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Opinion 자본시장 Weekly
볼커룰 법제화에 따른 영향과 시사점
연구위원 신보성
지난 7월21일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으로 마침 은행 및 은행계열사의 고위험 증권업무 제한에 있
내 미국 금융개혁법(도드프랭크법)이 제정되었 으므로, 위험이 낮은 정부 채권을 대상으로 하는
다. 그리고 이번 개혁법에는 그동안 많은 논란을 트레이딩을 금지할 이유는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일으켰던 볼커룰도 상당부분 반영되었다. 이에 다음으로 유가증권 인수, 시장조성, 위탁매매
따라 향후 미국에서는 은행이 포함된 금융그룹의 등 대고객업무와 관련한 트레이딩, 그리고 보유
업무에 꽤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이 글에서는 도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트레이딩도 허용된다. 볼
드프랭크법에 포함된 볼커룰의 주요 내용을 살펴 커룰은 은행은 물론 은행계열 증권사에도 적용되
보고, 우리나라 금융정책 수립과 관련한 시사점 는데, 이러한 상태에서 일체의 고유계정 트레이
을 제시한다. 딩을 불허할 경우 은행계열 증권사의 전통적인
증권업 영위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은행과
고유계정 트레이딩 금지 계열관계를 맺고 있는 증권사라 하더라도 유가증
볼커룰이 법제화됨에 따라 부보예금(insured 권 인수, 시장조성, 위탁매매 등 전통적인 증권업
deposit)을 수취하는 은행 및 해당은행의 계열사는 수행과 관련된 트레이딩은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고유계정을 통한 트레이딩 업무를 영 그리고 보유위험 헤지는 금융기관 생존을 위해
위할 수 없다. 여기에서 트레이딩이라 함은 단기매 필수적인 부분이므로, 헤지를 위한 트레이딩 허
각이나 가격변동으로부터 이익을 얻고자 증권, 파 용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하겠다.
생상품, 선물, 옵션을 비롯한 금융상품을 취득하거 끝으로 고유계정 트레이딩 금지 원칙에도 불구
나 보유하는 것을 지칭한다. 이처럼 원칙적으로는 하고, 중소기업투자펀드에 대한 투자나 공공복리
은행 및 은행계열사의 고유계정 트레이딩이 금지 를 위한 투자와 관련된 트레이딩은 허용된다. 이는
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는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은행 및 은행계열사의 중소기업펀드 투자까지 금
우선, 미국 정부 혹은 정부대행기관의 채권과 지할 경우, 혁신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위축으
Ginnie Mae, Fannie Mae 등이 발행하는 유가증권 로 경제활력이 저하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의 트레이딩은 영위 가능하다. 볼커룰의 목적이 한편, 전술한 고유계정 트레이딩 업무 제한은
은행 및 은행계열사 모두에 적용되지만, 실질적
✽ 본고의 견해와 주장은 필자 개인의 것이며, 자본시장연구원의
공식적인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인 영향은 주로 은행이 아닌 은행계열 증권사가
1 2010-34호 || 2010. 08. 24 ~ 08. 30
2. 자본시장 Weekly Opinion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미국의 경우 펀드 지분의 3%를 초과해서 투자할 수 없으며, 헤
은행의 고유계정 트레이딩과 관련해서는 이미 상 지펀드, PEF에 대한 투자총액은 은행 및 은행계
당한 제약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사 전체 자기자본(Tier1 기준)의 3%를 초과할 수
실제로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은행의 없다. 즉, 헤지펀드와 PEF를 설립, 운용하는데 필
주식투자가 전면 금지되어 왔으며, 회사채의 경우 요한 최소한의 투자(de minimis investment)만 허용
에도 투자등급 채권에 한해 자기자본의 10%까지 한다는 것이다. 단, 이 경우에도 은행 및 은행계열
만 투자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고유계정 사는 자신이 투자·운용하는 펀드의 손실이나 채
트레이딩 업무 제한 조치로 인해 은행이 받는 실 무를 부담하지 않아야 하며, 해당 펀드와 브랜드
질적인 영향은 크지 않으며, 따라서 볼커룰의 주 를 공유해서도 안 된다.
