본 산림의 분포는 일반적으로 온도대에 따라서 구분하는 나무, 리기다소나무, 잣나무가 뒤를 잇고 있으며, 활엽 기를 거쳐서 석탄기(3.6~2.86억년 전)에 이르면 거대한 양치식물들이 울창한 산림 데 우리나라의 산림대는 크게 난대림(또는 난온대림), 수림에서는 참나무숲이 가장 넓다. 을 이루어 오늘날 석탄과 석유를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페름기(2.86~2.45억년 온대림(또는 냉온대림), 한대림으로 나눈다. 6・25전쟁이 끝났을 무렵 우리 숲은 임목축적이 겨 전)에 소철, 종려, 중생대 삼첩기에 은행나무, 주라기에 소나무 무리(송백류)가 출현 난대림은 북위 35° 이남의 남쪽으로 연평균기온이 우 7㎥/ha로서 전국토가 민둥산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하였으며, 백악기(1.44~0.66억년 전)에 이르러서야 꽃피는 식물들이 나타나서 명실 14℃ 이상 지역으로 주로 제주도와 남해안 지역이다. 러나 1970~80년대 온 국민이 일치단결하여 나무를 심 광릉의 봄숲 상부한 산림을 형성하게 되었다. 산림이 오늘날과 유사한 환경을 이루게 되는 때는 은 결과 전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녹화를 이룩한 신생대 3기 미오세(2370~530만년 전) 쯤으로 보고 있다. 나라로 인정을 받고 있다. 2009년말 현재 ha당 평균임 우리 숲의 역사도 세계 산림의 역사와 유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태백 석탄광산에 목축적(숲의 울창함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면적(ha) 당 서 석탄기 시대에 살았던 양치식물의 일부가 출토된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송 나무의 부피)은 109.4㎥로서 전년도에 비해 약 6㎥ 백류가 출현한 것은 고생대 페름기 때부터이며 중생대에 대규모로 출현하고 번성한 (5.8%) 증가한 것이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키로 자라는 세쿼이아를 비롯하여 다양 매년 이와 같은 추세로 증가한다면 2030년쯤에는 한 종류의 송백류가 분포하였는데 대부분 중생대를 넘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하지만 230㎥ 정도로 선진국과 손색없는 산림을 가지게 될 것 우리 국민은 산림이 지녀야 할 중요한 기능으로서 재해방지, 깨끗한 공기, 휴양 및 교 중생대 백악기에 태어난 소나무와 전나무는 아직도 살아남아 1억년 가까이 우리 숲 으로 전망된다. 숲의 나이를 나타내는 영급(age class) 육, 녹색댐 기능 순으로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정책에 대한 평 을 지키는 대표수종으로서 굴림하고 있다. 활엽수 무리로서 가장 오랜 된 것들은 백 분포는 2009년 말 현재 Ⅰ영급(1~10년생) 숲이 7.4%, 가에서는 산림녹화, 산림휴양시설 조성과 운영, 산림보호 등에 대해서 높게 인식하고 악기에 나타난 버즘나무(플라타너스), 분꽃나무, 버드나무, 사시나무, 녹나무, 감탕 Ⅱ영급(11~20년) 15.2%, Ⅲ영급 38.2%, Ⅳ영급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 숲을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꿔나가야 하는 나무, 장구밥나무, 두릅나무, 생강나무들이며 소나무, 전나무와 함께 우리 숲을 이 28.7%, Ⅴ영급 8.1%, Ⅵ영급 2.4%로서 Ⅲ영급 이상의 지를 말해준다. 어온 장수목들이다. 장령림이 77.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Ⅲ, Ⅳ영급의 우리 숲은 향후 영급구조도 높아지고 임목축적도 커져서 더욱 울창해 질 것이며 국 이처럼 우리 숲은 적어도 1억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시대가 지나면서 자연적 숲이 67%나 되는데 이 영급의 나무는 성장이 왕성할 때 민이 바라는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탄소저감을 외치는 기후변화시 인 천이와 기후변화로 숲의 모습은 여러 차례 변화를 거듭해 왔다. 