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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박형철 All Rights Reserved
때때로 쓸데없는 노력에서 탄생하는 창조물
한국은 요리를 봐도 그렇고, 모든 점에서 ‘낭비
(쓸데없는 노력) ’ 가 없는 것이 문제 아니냐는
생각도 들더라. 일본 요리를 보면 쓸데없는 데
열심히 공들인 것이 많다. 그러나 실은 새로운
것, 창조적인 것은 이런 쓸데없는 노력에서 태어
나는 경우가 많다. 일본 기업들은 당장 돈이 되
지는 않는 일에도 10년 뒤를 바라보며 투자하고
노력을 기울인다. 그리고 결국 이런 것이 효자
노릇을 한다. 한국은 그런 ‘잉여적 요소’가 잘
안 보인다.”- 시오노 나나미의 인터뷰 중 -
위의 내용은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로 유명한 ‘시
오노 나나미’가 동아일보 창간 87주년을 기념해
한국의 독자들을 위한 인터뷰 내용 중 일부를 발
췌한 것이다. 한일양국의 차이를 요리에 빗대어
설명한 부분으로, 시오노 나나미는 이 인터뷰를
통해 잉여자원의 창출에서 오는 여유와 그에서 비
롯된 연출이나 장식적인 요소들에 대한 투자가 의
외의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
녀의 이러한 견해는 필자가 이 ‘아티클’을 기술하
며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고 생
각한다.
나는 ‘시오노 나나미’의 말에서 잉여적 요소에 따
른 양국의 관점 차이가 게임 개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현
재 I모 회사에서 게임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다.
최근 신규 횡스크롤 액션 게임의 기획을 고민하다
가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나는 신규 게임의 아이
디어를 고민하면서 먼저 국내 유사 게임들을 벤치
마킹했다. 그러나 신규 게임 개발에 반영해야 할
중요한 포인트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난 기
존게임의 벤치마킹을 포기하고, 먼가 새로운 영감
을 줄 수 있는 것을 찾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때 나는 어린 시절에 정말 즐겁게 플레이 했던 한
게임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 게임은 “별의 카비”란 이름의 게임으로, 국내
에서는 그리 유명하지 않아도, 일본을 비롯한 해
외에서는 널리 알려진 유명한 게임이다. 난 이 게
임이 내게 그토록 재미있게 느껴졌는지 호기심을
느꼈고 만약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면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있어 중요한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별의 카비 – Nintendo HAL laboratory
별의 카비는 ‘마리오’에 이은 닌텐도가 자랑하는
또 하나의 국민캐릭터이자, 효자 타이틀
- 1992 “별의 카비” Gameboy
- 1993 “카비의 모험” famicom
- 1993 “카비의 핀볼” famicom
- 1995 “별의카비 수퍼디럭스” Superfamicom
- 2000 “별의 카비 64” Nintendo 64
- 2004 “별의 카비 거울의 대미궁” GBA
- 2006 “별의 카비 참상! 트롯체단” NDS 등 다수
Game report
‘별의 카비’를 통해 보는 유저 인터랙션의 사례
박형철_게임디자이너_lacu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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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카비’는 1992년 게임보이 용 게임으로 첫
발매되었고 가장 최근에는 NDS용 게임으로도 발매
되었다. 지금까지 게임보이, 패미콤, Nintendo64,
NDS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다수의 게임타이틀이
출시되었는데, 적 “몬스터”를 흡수하여 상대가
지닌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카피”라는 참신한
시스템과 둥근 공 모양의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
그리고 폭소를 자아내는 ‘인터랙션’ 등이 인기요
인으로 ‘닌텐도’의 대표적인 효자 타이틀이다.
별의 카비 카피 시스템의 예
① 빔을 발사하는 적 몬스터 등장
② 적 몬스터를 공기로 빨아들이기
③ 적 몬스터 흡수 성공
④ 적 몬스터의 스킬 “빔” 카피 성공
⑤ 적 몬스터의 스킬 “빔” 사용
별의 카비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카피’라는 참신
한 게임 시스템을 바탕으로 레벨 디자인,
인터랙션 등의 여러 요소가 잘 조화를 이룬 명작
게임으로 평가 받는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별의 카비’의 핵심 시스템과
다양한 요소들이 어떤 식으로 조화를 이루며
게임성을 강화하고 있는지 본격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별의 카비 Feature ①
카피 시스템의 특징을 통해 다양한 인터랙션을
유발
‘카비’에는 수십 종류의 개성 있는 적 ‘몬스터’들
이 등장한다. 이중 상당 수가 고유의 ‘스킬’을 보
유하고 있고, 플레이어들은 이들을 흡수함으로써
그들이 소유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여
기서 ‘카피’라는 ‘별의 카비’의 게임시스템은 코어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시스템은 유저들의
관점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대부
분의 게임들에서 등장하는 적들은 각기 다른 모습
을 지니고 있지만 플레이어들은 그들의 개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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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플레이어들에게 있어 ‘몬스터’들은 그저 해당 스
테이지를 ‘클리어’하기 위해 제거해야 할 대상에
불과하며 그들이 각기 다른 모습과 다른
행동패턴을 갖고 있다 해도 플레이어들은 그에
상관없이 조건반사적으로 정해진 버튼을 연타하여
총알을 발사하거나 손에 쥔 무기를 휘둘러
‘몬스터’를 때려잡으면 그만이다.
