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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크로퍼드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개정2판) :
게임 기획과 미디어 디자인에 부는 새로운 바람
초판발행 2015년 12월 1일
지은이 크리스 크로퍼드 / 옮긴이 최향숙 / 펴낸이 김태헌
펴낸곳 한빛미디어 (주) / 주소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7길 83 한빛미디어(주) IT출판부
전화 02 – 325 – 5544 / 팩스 02 – 336 – 7124
등록 1999년 6월 24일 제10 – 1779호 / ISBN 978 – 89-6848-240-3 93000
총괄 배용석 / 책임편집 김창수 / 기획 이복연 / 편집 김상수
디자인 표지·내지 강은영, 조판 이경숙
영업 김형진, 김진불, 조유미 / 마케팅 박상용, 송경석, 서은옥 / 제작 박성우
이 책에 대한 의견이나 오탈자 및 잘못된 내용에 대한 수정 정보는 한빛미디어(주)의 홈페이지나 아래 이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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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미디어 홈페이지 www.hanbit.co.kr / 이메일 ask@hanbit.co.kr
CHRIS CRAWFORD ON INTERACTIVE STORYTELLING 2nd Edition
Authorized translation from the English language edition, entitled CHRIS CRAWFORD ON
INTERACTIVE STORYTELLING, 2nd Edition by CRAWFORD, CHRIS, ISBN 978-0321864970,
published by Pearson Education, Inc, publishing as New Riders, Copyright © 2013.
All rights reserved. No part of this book may be reproduced or transmitted in any form or by any
means, electronic or mechanical, including photocopying, recording or by any information storage
retrieval system, without permission from Pearson Education, Inc. KOREAN language edition
published by HANBIT MEDIA INC., Copyright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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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신념과 에너지가 가득한 구루를 찾아서
오타쿠의 세계에 떠도는 말로, “덕 중의 덕은 양덕이다”라는 은어가 있다.
오타쿠를 한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마니아라고 정의한다면, 서양의 마니아는 그 깊이와
전문성에서 당대 최고라는 뜻일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마니아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 서양의 마니아들이 최고라
고 한다면 섭섭할지도 모르겠다. 누가 더 잘하느냐 하는 무의미한 순위 경쟁과는 별개로, 디즈니
애니메이션 <업UP>에 나온 것처럼 수백, 수천 개의 풍선에 매달린 집을 구현해 내는 창의성이나,
애니메이션 <월-EWall-E>의 주인공 로봇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도전정신을 보면 그들이 몰두하는
깊이와 규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한 분야의 가장 깊이 있는 혜안을 가진 구루라는 의미에서, 이 책의 저자 크리스 크로퍼드는 나에
게 다가온 최고의 양덕이었다. 이 책에는 게임이나 컴퓨터 공학뿐 아니라 수학, 인문학, 인류학을
넘나들며 그가 오랫동안 축적해온 지식과 혜안이 넘쳐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정의부터
구현 방법론, 실제 사례, 기존 미디어와의 차이점이나 학계 연구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주제를 총
망라한다. 또한, 중간중간 독자들이 궁금해할만한 사항에 대해서는 문답 형식의 설명을 더해줌으
로써 독자의 이해를 도와준다. 게임업계의 구루가 쓴 게임 스토리텔링 책을 소개하게 된 것은 큰
영광이다.
하지만 그에게 정말로 존경심을 갖게 된 것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번역을 할 때보다 그의 유명한
강의 ‘Dragon Speech’의 오래된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보았을 때였음을 솔직히 고백해야겠다.
그는 낡은 청바지에 이상한 윗도리를 입고 시종일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강의를 이어가다가 강
의의 마지막에 칼을 뽑고 소리를 지르며 강의장을 뛰쳐나갔다. 그 모습이 어찌나 진지한지, 나도
모르게 감탄하면서 그의 에너지에 대책없이 빠져들고 말았다.