후빙기 초기(1만 여서 산림면적이 줄어드는 데도 불구하고 임목축적이 대에 숲이 담당하는 역할도 더욱 커질 것이고, 현재 13% 수준에 있는 국산목재의 내수 9천~1만 7천년 전)에는 기후가 한랭하여 아한대를 이루면서 침엽수림, 초본류와 고 매년 증가하고 있다.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것에 발맞춰서 국가는 산림의 기능을 최적으 사리 같은 양치류가 번성했고, 1만 2천~9천년 전에는 기후가 온난해지면서 참나무 숲의 소유별 구조를 보면, 개인이 소유한 사유림 68%, 로 발휘케 하여 지속가능한 녹색복지국가를 실현할 목표를 세워 추진하고 있다. 류가 득세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온난 건조해지면서 소나무, 참나무 무리, 서어나무 국가 소유의 국유림 24%, 지자체 소유의 공유림이 8%를 숲은 생명을 잉태하고 생명을 키운다. 살아 숨쉬는 모든 피조물들의 생명유지의 무리가 숲을 차지하고, 6천 5백년~3천 4백년 전쯤에는 기후가 한랭 습윤해지면서 차지한다. 사유림은 매년 감소하고 있고 국유림은 증가 원천인 물과 공기가 숲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숲에서 태어나고 숲에서 자라난 생명 느릅나무 무리와 호도나무 무리가 가세하였다. 현재 우리 숲에는 소나무와 참나무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사 은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며 새로운 삶을 개척하면서 먼 미래로 나아간다. 무리가 대표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유림의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한 국가의 미래를 보려면 그 나라의 청소년과 산림을 보라고 하였다. 50년쯤 후 가 되면 우리 숲은 엄청난 크기의 나무들로 꽉 들어차 있는 산림부국이 되어 있을 우리 숲의 현황 우리나라의 산림대: 우리나라의 산림대(위로부터 한대림, 온 우리 숲의 미래 것이다. 지금은 그 때를 살게 될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 숲을 더욱 아끼고 가꿔야 할 대북부, 온대중부, 온대남부, 난대림) 한반도는 연평균기온은 3~16℃, 강수량 연평균 1245mm(600~1600mm)의 사계절 2006년에 산림에 대한 국민의식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때이다. 12 | 2011년 봄호 | | | 2011년 봄호 | | 13
  • 8. |✽근대문화유산, 삶의 흔적을 찾아서│ 는 풍경이 펼쳐져 있다. 그 많던 구릉지의 한옥은 다세 계 인사들의 뜻에 동참하는 자리에서였다. 당시 고희 서양화가 고희동의 대와 다가구 주택으로 바뀐지 이미 오래다. 시대의 변화가 도시경관의 위계를 흐트러트린 길을 동가옥은 오랫동안 방치되어 언제든지 철거될 준비가 되어 있는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해있었다. 당시는 처 원서동 한옥 따라 걷는 길에 고희동의 집이 있다. 조선의 백성으로 태어나, 대한제국에서 프랑스어를 배우며 서양문화를 최전선에서 접하고 서양화를 개척한 인물이 바로 고희 참한 몰골이어서 고희동가옥의 진면목을 보기보다는 하나둘 스러져 가는 한옥 속에 담긴 우리 근현대사 현 장의 소멸이라는 아픔을 절감했었다. 그러나 금번의 안창모 | 경기대학교 건축대학원 교수 동이다. 그는 조선과 대한제국 그리고 일제강점기와 대 방문은 전혀 달랐다. 고희동가옥 보존 움직임이 성과 한민국에서 삶을 보낸 사람인 것이다. 대한제국기에 프 를 거두어 문화재로 등록되었을 뿐 아니라 이미 사랑채 랑스어학교를 졸업한 후 궁내부 관리로 일했던 고희동 가 복원되었고, 안채는 한창 복원을 위한 해체 작업이 은 을사늑약 이후 관직에서 물러나 서양화에 눈을 돌렸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다. 1 다고 한다. 