개발자들이 ‘몬스터’들을 제작할 때 각각의 개성
을 지니도록 디자인을 했겠지만 플레이어들 입장
에서는 몬스터들은 그저 좀 다르게 생겼다 하는
정도와 HP 많고 적음의 정도에 차이 외에는 별
다를 것이 없다고 느낄 것이다.
그 이유는 아무리 ‘몬스터’들이 각기 다른 듯이
보여도 플레이어들은 정해진 버튼 하나를 연타하
는 단순한 패턴 하나 만으로도 거의 모든
‘몬스터’를 사냥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별의 카비에 등장하는 스킬들의 예
② 스트리트파이터의 승룡권을 연상시키는
스킬
②부메랑을 날리는 스킬
③젤다의 전설을 연상시키는 캐릭터 모습과 스킬
그러나 ‘별의 카비’는 다르다. ‘카비’에 등장하는
‘몬스터’들의 ‘스킬’은 저마다 각각의 특성과 효용
을 갖고 있어, 플레이어들의 흥미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사실은 ‘몬스터들’의 스킬을
내가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파이터 몬스터’의 ‘스킬’을 카피하면
플레이어들은 스트리트 파이터의 ‘류’처럼 ‘승룡
권’과 ‘파동권’, ‘용권선풍각’ 등을 사용할 수 있
게 된다. 이런 패러디를 이용한 재미있는 설정의
‘스킬’들은 플레이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해당
스킬을 사용하고 싶다는 충동을 더욱 강화시킨다.
이로 인해 플레이어들은 별의 카비에 등장하는
다른 ‘몬스터’들 하나 하나가 어떤 ‘스킬’을 갖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관찰하도록 만든다.
또 이러한 ‘스킬’들은 레벨 디자인과 유기적으로
맞물려 특정한 ‘스킬’의 획득 유무가 해당 레벨의
난이도에 영향을 미치도록 잘 설계되어있다.
‘소닉’을 패러디한 스킬
소닉처럼 빠른 속도로 굴러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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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도 ‘소닉’의 ‘맵’처럼 빠르게 구르며 ‘몬스터’
들을 쓰러뜨릴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위의 그림에 등장하는 스킬은 ‘세가’의 ‘소닉’을
‘패러디’한 ‘스킬’로써 ‘맵’ 구조 또한 ‘소닉’ 처럼
빠르게 굴러가며 적 ‘몬스터’를 쓰러뜨릴 수 있도
록 설계되어있다.(해당 스킬의 정확한 명칭을 모
르므로 편의상, ‘소닉 패러디 스킬’이라고 하자.)
이 ‘맵’에서는 ‘소닉 패러디 스킬’ 말고도 다른
‘스킬’들이 등장하지만 이 맵을 공략하는데 ‘소닉
패러디 스킬’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다른 ‘스킬’을 사용하여 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단지
조금 더 난이도가 높아질 뿐이다.
요약하면 유저들은 ‘몬스터’들이 지닌 유용한 ‘스
킬’들을 획득하기 위해 그들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며 해당 레벨을 플레이하는데 있어 어떤 ‘스킬’
이 유용한지 판단하게 만든다. 여기서 플레이어들
은 해당 레벨을 통과하는데 가장 유용한 ‘스킬’을
선택할 수도 있고(예, 소닉 패러디 스킬) 이에 상
관없이 자신이 가장 재미있어 하는 ‘스킬’을 선택
할 수도 있다. 어쨌거나 어떤 선택을 하든지 간에
이는 유저들의 자유이며 사실 어느 쪽을 선택한다
해도 유저들에게는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경험
이 될 것이다.
별의 카비 Feature ②
참신한 기능과 연출의 조화를 통해 유저들의
감성을 유발하는 ‘별의 카비’의 인터랙션 구조
‘크리스 크로포드’가 말하는 상호작용의 본질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의 구조가 아니라
그것의 감정적인 의미이다.
- 크리스 크로포드 저서 Art of Game design 中
‘별의 카비’에는 ‘파이터’라는 이름의 ‘몬스터’가
있다. 이 ‘몬스터’를 흡수하면 스트리트 파이터에
등장하는 ‘류’와 ‘켄’의 ‘파동권’과 ‘승룡권’ 등 동
일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
를 아는 ‘게임 매니아’들이라면 이것이 ‘스트리트
파이터’의 패러디라는 단번에 알아차릴 것이다.
유저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스트리트
파이터의 향수를 발견하고 매우 흥미로워할 것이
며, 이와 같은 재미 요소들이 더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찾아 나서게 될 것이다.
‘별의 카비’는 스킬 흡수 기능을 지닌 ‘카비’라는
캐릭터가 ‘적 몬스터’의 스킬을 카피하여 사용한
다는 특징적인 ‘인터랙션’을 보여준다. 그러나,
‘크리스 크로포드’가 말했듯이 단순히 이런 구조
또는 기능 자체가 재미있을까? 그러나 위의 예처
럼 이런 기본적인 구조 자체에 어떤 ‘몬스터’를
흡수했더니 스트리트 파이터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해보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게임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연출 요소(캐릭터)
공모양의 귀여운 캐릭터
기능 요소
적을 흡수,카피하는 기능
연출 요소(몬스터)
스트리트파이터의 패러디
흡 수
흡수한 스킬 사용
유저 반응
이거 스트리트파이터
의 패러디잖아. 진짜
웃긴다. 또 어떤 패러
디들이 숨어있는지 또
찾아봐야지.