옮긴이의 말
5
노작가의 신념과 에너지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라는 가장 최신의 미디어에서 유감없이 발현
되었다. 어느 누가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을 수 있을까. 더구나 그가 이
책의 초판을 썼던 2004년은 아직 인터랙티브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시기였는데도 말이다.
게임 기획을 담당하는 분이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
들께 이 책을 권한다. 다만 크리스 크로퍼드의 다소 도그마에 가깝게 느껴지는 언어라든지,
이 책이 2004년 초판의 2013년 개정판임을 감안했으면 좋겠다. 그의 블로그(http://www.
erasmatazz.com/)에서도 굉장히 독특한 그의 생각을 많이 읽을 수 있기에 이를 참고하길 추천
한다. 이렇게 한 길을 꾸준히 걷고 있는 그에게 박수를 보내며, 그의 한결같은 신념이 쓸쓸히 부
럽다.
옮긴이_ 최향숙
옮긴이 최향숙
싸이월드와 삼성전자를 거쳐 현재는 트위터코리아에서 사업제휴를 담당하고 있으며, 예술과 언어에 관심이 많다.
6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새로운 분야다. 1980년대 후반에 처음 소개되었고, 1990년대에 다양
하게 시도되긴 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기 전까지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2010년이 되어서
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되었다. 워낙 새로운 분야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저마다 다르게 받아들여 자신만의 관점에서 해석하였다. 영화 제작자
는 영화의 일종으로, 비디오 게임 제작자는 게임으로, 컴퓨터업계 사람들은 인공지능으로 이해했
고, 예술가는 예술을 디지털화한 것으로 생각했다.
사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기존 분야의 확장이나 변주가 아니다. 물론 영화나 게임을 이해하
는 것이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터랙티브 스토
리텔링을 특정 분야의 연장선으로 이해하는 것은 곤란하다. 어린아이가 바다 수영을 처음 배울
때 바닷물에 몸을 띄우고, 물을 가르고, 결국 헤엄치게 되듯이 완전히 새로운 경험으로 이해해야
한다.
많은 분야가 다른 다양한 분야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좋은 영화 제작자는 광학이나 시
각, 카메라 기술뿐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알아야 하고, 훌륭한 게임 디자이너는 프로그래밍, 게임,
그리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알고 있어야 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도 마찬가지로 게임, 영
화, 스토리텔링, 프로그래밍, 그리고 수학 같은 분야와 얽혀있다. 이 책은 여러 관점에서 인터랙
티브 스토리텔링에 접근해보고자 한다. 먼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해서
는 안 되는 것에 대해서도 지면을 할애했다.
이 책의 초판은 2004년에 나왔는데, 그 후 지금까지 가장 근본적인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변했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8년간 내가 겪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핵심
적인 원칙을 설명하고, 기술적인 세부사항도 함께 전달하고자 했다. 물론 20년 후에는 그 기술들
도 다른 선진기술로 대체될 것이고, 나도 세 번째 개정판을 쓰고 있겠지만 말이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나의 글 스타일이 독자에게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점에 양해를 구하
고 싶다. 그 점에서 이 책의 편집자인 로빈Robyn에게 감사한다. 로빈은 복잡한 나의 글을 알기 쉽
들어가며
7
게 잘 다듬어주었다. 이 책을 쓰는 이유는 박식함을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독자가 인터랙티
브 스토리텔링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돕고 싶어서다. 독자가 이
책을 읽고 고민을 많이 해주길 바라기 때문에 다소 강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하기도 했음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여러분은 내가 생략한 틈새를 스스로 메울 만큼 똑똑할 테니, 시시콜콜한 이야기까
지 늘어놓아 독자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진 않다. 그러니 만약 책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 이
책을 정말 열심히 읽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나는 독자 여러분이 쉽게 마실 수 있는 식은 죽보다는 매운 고추를 대접하고 싶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으로의 여행
내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으로 긴 여행을 시작한 때는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는
게임이 예술의 한 매체로 발전하면서, 게임의 주제가 사물이 아니라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
게 된 시점이기도 하다. 모든 다른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미디어가 근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것이
지만, 유독 게임은 사물에 집착한다는 점에서 다른 미디어와 달랐다. 게임 안에서 사람들은 항상
무언가를 쫓거나 혹은 무언가에 쫓긴다. 때로는 누군가에게 총을 쏘거나 혹은 총에 맞는다. 끊임
없이 무언가를 찾고, 얻어내고, 돌아다니고, 옮기거나 파괴한다. 게임은 항상 어떤 사물에 대한
것이었지 사람 사이의 관계는 그 안에 없었다. 그것이 게임과 다른 미디어의 근본적인 차이였고,
그래서 나는 그 점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사람에 대한 게임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표현하기 위한 매우 단순
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것은 <가십Gossip>이라는 게임이었는데, 모든 플레이어가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말하는 것이었다. 다음 화면에는 총 7명의 캐릭터가 나오고 그중 상단 왼
쪽에 있는 사람이 플레이어다(그림 0-1).