된 목적은 은행계열 증권사의 과도한 고유계정 트 고유계정 트레이딩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헤지
레이딩을 차단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은행계열 펀드와 PEF에 대한 제약 역시 은행이 아닌 은행
증권사는 유가증권 인수, 시장조성, 위탁매매 등 계열사들을 겨냥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우리나
전통적인 증권업무 수행과정에서 일어나는 트레 라와는 달리 이미 오래전부터 은행의 PEF 투자·
이딩, 즉 대고객업무와 관련된 트레이딩만을 영위 운용이 금지되어 왔으며, 은행의 헤지펀드 투자도
하라는 것이다. 결국 볼커룰이 통과됨에 따라 앞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었다. 결국 볼커룰에 포함
으로 은행계열 증권사 내에서 마치 헤지펀드처럼 된 사모펀드 관련 제약은 은행에는 아무런 변화를
자산을 운용하는 일은 어렵게 될 전망이다. 야기하지 않는 반면, 은행지주회사 산하의 증권회
사, PEF 전문자회사, 헤지펀드 전문자회사 등에
헤지펀드 및 PEF 업무 제한 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도드프랭크법에 반영된 볼커룰은 은행 및 은 한편으로는 사모펀드에 대한 3% 투자한도 규
행계열사의 헤지펀드, PEF(private equity fund)에 제가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대한 투자와 운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있다. 이러한 전망은 사모펀드 운용자의 지분투
그러나 고유계정 트레이딩과 마찬가지로 대고객 자비율이 통상 1%내외라는 점과, 은행이 포함된
업무를 위한 경우는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스스 금융그룹의 자기자본이 매우 크다는 사실에 기초
로가 헤지펀드나 PEF의 주된 투자자로서 투자에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은행지주회사의 경우 헤
따른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금지되지만, 고객 지펀드, PEF 투자규모가 자기자본의 3%를 훨씬
의 수요에 부응하여 펀드를 설립·투자·운용하 상회하고 있어 기존의 포지션 감축이 불가피한
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 엄격한 실정이다. 더불어 볼커룰에서는 은행이 포함된
투자한도 규제가 부과된다. 금융그룹의 헤지펀드, 사모펀드 업무에 대해 필
보다 구체적으로, 은행 및 은행계열사는 개별 요시 감독당국이 추가적인 자본적립이나 별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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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Opinion 자본시장 Weekly
한도설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조해 왔다. 납세자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스스로
점에 비추어, 향후 은행계열사들의 사모펀드 업 가 책임을 지는 곳에서 모험자본이 공급되어야
무가 위축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하겠다. 한다는 것이다.
이제 볼커룰이 법제화됨에 따라 미국은 다른
정책적 시사점 나라들에게도 유사한 규제를 채택하도록 강하게
증권회사, 헤지펀드, 사모펀드는 모험자본 압박해 올 것이다. 이에 따라 싫건 좋건 은행업과
(risk capital)의 주요 공급통로 역할을 담당함으로 고위험 증권업 간의 담쌓기 문제는 당분간 국제
써 혁신산업 발전의 토양을 제공해 왔다. 그런데 적인 논의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우
볼커룰은 은행계열 증권사나 사모펀드운용사가 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담당하는 모험자본 공급에 제동을 걸고 있다. 그 우리나라의 경우 향후 정책방향 설정과 관련하
이유는 물론 은행이 갖는 특수성에서 비롯된다. 여 두 가지 이슈가 존재한다. 첫 번째 이슈는 은행
은행이 포함된 금융그룹은 위기시 납세자의 계정 내에 허용된 고위험 증권업무를 어떻게 처리
돈으로 구제될 개연성이 크다. 이처럼 개별 금융 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현재 국내 은행들은 자
기관의 실패위험을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면, 해 기자본의 60%까지 유가증권(주식도 포함)에 투자
당 금융기관이 실패위험이 큰 모험자본의 공급자 할 수 있는데, 이는 미국에 비하면 상당히 완화된
로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더불어 은행이 수준이다. 더불어 미국과 달리 PEF에 대한 투자도
포함된 금융그룹은 고객인 자금 수요자와 공급 은행계정 내에서 가능하다. 앞으로 이 부분을 어떻
자의 간극을 메우는 금융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야 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한다는 논리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볼커룰이 두 번째 이슈는 은행계열 증권사의 고위험 증
은행계열 증권사의 고위험 증권업 영위를 원칙적 권업무 취급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으로 금지하되, 고객의 수요에 부응한 경우는 예 것이다. 즉, 고유계정 트레이딩, 헤지펀드, PEF
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볼커룰의 취지 업무와 관련하여 미국처럼 은행계열 증권사와 순
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수증권사 간에 차별을 둘 것인가에 대한 정책적
볼커룰 시행으로 향후 미국에서는 은행이 포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함된 금융그룹의 모험자본 공급이 위축될 수밖에 은행업과 고위험 증권업 분리 문제는 새로운
없다. 그러나 모험자본 공급은 국가경제의 활력 이슈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코 쉽게 접근할 수
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면 모험자본 공급 있는 사안도 아니다.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확보,
은 누가 담당할 것인가. 볼커는 은행과 계열관계 모험자본의 원활한 공급, 국내 금융산업 발전 등
가 없는 순수 증권사나 헤지펀드, 사모투자펀드 의 측면에서 어떤 방안이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
가 모험자본의 공급통로가 되어야 함을 누차 강 한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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