패러디 요소와 연계된 게임인터랙션
기능 요소
스파 풍의 공격 스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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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기술을 사용하게 됐다고 생각해보면, 또
스트리트 파이터와 그다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공 모양의 분홍 SD캐릭터가 ‘류’의 ‘승룡권’과
‘파동권’을 구사한다면, 정말 재미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여 설명하자면, 상대방 ‘몬스터’
의 ‘스킬’을 카피한다는 기능 자체가 아무리 참신
해도 이 기능이 플레이어들의 어떤 감성을 유발할
수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별의 카비는 이런 면에서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
로 플레이어들의 감성을 유발하고 플레이 내내
지속시킨다.
현재 플레이하는 스테이지를 공략하려면 가장
적합한 스킬을 획득해야 한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적 몬스터를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
(적 몬스터를 유심히 관찰하게 만드는 게임은
별로 없다.)
간혹 어떤 몬스터를 흡수했더니 카비가 ‘젤다’가
되거나 ‘스트리트 파이터’의 스킬을 사용하여
플레이어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유쾌하게 만든다.
또 그래서 또 어떤 재미있는 패러디와 스킬이
등장할 것인지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기대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만든다.
이것이 크리스 크로포드가 말한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의 구조가 아니라 그것의 감정적
인 의미이다.’라는 대목이 의미하는 바가 아닐까
필자는 생각해본다.
별의 카비 Feature ③
작고 세세한 연출들을 통해 쏠쏠한 재미 유발
※ 별의 카비에 등장하는 여러가지 연출들의 예
① 버섯 몬스터를 빨아들이는 카비
② 카비의 흡입에 버섯의 모자가 벗겨지고 있다.
상대 몬스터의 스킬을 카피하는 기능
게임 기능
소닉,젤다 등 유명 게임 패러디
연출
유저들의 재미와 감성을 효과적으로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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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 들어가자 잠수부 복장이 되는 카비
동료들을 호출하기위해 휴대폰을 사용하는 카비
위에 이미지를 살펴 보자. 맨 위의 그림처럼
‘카비’가 버섯 모양의 ‘몬스터’를 흡입하려고 시도
하자 버섯 모양의 모자가 벗겨지고 있다. 또 그
아래 그림을 보자. ‘카비’가 물 속에 들어가자 잠
수부 복장으로 변화됐다. 또 그 아래 그림은
‘카비’가 자신의 동료들을 불러내는 장면이다. 이
‘아티클’에서 다루는 ‘별의 카비’ 거울의 대미궁
편에서는 자신의 동료들을 불러내는 기능이 있는
데, 이때 핸드폰으로 친구들에게 전화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동료들을 불러내는데 핸드폰으로 전화
한다. 웃기지 않은가?) 이런 ‘인터랙션’들은 사소
한 것 같지만, 유저들에게 있어 감정적 여운을 오
래 유발하는 좋은 ‘인터랙션’의 사례라고
생각된다.
난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꼭 혁신적이지 않아도
게임 내에 구석구석 섬세하게 신경을 쓰는 것만으
로 플레이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긴 감정적
여운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결론
연출은 게임의 기능과 결합하여 유저 인터랙션을
효과적으로 극대화하는 요소
지금까지 서술한 내용을 종합하면 첫째
‘별의 카비’의 ‘카피’라는 참신한 게임 시스템은
일반적인 게임들과 달리 플레이어들 적 ‘몬스터’
에 대한 스토커처럼 만들어버린다. 필자에게는
매우 신선하고 놀랍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둘째 이 참신한 시스템에 패러디와 유머 코드를
잘 녹여내어 플레이어들에게 놀라움과 기대감이라
는 감정을 지속적으로 유발하는 인터랙션’을
아주 교과서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섬세하게 준비된 깨알 같은 연출들 역시
이러한 효과를 더욱 배가시킨다.
사실 내가 이 ‘아티클’을 쓰면서 정말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은 이 두 번째 부분이다.
이 글을 시작하면서 ‘시오노 나나미’의 말을 인용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시오노 나나미’는 한국
의 요리는 연출이나 장식과 같은 요소들이 부족하
다고 지적한 바 있으며 일본 요리들은 사소한 것
처럼 보이는 연출에도 굉장히 공을 들이는데, 때
때로 이런 부분이 예상 못했던 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고 말한다.
한국의 게임들은 급박한 게임 개발 일정과 효율성
을 강조한 때문인지 이런 연출적인 요소들을 주요
우선 순위에서 제외하거나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
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소비자 과학에서 볼
때는 오히려 이런 요소들이 매우 효과적일 수 있
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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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천사처럼 생긴 몬스터의 등장
② 몬스터 흡수
③ 천사가 된 카비~
많은 게임디자이너들은 우선 연출보다는 게임의
핵심시스템, 게임의 탄탄한 구성과 구조 등이 중
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카비’의 경우는 ‘몬스터’를 흡수해서 해당 ‘몬스
터’의 ‘스킬’을 사용하여 게임을 풀어가는 기능과
구조가 그것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그렇다. 그
러나 여기서 우리가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할
것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유저들이 게임디자이너가 설계한 게임의
진수에 도달하기까지 미리 호의적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놔야 한다는 것이다.