8
그림 0-1 <가십> -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나의 초창기 게임
쉽게 말하면, 이 게임의 콘셉트는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누가 누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뒷담화하는 것이었다. 플레이어는 상대방이 선호하는 쪽으로 조심스럽게 맞장구치면서 호감을
쌓을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가십>이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타리Atari, 비디오 게임 업체는 무
너졌고, 이 게임은 실패했다. 다음 시도는 1987년의 <신뢰와 배신Trust & Betrayal>이라는 게임이었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 내가 만든 게임 중 가장 창의적인 작품이었다. 그때까지 나는 사람 관계에 대
한 게임에서 제일 큰 골칫거리는 언어라고 생각했다. 만약 상대방에게 직접 말할 수 없다면 의사
소통의 많은 부분을 놓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응하려면 언어 체계를 먼저
해결해야 했다(그림 0-2).
그림 0-2 <신뢰와 배신> - 내가 만든 게임 중 가장 창의적이었던 작품
9
이 게임에서는 서로 다른 외계인들이 텔레파시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서 나는 단순한 언어를 표현하는 87개의 아이콘을 제공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자신을 개
인화하고, 행동이나 동작을 강조하며, 감정을 가진 얼굴을 표현할 수 있었던 첫 번째 게임이었다.
하지만 역시 상업적으로는 실패했다.
나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1992년에 아서왕의 전설을 다룬 <아서왕의 죽음Le Morte DÁrthur>이라는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그림 0-3). 여기서 첫 번째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범용 엔진을 개발
했으며, 또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그래픽 캐릭터 얼굴을 고안했다.
그림 0-3 <아서왕의 죽음> -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그래픽 캐릭터를 지원한 게임
아쉽게도, 이 게임은 투자를 받지 못해 완성할 수 없었다.
몇 년 후, 일반 컴퓨터 이용자가 자신만의 스토리월드를 구축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시스템 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에 성공하여 <에라스마트론Erasmatron>이라는 대규모 시스템을 구축
했다. 이 시스템은 스크립트 언어, 코드 편집기, 발전된 언어 기능을 포함한 강력한 스토리텔링
엔진과 심지어 이용자가 자신만의 캐릭터 얼굴을 디자인할 수 있는 도구도 포함했다(그림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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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0-4 <에라스마트론> - 컴퓨터 이용자가 자신의 스토리월드를 만들 수 있게 만든 시스템
하지만 이 시스템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사용하기 너무 어려웠고, 일반 이용자에게는 더
욱 힘들었다. 우리는 몇몇 재미있는 스토리월드를 직접 만들었지만 불완전했고, 무엇보다 재미가
없어서 결국 <에라스마트론>도 실패했다.