안중식과 조석진의 문하에서 우리 그림을 고희동가옥은 1918년 본인이 직접 설계하였으니, 동 2 1 복원전 고희동 가옥 전경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길의 하나인 원서동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갈래 시작했지만, 곧 서양화로 돌려 1915년에는 동경미술학 경미술학교에서 서양화 수업을 마친 후에 지어진 셈이 2 고희동가옥 배치도 길 왼편에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고희동가옥이 있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 교에서 수학했다. 한국근현대사의 모든 시기를 한 몸에 다. 비록 전통건축의 모습을 갖고 있지만, 안채와 사랑 치해 있으니 엄연히 북촌의 일부지만 북촌으로서의 대접을 받고 있지 못한 곳이 원 담았던 화가가 80평생을 살면서 겪었던 극단적인 삶이 채로 구성된 고희동가옥은 배치뿐 아니라 안채와 사랑 서동이다. 가회동과 계동이 길 양쪽에는 많은 한옥들이 어우려져 있지만, 원서동은 그가 살았던 원서동 주택에 남아있지 않을까 하는 바램 채의 공간구성도 전통적인 한옥과는 사뭇 다르다. 길 양편의 경관이 극단적인 대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서민의 경관과 왕 으로 모처럼 고희동가옥을 방문했다. 우선 대문칸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의 경관의 차이일 것이다. 지금이야 왕조시대가 아니니 민초의 집이 왕궁을 들여다 나의 고희동 첫 방문은 2002년 철거 위기에 있던 고 사랑채의 입구가 예사롭지 않다. 우리의 전통한옥에서 보아도 무어라 할 사람이 없지만, 왕권이 살아있던 시절에는 감히 꿈도 꾸어볼 수 없 희동가옥을 보존하기 위해 김홍남 교수를 비롯한 미술 는 찾아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전통한옥은 채 전체가 마 당과 직접 대면하며, 마당에서 각 실로 연결되는 구조 복원된 사랑채 전경 를 갖지만, 고희동의 사랑채에는 기와지붕을 한 돌출 된 서양식 포치(건물 현관의 바깥쪽에 튀어나와 지붕 으로 덮인 부분)가 설치되어 있다. 포치의 설치로 사랑 심하게 훼손되었던 탓에 원래의 부재가 그대로 남아있는 곳을 찾기는 힘들지만, 동 채는 모습은 한옥이지만 공간구성은 서양주택의 틀을 시대의 여느 한옥과 얼마나 다른지를 가늠해 보기에는 충분하다. 갖추게 되었다. 특히 자형 사랑채의 서측 끝이 안 ‘ㄷ’ 특히, 사랑채에 있는 2개의 출입구가 주목할 만하다. 사랑채에서 마당으로 면한 채와 만나서 형성되는 튼‘ㅁ’ 자형의 안마당은 여느 도 부분에 위치한 포치 외에 동측에 실내화된 현관이 또 하나 존재한다. 마당에 면한 포 시한옥과는 전혀 다른 공간구성을 갖고 있다. 전통 도 치(출입구)가 손님용이라면, 동측에 위치한 출입구는 자신과 가까운 지인을 위한 사 시한옥에서 중정은 건물의 중심을 형성하고 각 실에서 적인 출입구였을 듯싶다. 이 사랑채에서 특이한 것은 사랑채 뒷마당을 실내화된 툇 직접 중정에 면하게 되지만, 고희동가옥의 중정은 사 마루가 둘러싸고 있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주택이 바깥 마당쪽으로 실내화된 툇마루 랑채와 안채의 각 실과 안마당 사이에 실내화된 복도가 가 있는 것과는 반대다. 이는 사랑채의 각실의 채광과 환기를 극대화하기 위해 실들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고희동가옥의 중정은 각 실과 을 동향과 남향에 집중배치하면서, 각 실 사이의 동선을 최소화하는 방편이었을 것 외부공간과의 관계보다는 사랑채의 기능적 공간구성 으로 판단된다. 을 위한 지원기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툇마루의 끝은 안채와 연결되었는데, 지금은 안채 복원공사가 한창이라 그 모습을 안채와 사랑채의 구성은 자신의 작업장이자 교육공간 가늠하기 어렵지만, 안채와의 기능적 연결의 편이성을 도모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인 사랑채를 주택 구성의 중심에 두었기 때문이다. 