‘이시이 히로유키’가 쓴 ‘콜드 리딩’이라는 책에서
남을 효과적으로 설득하기 위해서는 ‘Yes set’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Yes
set’란 상대방의 이야기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싶은 기분’을 말한다. ‘Yes set’가 성립된 사람에
게는 어떤 말을 하더라도 쉽게 설득되게 된다고
한다.
게임에서도 플레이어가 하고자 하는 게임에 대해
미리 호의적인 감정(Yes Set)을 가지도록 만들 수
있다면 그 게임의 진수가 드러나는 과정까지
플레이어들을 좀 더 매끄럽게 인도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세심하면서도 센스 있는 연출은 플레이어들
이 이 게임에 대해 Yes Set를 구축하는데 아주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의 장르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어떤 게임이
든 그 게임이 자랑하는 핵심 재미를 즉시 경험할
수는 없고 단계적인 접근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플레이어들은 튜토리얼을 통해 게임의 기본
적인 기능을 익혀야 하고 조작에 능숙해지기 위해
반복적인 숙련의 과정을 거쳐야 할 수도 있다.
이때 플레이어들이 기대감을 유지하면서 인내심을
잃지 말아야 하는데 연출은 이러한 과정을 부드럽
게 만들어줄 수가 있다. 소위 ‘Yes Set’를 구축하
는데 효과적인 것이다.
여기서 별의 카비의 예를 다시 살펴보자!
연애를 할 때 상대방의 세심함과 센스를 통해 더
깊은 사랑에 빠지듯이 ‘별의 카비’ 역시
세심하게 신경 쓴 연출들을 통해서 플레이어들이
‘Yes Set’ 상태가 되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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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게임에 등장하는 몹들이 총출동하는 인트로
② 게임에 등장하는 몹들이 총출동하는 인트로
③ 등장 몹들에 깔려 납작해진 주인공 카비
④ 원상태로 복귀하고 게임 시작
① 유명 애니 슬램덩크의 아이캐치 장면
② 유명 애니 슬램덩크의 아이캐치
필자의 경우 위의 예시처럼 ‘별의 카비’를 처음
실행했을 때 인트로 장면이 너무나 재미있어서
바로 ‘Yes Set’가 구축되어 버렸다.
또 과거에 애니메이션을 보며 애니 중간에 나오던
‘Eye Catch’라는 연출들도 생각났는데 이걸 보는
재미가 쏠쏠했었다. 이런 요소들 역시 해당
애니메이션에 대한 ‘Yes Set’를 구축하는데 크게
일조한다고 생각한다.
별의 카비의 인트로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Eye
Catch’와 같은 동일한 효과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튼 일본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의 ‘컨텐츠’를
오래 접해왔으면서도 이제야 깨달은 사실이지만,
일본 ‘컨텐츠’들 역시 ‘시오노 나나미’가 말한
Written by 박형철 All Rights Reserved
일본 요리들과 비슷한 것 같다.
세심하게 공을 들여 장식한 요리가 그 요리의
맛을 더해주는 것처럼 일본 ‘컨텐츠’들의 세심한
연출은 그 ‘컨텐츠’가 추구하는 재미를 더욱 강화
시켜주고 기대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게임의 핵심 재미가 탄탄하다는
전제 하에서다.
그러나 이런 연출의 효과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 조미료의 역할을 생각해보자. 아무리
좋은 재료로 요리를 한다 한들 소금과 같은 조미
료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으면 사람들은 과연 그
요리를 맛있다고 할 것인가?
그래서 어쩌면 요리의 맛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조미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연출은 이러한 조미료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위의 구성도를 보면 ‘별의 카비’는 코믹함을 중요
한 연출 컨셉으로 잡고 있다. 게임 곳곳에
적절하게 배치된 코믹한 연출들은 유저들로
하여금 게임의 시작 시점부터 게임에 대해 긍정적
인 반응 즉 Yes Set를 유발하며, 게임의 진수를
경험하는 과정까지 매우 부드럽게 견인해간다.
게임에 따라서 해당 게임의 핵심 재미에 바로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이 있고, 반대로 핵심 재미에
접근하는데 다소의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게임들이 있다.
이런 류의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의 핵심 재미
에 접근하기까지 인내심을 가질 수 있도록 기대감
을 북돋워주고 유지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잘 준비된 연출은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Yes Set를 구축시켜 그 게임의 핵심 재미까지
접근하는 과정에서 인내심을 가지도록 만들어준다.
게임중심부
코어프레임
적 몬스터의 스킬을 카피하여 사용한다.
플레이어
시각
게임외부
세심한 연출들, Yes Set를 구축
패러디를 활용한 코믹한 스킬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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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하면 ‘별의 카비’의 세심하게 준비된 연출은
핵심 시스템인 카피 시스템의 재미를 극대화시켜
판단, 추론, 기대감 유발이라는 감정을 동반한
인터랙션을 매우 효과적으로 유발하며 게임
플레이 내내 지속시킨다.
