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밤 늦게 ‘Pamplona’ 의 숙소에 도착.
나의 행색을 보시던, 주인 아주머니께서
산티아고 길을 걸을 예정인지 물어보신다.
“Yes”
그러자 옆방 녀석을 소개해 주시겠다고 한다.
33. “knock knock”
옆 방 녀석이 팬티에 티셔츠만 걸치고 나온다.
간단한 자기 소개 그리고 맥주 마실 생각이 있냐고 해서
“No”
“그래 그럼, 내일 아침 8시에 보자.”
(하지만 전혀 기척이 없어서, 내가 아침 7시 반에 깨움
/ 그 뒤로도 매일 아침에 그 녀석을 깨워야 했다.)
34. 그렇게 산티아고 여행을 시작한지 5분 만에 만나서
끝까지 함께 한 녀석.
25살. 로맨티스트 이탈리아노 “시모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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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다른 유럽에서는 사이먼 / 이탈리아에서는 시모네
현재 암스테르담 거주 / 원 거주지 밀라노
매일 아침 10분만 더 잔다고 잠투정하고,
매일 아침 에스프레소 한 잔과 담배 한 개비 없이는
하루를 시작하지 못하는 녀석.
마리화나를 끊기 위해 엉덩이에 마리화나 문신을 한 녀석.
모든 연령대의 사람과 대화가 가능하고
잠시도 대화나 노래를 멈추지 않는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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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모리츠(Moritz) / 24살 / 독일
심리학 대학원생
4일차 부터 만나서 역시 마지막 파티까지 함께 한 유머러스한 놈
고집이 있지만, 선을 지킬 줄 알고
독일인들이 많았음에도 우리와 함께 걸으며, 의리를 지킨 녀석
물집 때문에 샌들로 완주
마지막 날은 26시간 동안 70km를 걷는 놀라운 체력을 보여준 녀석
시모네와 비슷하게 말을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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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바르셀로나 아가씨들(쌍둥이 자매와 그 친구.)
시모네 녀석이 “Ana” 의 눈동자 색깔이 너무 좋다고
친한 척을 하여, 몇 일 같이 걸었다.
방학이 끝나지 않았으면, 시모네가 끝까지 따라갔을 것 같은데
방학이 끝나서 아가씨들은 바르셀로나로 돌아갔다.
헤어지는 날 점심 먹고, 롤링페이퍼 쓰며, 연락처 주고 받고...
늙어버린 나는 적응하느라 힘들었다.
이럴 때 내가 청춘이 아니거나 한국인 임을 실감한다.
59. 마이크와 베카(아버지와 딸) / 리케와 리아(주인과 강아지)
매년 이 길로 휴가를 오는 미국 아저씨 “마이크”
두 번 이혼하고, 딸만 4명인 이 아저씨 5번째 여행 만에 딸과 동행.
“왜 나를 골랐는지 모르겠다”는 여자와만 사랑하는 딸 “베카”
“리아” 와 동행하느라 주로 호텔에서 주무시는 “리케” 아주머니.
65. Keith 와 나리
한국인 부부.
커플도 많은 이 길에서 만난 젊은 부부.
틈틈이 우리와 어울리며, 우정을 쌓았다.
키이스가 영어를 잘해서 쉽게 친해졌다.
여행에 지치고 약간 수줍어 하던 나리도, 사람들과 잘 어울렸고
키이스가 나리를 “임자” 라고 불러서 너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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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몰타 3총사와 텍사스 존
순수하고, 아직 어린아이 같은 몰타 형제와 형 친구 따라온 녀석
진지한 존(안 우끼거나, 못 알아듣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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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그리고 잠시 헤어진 친구들
길이 너무 아름답지만,
생각나는 건 친구들이다.
국적도 나이도 성별도 중요하지 않은 유일한 길.
96. 새벽 4시 부터 뒤척이다가, 5시 즈음에 그냥 결국 기상.
조용히 짐을 정리해서 나온다.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 친구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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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김영준(Leo) / 37세 / 대한민국
성격이 좋다.
코를 곤다.
착하다.
코를 좀 곤다.
사진 찍히는 것을 좋아한다.