한 한편, 안채에서 공사를 위해 해체한 부분에서 각 방마다 옷장을 설치한 흔적이 보이 편, 안채는 지형적으로 높은 곳에 위치시킴으로써 배 는데, 이는 일식의 영향으로 보인다. 치상의 중심에서 벗어난 중심성을 상대적으로 높은 입 안채와 사랑채의 구성 그리고 사랑채의 안마당과 실내화된 복도로 둘러싸인 중정 지로 해결하고 있다. 은 서양문물을 받아들인 고희동의 삶이 형식적으로는 전통건축의 틀을 유지했지만 내 고희동의 손길은 배치뿐 아니라 안채와 사랑채 곳곳 용적으로는 서양의 문물을 소화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그의 주택은 동양화 에도 남아있다. 복원이 이루어지기 전 고희동가옥이 에서 시작하여 서양화가로 자리잡은 고희동의 이력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14 | 2011년 봄호 | | 15
  • 9. |✽내셔널트러스트가 만난 사람│ 최민식님은 1928년 생으로 1960년대부터 인간의 고단한 삶의 일상을 찍어온 제1세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대가로 손꼽히고 있 습니다.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 및 인제대학교와 부산예술대학에 출강하고 있습니다. 대한사진문화상(창작상)」 「 「백조사진문화상」 각종 수상 , 등 및「대한민국(옥관)문화훈장」 훈장을 받았으며, 현재까지 각종 서적 및『인간 시리즈』 제14집까지 출간하였고, 현재 제15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를 최 ● 사진을 찍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 1955년에 일본으로 밀항하여 동경중앙미술학원에 서 디자인을 공부했어요.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이 일본 선생이었는데 내가 그림을 잘 그리니까 동경 미술학교라는 곳이 있으니 거기서 공부하라고 권한 민 것이 계기가 된 거에요. 일본에서 낮에는 식당, 인 쇄소에서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생활을 한거죠. 그러다가 책도 사볼 수 있고 자유시간도 생기면서 1년 만에 헌책방에 갔는데 거기에서 The Family 《 of Man》 이라는 책을 발견했어요. 전세계의 사진이 실렸는데 그중 우리나라 사진이 4개가 실렸었어요. 식 그걸보고 감동을 받아 독학으로 카메라를 시작했어 요. 이 책으로 인생이 바뀐 거죠. 처음 사진 찍을 때 는 여건이 좋지 못해서 미군 부대에 있는 지인한테 하나씩 부탁해서 마련했고 인화는 뒷방에서 직접 했죠. 일시 : 2011. 3. 12 ●“가난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찍는다.” 라고도 하셨 ● 끊임없이“인간이란 무엇인가” 고민한 흔적이 선생님 를 장소 : 부산 최민식 작가님 작업실 대담 : 이은희(서울여자대학교 교수) 는데 이렇게 가난한 사람들을 찍게 된 동기가 있으시다 의 작품에 묻어나오는 듯 합니다. 가난한 사람을 50여 정리 : 허주희 간사 면요? 년간 꾸준히 찍으셨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 제가 황해도 연백 출신입니다. 그쪽이 원래 이남이 ○ 저는 수백권이 되는 다큐멘터리 작가들의 사진집을 었습니다. 연백 절반이 이북이고 절반이 이남이었 아직도 매일 봅니다. 이들도 가난한 이들을 많이 찍 는데, 휴전되는 바람에 이산가족이 된 거지요. 그러 었어요. 풍경 사진이나 누드도 아름답지만, 가난한 면서 가난을 겪었어요. 그 가난의 경험으로 이 책 이들의 사진을 보면서‘불쌍하다’ , ‘도와주고 싶다’ , 《The Family of Man》 보고 공감을 한 거지요. 