따라서 플레이어들의 감성을 유발하는 인터랙션의
좋은 교과서적인 사례로 ‘별의 카비’를 살펴볼 것
을 권해본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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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Written by 박형철 All Rights Reserved 때때로 쓸데없는 노력에서 탄생하는 창조물 한국은 요리를 봐도 그렇고, 모든 점에서 ‘낭비 (쓸데없는 노력) ’ 가 없는 것이 문제 아니냐는 생각도 들더라. 일본 요리를 보면 쓸데없는 데 열심히 공들인 것이 많다. 그러나 실은 새로운 것, 창조적인 것은 이런 쓸데없는 노력에서 태어 나는 경우가 많다. 일본 기업들은 당장 돈이 되 지는 않는 일에도 10년 뒤를 바라보며 투자하고 노력을 기울인다. 그리고 결국 이런 것이 효자 노릇을 한다. 한국은 그런 ‘잉여적 요소’가 잘 안 보인다.”- 시오노 나나미의 인터뷰 중 - 위의 내용은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로 유명한 ‘시 오노 나나미’가 동아일보 창간 87주년을 기념해 한국의 독자들을 위한 인터뷰 내용 중 일부를 발 췌한 것이다. 한일양국의 차이를 요리에 빗대어 설명한 부분으로, 시오노 나나미는 이 인터뷰를 통해 잉여자원의 창출에서 오는 여유와 그에서 비 롯된 연출이나 장식적인 요소들에 대한 투자가 의 외의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 녀의 이러한 견해는 필자가 이 ‘아티클’을 기술하 며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고 생 각한다. 나는 ‘시오노 나나미’의 말에서 잉여적 요소에 따 른 양국의 관점 차이가 게임 개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현 재 I모 회사에서 게임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다. 최근 신규 횡스크롤 액션 게임의 기획을 고민하다 가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나는 신규 게임의 아이 디어를 고민하면서 먼저 국내 유사 게임들을 벤치 마킹했다. 그러나 신규 게임 개발에 반영해야 할 중요한 포인트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난 기 존게임의 벤치마킹을 포기하고, 먼가 새로운 영감 을 줄 수 있는 것을 찾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때 나는 어린 시절에 정말 즐겁게 플레이 했던 한 게임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 게임은 “별의 카비”란 이름의 게임으로, 국내 에서는 그리 유명하지 않아도, 일본을 비롯한 해 외에서는 널리 알려진 유명한 게임이다. 난 이 게 임이 내게 그토록 재미있게 느껴졌는지 호기심을 느꼈고 만약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면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있어 중요한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별의 카비 – Nintendo HAL laboratory 별의 카비는 ‘마리오’에 이은 닌텐도가 자랑하는 또 하나의 국민캐릭터이자, 효자 타이틀 - 1992 “별의 카비” Gameboy - 1993 “카비의 모험” famicom - 1993 “카비의 핀볼” famicom - 1995 “별의카비 수퍼디럭스” Superfamicom - 2000 “별의 카비 64” Nintendo 64 - 2004 “별의 카비 거울의 대미궁” GBA - 2006 “별의 카비 참상! 트롯체단” NDS 등 다수 Game report ‘별의 카비’를 통해 보는 유저 인터랙션의 사례 박형철_게임디자이너_lacuus@naver.com
  • 2. Written by 박형철 All Rights Reserved ‘별의 카비’는 1992년 게임보이 용 게임으로 첫 발매되었고 가장 최근에는 NDS용 게임으로도 발매 되었다. 지금까지 게임보이, 패미콤, Nintendo64, NDS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다수의 게임타이틀이 출시되었는데, 적 “몬스터”를 흡수하여 상대가 지닌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카피”라는 참신한 시스템과 둥근 공 모양의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 그리고 폭소를 자아내는 ‘인터랙션’ 등이 인기요 인으로 ‘닌텐도’의 대표적인 효자 타이틀이다. 별의 카비 카피 시스템의 예 ① 빔을 발사하는 적 몬스터 등장 ② 적 몬스터를 공기로 빨아들이기 ③ 적 몬스터 흡수 성공 ④ 적 몬스터의 스킬 “빔” 카피 성공 ⑤ 적 몬스터의 스킬 “빔” 사용 별의 카비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카피’라는 참신 한 게임 시스템을 바탕으로 레벨 디자인, 인터랙션 등의 여러 요소가 잘 조화를 이룬 명작 게임으로 평가 받는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별의 카비’의 핵심 시스템과 다양한 요소들이 어떤 식으로 조화를 이루며 게임성을 강화하고 있는지 본격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별의 카비 Feature ① 카피 시스템의 특징을 통해 다양한 인터랙션을 유발 ‘카비’에는 수십 종류의 개성 있는 적 ‘몬스터’들 이 등장한다. 이중 상당 수가 고유의 ‘스킬’을 보 유하고 있고, 플레이어들은 이들을 흡수함으로써 그들이 소유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여 기서 ‘카피’라는 ‘별의 카비’의 게임시스템은 코어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시스템은 유저들의 관점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대부 분의 게임들에서 등장하는 적들은 각기 다른 모습 을 지니고 있지만 플레이어들은 그들의 개성에
