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웹진 1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CPS(Cyber-Physical System)이 기반이 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징을 설명하고 보안 서비스 역시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이 결합하는 융합보안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에 물리보안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던 기업들은 기존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와 결합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1. 01SK TELECOM MAGAZINE
최신 기술 속 숨은 이야기
사물인터넷,
물리보안에 날개를 달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초연결성(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성
(hyper-intelligence)으로 인해 그동안 따로 존재했던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는 세상이다. 우리가 일하고 생활했던 방식
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시대를 말한다. 하나에도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물리보안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어떤 방향
으로 나아갈지 함께 들여다 보자.
글. 김학용(순천향대학교 IoT보안연구센터 교수)
2. 02SK TELECOM MAGAZINE
디지털 쌍둥이와 CPS, 현실세계의 디지털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라는 기술을 바탕으로 연결된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사물들을 컴
퓨터화한 후 각 사물의 특성에 적합한 유무선 통신기술을 이용해 인터넷에 연결한다. 그러면 사물들은 자신과 관련된 데이터를 주
기적으로 가상세계에 전달하게 되며 가상세계에 존재하는 인공지능은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떠한 판단을 내린다.
가상세계에 전달된 데이터는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사물에 대응하는 아바타를 형성하고, 우리는 이러한 아바타를 디지털 쌍둥이
(Digital Twin)라 부른다.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사물과 그 사물의 디지털 쌍둥이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교환함으로써 마치 하나
인 것처럼 동작하는데 이를 CPS(Cyber-Physical System)라고 지칭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디지털 쌍둥이와 CPS
의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이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를 디지털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즉,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만으로도 주변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물들의 상태나 특성을 알 수 있으며 그들을 제어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뿐만 아니
라 그동안 아무런 관련도 없었던 서로 다른 사물들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주기도 한다.
스마트 침대를 예로 들어 보자. 어떤 사람이 침대에 누워서 TV를 보다가 스르르 잠에 들었다고 했을 때 침대가 이제는 TV나 조명
의 전원을 꺼줄 수 있다. 침대와 TV, 형광등이 모두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고 인터넷에 존재하는 인공지능이 침대가 전송한 데이
터를 바탕으로 TV와 형광등을 끄라는 명령을 생성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만약 침대가 TV나 형광등이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던 서비스들과 연결된다고 생각하면 상황은 또 달라진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
회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침대를 통해 누군가가 새벽이 되어서야 잠자리에 든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사람
에게는 야식배달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며 수면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집 근처의 병원을 소개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즉, 가구회사가 기존에는 전혀 상관도 없던 야식배달 회사나 병원과 연결돼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동시에 야식배
달 회사나 병원은 새로운 방식으로 고객을 유치하며 비즈니스를 활성화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연결성을 기반으로 한 이러한 비
즈니스 패러다임의 변화가 이미 전 산업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02SK TELECOM MAGAZINE
현실세계
Physical World
가상세계
Cyber World
침대
조명
수면 상태
에어컨
TV
internet
인터넷
[그림 1] 디지털 쌍둥이와 CPS의 개념
3. 03SK TELECOM MAGAZINE
한 배를 탄 물리보안과 정보보안
이러한 연결성이 항상 좋은 특성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인터
넷에 연결된 사물들에 그대로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간 가상세계로 국한되어 있었던 ICT 보안 위협
의 범위가 현실세계로 확대되어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융합보안’이다.
전통적으로 보안산업은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으로 구분되어 발전해 왔다. 물리보안은 현실세계의 주요 시설
의 안전한 운영과 재난, 재해, 범죄 등의 방지를 위한 보안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정보보안은 컴퓨터 또
는 네트워크상의 정보 훼손, 변조, 유출 등을 방지하기 위한 보안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현실세계
와 가상세계가 연결되는 시대에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은 더 이상 따로 존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다양한 센서 장치와 출동경비를 기반으로 물리보안 서비스를 제공했던 기업들은 기존 서비스에 사물인
터넷이나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ICT 기술을 접목하며 융합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려 하고 있다. 융
합보안은 기업들로 하여금 출동인력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뿐만 아니라 안면인식이나 행
동패턴 분석 등과 같은 첨단 기술 기반의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첨단의 ICT 기술과 접목된 물리보안은 기존처럼 보안사고가 발생한 후에 대응하는 사후 대응형
서비스(reactive service)가 아니라 보안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대응함으로써 보안사고의 발생을 근본적으
로 최소화하는 사전 대응형 서비스(proactive service)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기존에는 피할 수 없다고
여겨졌던 고객들의 물리적인 피해 및 그에 따른 경제적, 정신적인 손실을 막아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매우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03SK TELECOM MAGAZINE
Proactive
Service 사전 대응형 서비스
사전 대응형 서비스
4. 04SK TELECOM MAGAZINE 04SK TELECOM MAGAZINE
융합보안, 개인 고객과 새로운 산업 분야로 확대
융합보안 서비스는 기업 고객 중심의 시장을 개인 고객 분야로 확대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인 가구의 비중
이 전에 없이 높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가정에 설치되고 있는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하면 별도의 보안 장치를 설치하지 않더
라도 지능형 보안 서비스를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현재 1%에 불과한 국내 보안시장 내 개인 고객 분야의 비중
을 빠른 속도로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새로운 산업 분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기반 제공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표적인 분야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무인매장이다. 통상적으로 무인매장에서는 안정적인 제품 수급 및 간편한 결제
가 중요한 이슈로 이야기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서비스 공간에 대한 안전성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사람이 없다는 사
실만으로도 보안사고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출동인력 기반의 물리보안 서비스 제공 구조(service delivery architecture)는 다양한 방식으로 기존의 서비스 산업과
융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스마트 도어락과 클라우드 카메라를 활용하는 아마존의 아마존 키(Amazon Key) 서비스
는 온라인 쇼핑의 댁내배송(in-home delivery) 서비스와 함께 제공되고 있으며 음식배달이나 청소 등 다양한 생활편의 서비스
와도 쉽게 융합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펴 본 것처럼 사물인터넷과 첨단 ICT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물리보안은 그
어느 분야보다도 활용도가 높고 시장전망도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물리보안 시장 규모는
2020년에는 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안전과 신뢰를 기반으로 산업 생태계가 확장되어 갈 것
이기에 각 가정이나 기업에서 융합보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할 일일 것이다.
[그림 2] 스마트 도어락과 클라우드 카메라를 활용하는 아마존 키 서비스는 홈쇼핑 및 다양한 생활편의 서비스와 결합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