2007년에 이르러서는 로라 믹슨Laura Mixon, 루이스 다진Louis Dargin, 그리고 패쿤도 도밍구에즈Facundo
Dominguez를 채용해서 차세대 기술인 <스토리트론Storytron>에 도전했다(그림 0-5). <스토리트론>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매우 큰 도약이었고, 이 책에 소개된 많은 기술을 처음 선보인 주인공이다. 실
제로 우리가 만든 기술은 이 책에 서술한 것보다 훨씬 강력한 것이었다.
다만, <스토리트론>은 <에라스마트론>이 망하게 된 이유와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즉 너
무 복잡했다. 몇몇 스토리 작가의 열렬한 추종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완벽하고, 재미있고, 잘 돌
아가는 스토리월드를 구축할 수 없었다. 나는 스스로 <21세기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 21st Century>이
라는 스토리월드를 하나 만들었지만 평판이 좋지 않았고, 결국 2010년에 <스토리트론>을 포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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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0-5 <스토리트론>으로 만든 게임
이후로도 지금까지 나는 계속해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고민해왔다. 노력했지만 실
패했던 많은 실수를 주의 깊게 분석했다. 나는 다시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로 프로젝트를 시작하
고 있다. 그간의 수많은 실패가 성공을 위한 비옥한 토양이 되어줄 것이다.
지은이 크리스 크로퍼드 Chris Crawford
<게임 개발자 회의>의 창립자다. 게임 디자인 관련 총 6권의 책을 저술했고, 칼럼 연재와 논문, 컨퍼런스와 대학 강연 등으로 종횡무진
하였다. 총 14개의 게임을 출시하였으며, 에너지 위기를 다룬 교육용 시뮬레이션 게임인 <에너지 자르Energy Czar>, 원자력 발전소 시뮬레
이션인 <스크램Scram>, 전쟁 게임인 <패튼 대 롬멜Patton versus Rommel>, 소셜 게임인 <가십Gossip>과 <신뢰와 배신Trust & Betrayal>, 아서왕을 주인
공으로 한 <엑스칼리버Excalibur> 등 다양하고 도전적인 장르를 개척하였다.
크로퍼드는 게임이 예술로 승화하기를 항상 꿈꿔왔으며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그 열쇠라 믿고 있다. 하지만 게임에 이야기를 넣는
단순한 형태가 아닌 게임 디자인 패러다임을 바꿔야 했다. 스토리텔링 자체가 인터랙티브해야 했던 것이다. 그래서 1990년대 들어서
는 자신의 모든 열정을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쏟아붓기 시작했다. 그는 이 분야에서 주요한 기술적 업적을 쌓았으며, 지금도 인터랙
티브 스토리텔링 업계를 이끌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12 1부 기초부터12
옮긴이의 말  ......................................................................   4
들어가며  ...........................................................................   6
1부 기초부터
1장 스토리텔링  .................................................................   20
1.1 스토리텔링의 역사  .......................................................   21
1.2 두 가지 사고 메커니즘  ...................................................   22
1.3 이야기의 본질  ............................................................   31
1.4 비주얼의 횡포  ............................................................   37
1.5 공간적 사고  ...............................................................   38
1.6 시간의 단절  ...............................................................   41
1.7 마치며  .....................................................................   41
2장 상호작용성  ................................................................   42
2.1 상호작용이란  .............................................................   42
2.2 타인에 대한 통찰  .........................................................   44
2.3 인간이 이해하는 방식   .....................................................   46
2.4 자아 통제  .................................................................   49
2.5 상호작용의 정도  ..........................................................   50
2.6 상호작용이 중요한 이유  .................................................   55
2.7 마치며  .....................................................................   57
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   58
3.1 게임, 그 이상의 가치  .....................................................   59
3.2 인터랙티브 영화  ..........................................................   62
3.3 플롯 vs. 상호작용  ........................................................   62
3.4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특별하다  .....................................   66
3.5 개인화  .....................................................................   72
3.6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될 수 없는 것은?  ...........................   73
3.7 마치며  .....................................................................   75
131장 스토리텔링
2부 생각의 전환
4장 추상화  ......................................................................   78
4.1 정의  .......................................................................   78
4.2 과학  .......................................................................   80
4.3 재무  .......................................................................   81
4.4 이 이야기의 교훈  .........................................................   83
4.5 신처럼 행동하기  ..........................................................   86
4.6 원칙을 사례로 바꾸기  ....................................................   87
4.7 마치며  .....................................................................   89
5장 동사적 사고  ...............................................................   90
5.1 동사와 명사  ...............................................................   90
5.2 사례 : 멀티미디어  ........................................................   94
5.3 동사적 사고 시작하기  ....................................................   96