  • 3. Written by 박형철 All Rights Reserved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플레이어들에게 있어 ‘몬스터’들은 그저 해당 스 테이지를 ‘클리어’하기 위해 제거해야 할 대상에 불과하며 그들이 각기 다른 모습과 다른 행동패턴을 갖고 있다 해도 플레이어들은 그에 상관없이 조건반사적으로 정해진 버튼을 연타하여 총알을 발사하거나 손에 쥔 무기를 휘둘러 ‘몬스터’를 때려잡으면 그만이다. 개발자들이 ‘몬스터’들을 제작할 때 각각의 개성 을 지니도록 디자인을 했겠지만 플레이어들 입장 에서는 몬스터들은 그저 좀 다르게 생겼다 하는 정도와 HP 많고 적음의 정도에 차이 외에는 별 다를 것이 없다고 느낄 것이다. 그 이유는 아무리 ‘몬스터’들이 각기 다른 듯이 보여도 플레이어들은 정해진 버튼 하나를 연타하 는 단순한 패턴 하나 만으로도 거의 모든 ‘몬스터’를 사냥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별의 카비에 등장하는 스킬들의 예 ② 스트리트파이터의 승룡권을 연상시키는 스킬 ②부메랑을 날리는 스킬 ③젤다의 전설을 연상시키는 캐릭터 모습과 스킬 그러나 ‘별의 카비’는 다르다. ‘카비’에 등장하는 ‘몬스터’들의 ‘스킬’은 저마다 각각의 특성과 효용 을 갖고 있어, 플레이어들의 흥미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사실은 ‘몬스터들’의 스킬을 내가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파이터 몬스터’의 ‘스킬’을 카피하면 플레이어들은 스트리트 파이터의 ‘류’처럼 ‘승룡 권’과 ‘파동권’, ‘용권선풍각’ 등을 사용할 수 있 게 된다. 이런 패러디를 이용한 재미있는 설정의 ‘스킬’들은 플레이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해당 스킬을 사용하고 싶다는 충동을 더욱 강화시킨다. 이로 인해 플레이어들은 별의 카비에 등장하는 다른 ‘몬스터’들 하나 하나가 어떤 ‘스킬’을 갖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관찰하도록 만든다. 또 이러한 ‘스킬’들은 레벨 디자인과 유기적으로 맞물려 특정한 ‘스킬’의 획득 유무가 해당 레벨의 난이도에 영향을 미치도록 잘 설계되어있다. ‘소닉’을 패러디한 스킬 소닉처럼 빠른 속도로 굴러다닌다.
  • 4. Written by 박형철 All Rights Reserved ‘맵’도 ‘소닉’의 ‘맵’처럼 빠르게 구르며 ‘몬스터’ 들을 쓰러뜨릴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위의 그림에 등장하는 스킬은 ‘세가’의 ‘소닉’을 ‘패러디’한 ‘스킬’로써 ‘맵’ 구조 또한 ‘소닉’ 처럼 빠르게 굴러가며 적 ‘몬스터’를 쓰러뜨릴 수 있도 록 설계되어있다.(해당 스킬의 정확한 명칭을 모 르므로 편의상, ‘소닉 패러디 스킬’이라고 하자.) 이 ‘맵’에서는 ‘소닉 패러디 스킬’ 말고도 다른 ‘스킬’들이 등장하지만 이 맵을 공략하는데 ‘소닉 패러디 스킬’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다른 ‘스킬’을 사용하여 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단지 조금 더 난이도가 높아질 뿐이다. 요약하면 유저들은 ‘몬스터’들이 지닌 유용한 ‘스 킬’들을 획득하기 위해 그들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며 해당 레벨을 플레이하는데 있어 어떤 ‘스킬’ 이 유용한지 판단하게 만든다. 여기서 플레이어들 은 해당 레벨을 통과하는데 가장 유용한 ‘스킬’을 선택할 수도 있고(예, 소닉 패러디 스킬) 이에 상 관없이 자신이 가장 재미있어 하는 ‘스킬’을 선택 할 수도 있다. 어쨌거나 어떤 선택을 하든지 간에 이는 유저들의 자유이며 사실 어느 쪽을 선택한다 해도 유저들에게는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경험 이 될 것이다. 별의 카비 Feature ② 참신한 기능과 연출의 조화를 통해 유저들의 감성을 유발하는 ‘별의 카비’의 인터랙션 구조 ‘크리스 크로포드’가 말하는 상호작용의 본질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의 구조가 아니라 그것의 감정적인 의미이다. - 크리스 크로포드 저서 Art of Game design 中 ‘별의 카비’에는 ‘파이터’라는 이름의 ‘몬스터’가 있다. 이 ‘몬스터’를 흡수하면 스트리트 파이터에 등장하는 ‘류’와 ‘켄’의 ‘파동권’과 ‘승룡권’ 등 동 일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 를 아는 ‘게임 매니아’들이라면 이것이 ‘스트리트 파이터’의 패러디라는 단번에 알아차릴 것이다. 유저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스트리트 파이터의 향수를 발견하고 매우 흥미로워할 것이 며, 이와 같은 재미 요소들이 더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찾아 나서게 될 것이다. ‘별의 카비’는 스킬 흡수 기능을 지닌 ‘카비’라는 캐릭터가 ‘적 몬스터’의 스킬을 카피하여 사용한 다는 특징적인 ‘인터랙션’을 보여준다. 그러나, ‘크리스 크로포드’가 말했듯이 단순히 이런 구조 또는 기능 자체가 재미있을까? 그러나 위의 예처 럼 이런 기본적인 구조 자체에 어떤 ‘몬스터’를 흡수했더니 스트리트 파이터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해보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게임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연출 요소(캐릭터) 공모양의 귀여운 캐릭터 기능 요소 적을 흡수,카피하는 기능 연출 요소(몬스터) 스트리트파이터의 패러디 흡 수 흡수한 스킬 사용 유저 반응 이거 스트리트파이터 의 패러디잖아. 진짜 웃긴다. 또 어떤 패러 디들이 숨어있는지 또 찾아봐야지. 패러디 요소와 연계된 게임인터랙션 기능 요소 스파 풍의 공격 스킬