코고는 소리가 좀 크다.
나의 끼니를 너무 걱정한다.
본인도 코골이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친구다.
더 친해졌다.
많은 것을 서로가 느끼고, 배웠다.
99. ‘Lugo’ 에서 영준이를 만나서
미리 불러놓은 택시를 타고, ‘Sarria’ 로 이동.
‘Sarria’ 부터 ‘Santiago’ 까지는 120km
100km 이상을 걸으면, 순례자 증명서를 받을 수 있다.
새벽 안개가 가득한 ‘Sarria’ 에서 영준이의 가방 무게에 놀랐지만,
일단 출발. 그리고 너무 좋은 풍경과 날씨에 감사하며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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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영준이는 날씨 운이 참 좋았다.
영준이가 산티아고와 마드리드에 있는 동안 날씨가 계속 좋았다.
정말 좋은 날씨와 멋진 풍경을 걸었다.
그 이후에..
영준이와 함께 날씨 운을 다 써버린 나는 바르셀로나와 터키에서
우중충한 날씨를 겪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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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첫날의 중간 목적지 ‘Portomarin’ 에서 영준이는.. 살아만 있었다.
웃고는 있었지만.. 웃는 게 아니었다.
그리고 그날 밤.
이 길을 걷는 모든 사람들처럼
자신의 물건들을 버리기 시작했다.
“영준아! 원래 그런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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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실비아
이탈리아 / 32세
회사 그만두고, 산티아고
걷는 중
영준이 1일차 숙소에서
영준이 밑 침대를 사용함
영준이 덕분에 친해짐
그리고 멀어짐
113. 영준 “2일차”
여전히 날씨는 아름답고, 우리는 산티아고를 향해서 조금씩 걸어간다.
그리고 오늘은 4인실을 통째로 빌려서 우리 둘이 사용했다.
“실비아” 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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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저녁에는 어제 처음 인사한 한국인 친구들과 저녁 시간.
문어가 유명한 지방이라고 해서 매일 같이 문어만 먹는다.
그리고 영준이는 짐을 조금 더 버렸다.
그리고 물집을 얻었다.
“영준아! 그것도 원래 그런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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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예욱
나이 모름
거주지 모름
성별 여성
그냥 남동생
주량 무제한
갑성
나이 30대
가회동 거주
5분 거리 지역 주민
강남에서 크로스핏
몸 매우 좋음
주량 무제한
129. 영준 “3일차”
오늘 도착한 곳은 ‘Arzua’
치즈가 유명한 지방이다. 꽤 큰 마을인데.. 마땅한 숙소가 없다.
급하게 Airbnb 에서 아파트를 하나 빌려서 잠자리를 해결하고,
파티를 열었다.
10km 에 걸친 자연 애플 민트 밭을 만나서,
채집한 자연산 민트로 만든 모히또와 치즈 타파스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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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영준 “4일차”
오늘은 마땅한 숙소를 구하지 못해서 그냥 순례자용 숙소에 들어왔다.
나름 시설이 좋다.
그런데
영준이 맞은편 침대에...체코 그녀가 있다.
그래서…
영준이는 새로운 취침 법을 연구해야만 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138. 늦은 점심은 또 문어.
저녁은 자연산 밤으로 밥해 먹다.
무슨 산티아고 여행이 이러냐...
가을이라 그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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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영준 “5일차”
우리 산티아고에 도착했다.
그래서 화보 좀 찍었다.
그리고 저녁은 또 예욱이 갑성이와 와인
기승전 4인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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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영준 “6일차”
이대로 아쉬운 사람들을 위한
엑스트라 코스.
‘Fisterra’ 로 향했다.
그런데.. 돌아오는 버스가 방황을 하는 바람에
마드리드행 버스를 놓치고,
겨우 잠자리 마련해서 잠들다.
여행은 언제나 사고가 필수다.
산티아고에는 사람이 너무 많다. 빈 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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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영준 “7일차”
지성과 이보영이 웨딩화보를 찍은 그곳. “Toledo”
영준이와 함께 오다.
그리고 우리도 나름 화보에 도전.
밤에는 현지인 바에 도전.
두 개의 도전 모두 나름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