을 신앙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하느님께‘도와달라’기 요즘에도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선생님 사진 도하게 되는데 저는 제 사진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 을 보니 느낌이 온다.’ 사진 공부를 해보고싶다.’ ,‘ 고 끼라고 합니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더럽고 혐오감 합니다. 하지만 자기 사진은 느낌이 없다고 해요. 그 을 느낀다고도 하거든요. 그런 사진을 보고 불쌍하 리고 10년을 공부해도 안되는 사람들도 있어요. 전 다 해야 하는데 더럽게 본다는 거죠. 이는 교양이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가난을 겪 부족한 것이고, 타인에 대해 기부도 하고 나눔에 대 어보지 않았고, 체험이 없으니 우러나지 않는 거지 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안타까워요. 요. 내용이 담기려면 작가의 사상이 담겨야 하는데 왜 하필이면 가난한 사람들을 찍느냐 질문들을 많 그 맛이 우러나오지 않는 거지요. 이 합니다. 수많은 작가들이 지금도 많이 찍고 있습 16 | 2011년 봄호 | | | 2011년 봄호 | | 17
  • 10. 니다. 사진을 통해 출판, 전시, 방송으로 민중들에게 에서 십 여 년 째 강의하고 있구요. 도서관 두 군데 밝아졌죠. 그런데 예전에는 사진을 찍든지 말든지 현실을 알리는 거예요. 보고 반성하고 나눔을 실천 에서 사진 강좌도 하고 있어요. 글 좀 쓰고 있고, 사 상관을 안했는데, 요즘에는 어른이고 애고 사진 찍 하자는 거지요. 그것이 결론적으로는 인류의 평화와 진은 2년 후 출간할 예정으로「인간 15집」 준비하 을 히는 걸 싫어해서 사진 찍기가 어려워졌어요. 그래 행복을 위해서 하는 거죠. 사실 제 사진은 잘 팔리지 고 있어요. 한 박스에 사진 100장이 들어있고, 지금 서 60~70년대 사진은 많은데 최근 사진은 별로 없 않는 사진이거든요. 하지만 가난한 이들을 바라보는 까지 8박스를 만들어놨는데 이 많은 사진 중에서 마 어요. 작년에도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비니키 서울 시선은 진실해야 해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포토샵으 지막에는 200장만 추려야 해요. 책 하나 만드는 데 아가씨를 찍다가 벌금까지 냈어요(웃음). 제가 서민 로 장난하는데 예술은 오락과 취미가 아니라고 생각 에 대부분 2~3년 정도 걸리고, 옛날 사진과 최근사 들 사진 찍는 데에는 요령도 있고 명수이거든요. 훈 합니다. 요즘 예술한다고 하면서 희안한 사진을 만들 진 모두 들어가게 됩니다. 련도 되어 있거니와 대담성이 필요한 거거든요. 그 어서 본인도 설명하기 어려운 작품들을 내기도 합니 런데 초상권 때문에 발표를 못하는 사진도 참 많아 다. 하지만 사진은 그림과는 다른 분야에요. 그림은 ● 디지털카메라 등으로 대중적인 취미가 된 사진, 어떻게 요.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이건 그렇지 않은 사람들 추상이 가능하지만 사진은 진실을 보여야 한다고 생 보시나요? 이건 50년 동안의 관심사는 인간입니다. 각합니다. 또 사진 뿐 만이 아니라 모든 예술이 작가 ○ 비싸게 준 필름카메라는 지금 10만원도 안되더군요 의 정신을 담아야 해요. 그래서 작가라면 다른 분야 (웃음). 요즘 DSLR을 쓰고 있는데 너무 편리하고 잘 ● 유명한 사진은 많지만 특히나 소개시켜주고 싶은 사진. 의 예술, 회화, 조각, 다양하게 봐야 합니다. 나와요. 사용한지는 1년 정도 됐는데 도서관이나 학 그 사진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교 초보수강생들에게는 디지털카메라로 강의를 하 ○ 이것이 제 대표작인데(Busan, 1969) 자갈치를 지나 ●“나의 사진은 모든 가난한 사람들의 무한한 행복을 위하 기도 해요. 편리하게 잘 만들었어요. 필름도 많이 비 가다가 한 아주머니를 발견했어요. 아이한테 젖을 여 바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씀을 하셨습니다. 라는 싸지고 현상도 어려운데 잘 쓰고 있어요. 