  • 5. Written by 박형철 All Rights Reserved 게임의 기술을 사용하게 됐다고 생각해보면, 또 스트리트 파이터와 그다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공 모양의 분홍 SD캐릭터가 ‘류’의 ‘승룡권’과 ‘파동권’을 구사한다면, 정말 재미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여 설명하자면, 상대방 ‘몬스터’ 의 ‘스킬’을 카피한다는 기능 자체가 아무리 참신 해도 이 기능이 플레이어들의 어떤 감성을 유발할 수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별의 카비는 이런 면에서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 로 플레이어들의 감성을 유발하고 플레이 내내 지속시킨다. 현재 플레이하는 스테이지를 공략하려면 가장 적합한 스킬을 획득해야 한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적 몬스터를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 (적 몬스터를 유심히 관찰하게 만드는 게임은 별로 없다.) 간혹 어떤 몬스터를 흡수했더니 카비가 ‘젤다’가 되거나 ‘스트리트 파이터’의 스킬을 사용하여 플레이어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유쾌하게 만든다. 또 그래서 또 어떤 재미있는 패러디와 스킬이 등장할 것인지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기대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만든다. 이것이 크리스 크로포드가 말한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의 구조가 아니라 그것의 감정적 인 의미이다.’라는 대목이 의미하는 바가 아닐까 필자는 생각해본다. 별의 카비 Feature ③ 작고 세세한 연출들을 통해 쏠쏠한 재미 유발 ※ 별의 카비에 등장하는 여러가지 연출들의 예 ① 버섯 몬스터를 빨아들이는 카비 ② 카비의 흡입에 버섯의 모자가 벗겨지고 있다. 상대 몬스터의 스킬을 카피하는 기능 게임 기능 소닉,젤다 등 유명 게임 패러디 연출 유저들의 재미와 감성을 효과적으로 유발
  • 6. Written by 박형철 All Rights Reserved 물속에 들어가자 잠수부 복장이 되는 카비 동료들을 호출하기위해 휴대폰을 사용하는 카비 위에 이미지를 살펴 보자. 맨 위의 그림처럼 ‘카비’가 버섯 모양의 ‘몬스터’를 흡입하려고 시도 하자 버섯 모양의 모자가 벗겨지고 있다. 또 그 아래 그림을 보자. ‘카비’가 물 속에 들어가자 잠 수부 복장으로 변화됐다. 또 그 아래 그림은 ‘카비’가 자신의 동료들을 불러내는 장면이다. 이 ‘아티클’에서 다루는 ‘별의 카비’ 거울의 대미궁 편에서는 자신의 동료들을 불러내는 기능이 있는 데, 이때 핸드폰으로 친구들에게 전화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동료들을 불러내는데 핸드폰으로 전화 한다. 웃기지 않은가?) 이런 ‘인터랙션’들은 사소 한 것 같지만, 유저들에게 있어 감정적 여운을 오 래 유발하는 좋은 ‘인터랙션’의 사례라고 생각된다. 난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꼭 혁신적이지 않아도 게임 내에 구석구석 섬세하게 신경을 쓰는 것만으 로 플레이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긴 감정적 여운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결론 연출은 게임의 기능과 결합하여 유저 인터랙션을 효과적으로 극대화하는 요소 지금까지 서술한 내용을 종합하면 첫째 ‘별의 카비’의 ‘카피’라는 참신한 게임 시스템은 일반적인 게임들과 달리 플레이어들 적 ‘몬스터’ 에 대한 스토커처럼 만들어버린다. 필자에게는 매우 신선하고 놀랍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둘째 이 참신한 시스템에 패러디와 유머 코드를 잘 녹여내어 플레이어들에게 놀라움과 기대감이라 는 감정을 지속적으로 유발하는 인터랙션’을 아주 교과서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섬세하게 준비된 깨알 같은 연출들 역시 이러한 효과를 더욱 배가시킨다. 사실 내가 이 ‘아티클’을 쓰면서 정말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은 이 두 번째 부분이다. 이 글을 시작하면서 ‘시오노 나나미’의 말을 인용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시오노 나나미’는 한국 의 요리는 연출이나 장식과 같은 요소들이 부족하 다고 지적한 바 있으며 일본 요리들은 사소한 것 처럼 보이는 연출에도 굉장히 공을 들이는데, 때 때로 이런 부분이 예상 못했던 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고 말한다. 한국의 게임들은 급박한 게임 개발 일정과 효율성 을 강조한 때문인지 이런 연출적인 요소들을 주요 우선 순위에서 제외하거나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 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소비자 과학에서 볼 때는 오히려 이런 요소들이 매우 효과적일 수 있 다고 생각한다.