먹이는 장면이었는데, 사진을 찍으려니 젖을 내놓 국가기록원에 사진을 모두 기증하시기도 하셨는데 아깝 대신에, 요즘 포토샵으로 사진 조작하는 건 좀 문제 은게 부끄러워서 슬그머니 몸을 돌린 거예요. 왜 이 지 않으셨어요? 가 많다고 봐요. 사진이란 사실적이고 진실해야 하 렇게 젖을 먹이냐하면 행상을 해서 생선을 만지다 ○ 국가기록원에서 성남 쪽에 내 방을 만들어 열람을 는데, 포토샵으로 없는 걸 넣고, 있는 걸 빼는 건 안 가 물이 없으니 손은 못 씻고, 언니가 아이를 업고 시킨답니다. 역대 대통령과 김수환 추기경 외에 개 되거든요. 그래서 사진 공모전을 할 때에도 아예 포 엄마가 젖을 물리는 거예요. 저도 참 미안해서 한 장 인으로는 저 혼자에요. 사진이니까 기록이 되어서 토샵으로 손보지 않은 사진과 조작 사진 분야를 나누 밖에 못 찍었어요. 외국에서는 이런 사진을 찍을 수 받는 겁니다. 난 너무 행복해요. 어서 뽑기도 합니다. 없거든요. 이 사진(Busan, 1960)도 자갈치인데, 엄 마하고 할머니가 기뻐서 아이를 쳐다보는 표정이 ● 요즘에는 어떻게 지내시나요? ● 사람의 표정, 60년대와 현재에 있어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참 좋죠. 1 ○ 대학교에서 교양과목으로, 인제대학교 평생교육원 ○ 옛날과 지금은 많이 잘 살게 되어서인지 표정이 참 2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가요? ○ 지금까지 인도 4번에, 유럽도 다녀왔는데, 내년 겨 울쯤에는 아프리카에 가고 싶어요. 제가 아는 신부 님, 목사님이 우간다에 있어요. 우간다에서 부족들 이 싸우면 약한 부족이 도망을 가요. 그러면 텐트 치 고 2~30명씩 산단 말이에요. 거기에 가서 사진을 찍어서 그쪽의 어려운 상황을 알리고 그 사진으로 전시회도 하고 싶습니다. 1 Busan, 1969 2 Busan, 1960 18 | 2011년 봄호 | | | 2011년 봄호 | | 19
  • 11. |✽영국 내셔널트러스트 이야기│ 동화 속 굽은 집, 에 연접해 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한적한 시골 길을 따라 현장에 이르면, 방문자는 전원의 고요함에 압도 리틀 모턴 홀 되고, 검은색 나무 프레임(frame)과 흰색 벽으로 만들 어진 다양한 패턴이 휘감고 있는 저택의 기괴함에 압 도되어 동화세계로 빠르게 빠져든다. 이러한 느낌이 조명래 | 단국대학교 교수,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사 강하게 밀려오는 것은‘정돈된 정원’속에 자리한 3층 높이 리틀 모턴 홀의‘일그러진 외관’ 묘한 대조를 이 이루면서 방문자의 시각적 판단을 교란시키기 때문이 기도 하다. 남쪽 입구에서 느끼는 건물 외관의‘기괴한 효과 (crazy effect)’ 건물 내로 들어가 기울어지고 울퉁 는 불퉁한 긴 회랑을 걸으면‘술 취한 느낌(feeling of drunkeness)’ 으로 까지 바뀐다. 저택을 에워싼 해자 (연못)의 물에 비친 울렁이는 건물의 그림자라도 보게 되면, 그 어지럼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조용하게 유영 사진제공 남준기 하고 있는 오리들의 모습을 보면, 그 모든 것이 현실임 을 깨닫게 된다. 그 때부터 대저택의 모습은 500년 세 월을 견디면서 그 무게에 의해 일그러지고 가라앉고 뒤틀린‘아름다운 시간’ 흔적으로 읽혀진다. 의 모턴(moreton)이란 말은 색슨(Saxon)과 고대 스칸 디나비아(Norse)어의‘습지(marshland)’ ‘농지 와 (farmland)’ 단어에서 연유한 것이다. 리틀 모턴 홀 란 은 습지로 된 농지 위에 세워진 농가주택을 원형으로 에 고정되어 회반죽 등을 바르기 위한 기초를 제공하는 재료)로 집 전체를 구성하는 해서 대저택으로 확장된 것이다. 리틀 모턴 지역에 게 모턴 홀의 건축양식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중세적, 지역적 양식에 기초하지만, 이 ‘드 모턴 가문(de Moreton family)’ 터를 잡은 것 이 후 계속 증축되고 확장되는 과정에서 실내외의 장식 등에 르네상스 요소가 많이 가 은 12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모턴 가문의 미되었다. 그러나 벽체의 다양한 기하학적 패턴과 무늬(역 V자 형, 마름모형, 네잎 딸, 레티스 드 모턴(Lettice de Moreton)은 리틀 모턴 클로버 형 등)는 르네상스식을 오히려 압도하고 있다. 어릴 적 읽은 동화에는 요정이 사는 숲속의 집이 자 로 한다. 그러나 영국 서북부 체셔(Cheshire) 지역에 가면 이런 집이 실재하고 지역에 땅을 상속받은 그래람 드 로스톡 경(Sir Gralam 1450년 리차드 모턴 경이 지은 동편 건물은 1480년 아들 윌리암 모턴 1세(William 주 등장한다. 그러한 집은 대개 버섯모양의 지붕에 휜 있다. ‘리틀 모턴 홀(Little Moreton Hall)’ 이라 불리는 목조주택이 그러하다. 이 de Lostock)에게 시집을 갔다. 그 후 몇 세대를 지난 뒤 Moreton 1)에 의해 서편으로 확장되면서 주방 건물이 서측에 신축되었다. 이렇게 해 기동, 돌이 박힌 하얀 벽, 호박색 빛이 새어나오는 앙 집은 동화 속의‘굽은 집(crooked house)’ 동화 속 이야기 줄거리를 그대로 뽑아낸 , 로스톡 집안은 아예‘드 모턴’ 으로 개명을 했다. 이후 서 리틀 모턴 홀은‘H’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이 행태는 이후 약 120년간 가세가 번 증맞은 창, 장식이 달린 둥근 대문 등으로 대개 만들어 ‘진저 브래드(생강이 들어간 빵)로 만든 집(ginger bread house)’ ,‘디즈니에 못지 1348년 흑사병이 창궐하자 쏟아져 나온 값싼 농토를 창하는 것에 비례하여 확장되었다. 져 있다. 영국이나 미국에선 가정마다 크리스마스 때 않은 집’등의 별칭을 가지고 있다. 이 집은 영국 내셔널트러스트의 소유이면서 동 대거 매입하면서 모턴 집안의 부는 급격하게 늘었다. 최고조는 엘리자베스 여왕 집권기(1533~1603년) 동안이었다. 1559년부터 1570 가 되면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 이러한 시에 영국의 1등급 등록문화재(Grade 1 Listed Building)이고, 영국의 정부가 중요 모턴 집안은 이 지역에서 왕을 위해 조세를 거두는 일 년 사이 윌리암 모턴 2세는 동편 건물을 대규모로 증축해 예배당과 응접실을 설치했 동화 속 집 모양을 본 뜬, 생강을 넣은 쿠키나 빵을 만 고고학적 사이트로 지정 보호하는 기념물(Scheduled Monument)이기도 하다. 도 했다. 이렇게 모은 부를 기반으로 1450년 리차드 다. 예배당에는 16세기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르네상스식 템페라화가 그려져 있 들곤 한다. 디즈니랜드에 가면 동화 속의 이러한 집들 리틀 모턴 홀은 레이크 디스트릭트(Lake District)가 있는 랜캐스터(Lancaster)의 드 모턴(Richard de Moreton)은 살던 터에 저택을 신 다. 동편 건물과 서편으로 이어지는 건물이 연결되는 부분엔 5면체 형태의 퇴창(밖 이 실제 커다랗게 지어져 있어 이곳을 방문하는 어린 바로 아래에 있는 체셔군의 콩글톤(Congleton)이란 소도시에서 서쪽으로 약 4마일 축했다. 이 때 지어진 건축물은 리틀 모턴 홀 동편의 으로 내민 창) 두 개가 설치되었다. 창문에는 다양한 패턴의 유리가 끼어져 있는 데, 이들의 판타지를 극대화시켜준다. 떨어져 있는곳에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런던과 스코틀랜드의 글라스고우 한 부분을 구성하고 있으며 가장 오래된 것에 속한다. 당시는 유리 자체가 집안의 부를 상징하던 시절이었다. 동화 속에 나오는 집은 하나 같이 가상성을 바탕으 (Glassgow)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대동맥인 M6 고속도로 중 체셔군 구간의 남쪽 끝 참나무로 테두리를 짜고 사이에 외(건물의 구조재 윌리암은 1563년에 죽었지만, 그의 아들 존(John)이 확장을 계속했다. 가장 큰 확 20 | 2011년 봄호 | | | 2011년 봄호 |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