  • 7. Written by 박형철 All Rights Reserved ① 천사처럼 생긴 몬스터의 등장 ② 몬스터 흡수 ③ 천사가 된 카비~ 많은 게임디자이너들은 우선 연출보다는 게임의 핵심시스템, 게임의 탄탄한 구성과 구조 등이 중 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카비’의 경우는 ‘몬스터’를 흡수해서 해당 ‘몬스 터’의 ‘스킬’을 사용하여 게임을 풀어가는 기능과 구조가 그것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그렇다. 그 러나 여기서 우리가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할 것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유저들이 게임디자이너가 설계한 게임의 진수에 도달하기까지 미리 호의적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놔야 한다는 것이다. ‘이시이 히로유키’가 쓴 ‘콜드 리딩’이라는 책에서 남을 효과적으로 설득하기 위해서는 ‘Yes set’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Yes set’란 상대방의 이야기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싶은 기분’을 말한다. ‘Yes set’가 성립된 사람에 게는 어떤 말을 하더라도 쉽게 설득되게 된다고 한다. 게임에서도 플레이어가 하고자 하는 게임에 대해 미리 호의적인 감정(Yes Set)을 가지도록 만들 수 있다면 그 게임의 진수가 드러나는 과정까지 플레이어들을 좀 더 매끄럽게 인도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세심하면서도 센스 있는 연출은 플레이어들 이 이 게임에 대해 Yes Set를 구축하는데 아주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의 장르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어떤 게임이 든 그 게임이 자랑하는 핵심 재미를 즉시 경험할 수는 없고 단계적인 접근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플레이어들은 튜토리얼을 통해 게임의 기본 적인 기능을 익혀야 하고 조작에 능숙해지기 위해 반복적인 숙련의 과정을 거쳐야 할 수도 있다. 이때 플레이어들이 기대감을 유지하면서 인내심을 잃지 말아야 하는데 연출은 이러한 과정을 부드럽 게 만들어줄 수가 있다. 소위 ‘Yes Set’를 구축하 는데 효과적인 것이다. 여기서 별의 카비의 예를 다시 살펴보자! 연애를 할 때 상대방의 세심함과 센스를 통해 더 깊은 사랑에 빠지듯이 ‘별의 카비’ 역시 세심하게 신경 쓴 연출들을 통해서 플레이어들이 ‘Yes Set’ 상태가 되도록 만든다.
  • 8. Written by 박형철 All Rights Reserved ① 게임에 등장하는 몹들이 총출동하는 인트로 ② 게임에 등장하는 몹들이 총출동하는 인트로 ③ 등장 몹들에 깔려 납작해진 주인공 카비 ④ 원상태로 복귀하고 게임 시작 ① 유명 애니 슬램덩크의 아이캐치 장면 ② 유명 애니 슬램덩크의 아이캐치 필자의 경우 위의 예시처럼 ‘별의 카비’를 처음 실행했을 때 인트로 장면이 너무나 재미있어서 바로 ‘Yes Set’가 구축되어 버렸다. 또 과거에 애니메이션을 보며 애니 중간에 나오던 ‘Eye Catch’라는 연출들도 생각났는데 이걸 보는 재미가 쏠쏠했었다. 이런 요소들 역시 해당 애니메이션에 대한 ‘Yes Set’를 구축하는데 크게 일조한다고 생각한다. 별의 카비의 인트로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Eye Catch’와 같은 동일한 효과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튼 일본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의 ‘컨텐츠’를 오래 접해왔으면서도 이제야 깨달은 사실이지만, 일본 ‘컨텐츠’들 역시 ‘시오노 나나미’가 말한
  • 9. Written by 박형철 All Rights Reserved 일본 요리들과 비슷한 것 같다. 세심하게 공을 들여 장식한 요리가 그 요리의 맛을 더해주는 것처럼 일본 ‘컨텐츠’들의 세심한 연출은 그 ‘컨텐츠’가 추구하는 재미를 더욱 강화 시켜주고 기대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게임의 핵심 재미가 탄탄하다는 전제 하에서다. 그러나 이런 연출의 효과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 조미료의 역할을 생각해보자. 아무리 좋은 재료로 요리를 한다 한들 소금과 같은 조미 료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으면 사람들은 과연 그 요리를 맛있다고 할 것인가? 그래서 어쩌면 요리의 맛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조미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연출은 이러한 조미료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위의 구성도를 보면 ‘별의 카비’는 코믹함을 중요 한 연출 컨셉으로 잡고 있다. 게임 곳곳에 적절하게 배치된 코믹한 연출들은 유저들로 하여금 게임의 시작 시점부터 게임에 대해 긍정적 인 반응 즉 Yes Set를 유발하며, 게임의 진수를 경험하는 과정까지 매우 부드럽게 견인해간다. 게임에 따라서 해당 게임의 핵심 재미에 바로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이 있고, 반대로 핵심 재미에 접근하는데 다소의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게임들이 있다. 이런 류의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의 핵심 재미 에 접근하기까지 인내심을 가질 수 있도록 기대감 을 북돋워주고 유지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잘 준비된 연출은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Yes Set를 구축시켜 그 게임의 핵심 재미까지 접근하는 과정에서 인내심을 가지도록 만들어준다. 게임중심부 코어프레임 적 몬스터의 스킬을 카피하여 사용한다. 플레이어 시각 게임외부 세심한 연출들, Yes Set를 구축 패러디를 활용한 코믹한 스킬 연출
  • 10. Written by 박형철 All Rights Reserved 종합하면 ‘별의 카비’의 세심하게 준비된 연출은 핵심 시스템인 카피 시스템의 재미를 극대화시켜 판단, 추론, 기대감 유발이라는 감정을 동반한 인터랙션을 매우 효과적으로 유발하며 게임 플레이 내내 지속시킨다. 따라서 플레이어들의 감성을 유발하는 인터랙션의 좋은 교과서적인 사례로 ‘별의 카비’를 살펴볼 것 을 권해본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