5.4 마치며  .....................................................................   97
6장 애증의 수학  ...............................................................   98
6.1 수학 끌어안기  ............................................................   98
6.2 평범한 관계  .............................................................   100
6.3 모델링이라는 비유  .....................................................   101
6.4 마치며  ...................................................................   105
7장 인문학과 과학  ..........................................................   106
7.1 신경 생리학적 기반  ....................................................   107
7.2 게임과 이야기의 역사  ..................................................   108
7.3 충고와 예언  .............................................................   110
7.4 마치며  ...................................................................   113
13
14 1부 기초부터14
3부 진화하는 전략
8장 트리 분기법  .............................................................   116
8.1 전반적인 게임 구조  ....................................................   118
8.2 해법 : 상태 변수  ........................................................   122
8.3 마치며  ...................................................................   125
9장 인터랙티브 소설  .......................................................   126
9.1 텍스트 어드벤처  ........................................................   126
9.2 그래픽 어드벤처  ........................................................   127
9.3 인터랙티브 소설 : 텍스트 어드벤처의 후예  ..........................   127
9.4 퍼즐  .....................................................................   128
9.5 실제 사례  ...............................................................   129
9.6 개발 환경  ...............................................................   133
9.7 이것이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인가?   ................................   139
9.8 인터랙티브 소설의 미래   ..............................................   140
9.9 마치며  ...................................................................   141
10장 롤플레잉 게임  ........................................................   142
10.1 동사  ....................................................................   143
10.2 창의력을 발휘할 여지가 적다  ........................................   144
10.3 과잉 특화의 위험 : 코알라 vs. 염소  .................................   145
10.4 MMORPG는 어떤가?  ..............................................   147
10.5 관객  ....................................................................   148
10.6 마치며  .................................................................   149
11장 비디오 게임  ............................................................   150
11.1 고정된 이야기  .........................................................   151
11.2 여러 개의 결말  ........................................................   151
11.3 트리 분기법  ...........................................................   152
11.4 열린 이야기  ...........................................................   153
151장 스토리텔링 15
11.5 플레이어가 쓰는 이야기  ..............................................   154
11.6 비용 vs. 스토리텔링  ..................................................   154
11.7 마치며  .................................................................   156
4부 구성 기술
12장 모델링  ...................................................................   158
12.1 매체  ....................................................................   158
12.2 기본 모델링  ...........................................................   159
12.3 더 복잡하게  ...........................................................   162
12.4 프로세스 추상화  ......................................................   164
12.5 세부 항목  ..............................................................   166
12.6 마치며  .................................................................   169
13장 경계수  ...................................................................   170
13.1 초과   ...................................................................   172
13.2 경계수  .................................................................   174
13.3 종곡선과 사람들  ......................................................   176
13.4 기술적 세부사항  ......................................................   177
13.5 혼합 연산자  ...........................................................   178
13.6 부울 계산  ..............................................................   182
13.7 마치며  .................................................................   185
14장 성격 모델  ...............................................................   186
14.1 완결될 것  ..............................................................   186
14.2 간결할 것  ..............................................................   187
14.3 직교성, 겹치지 않을 것  ...............................................   187
14.4 행위로 구분하기  ......................................................   188
14.5 지나친 특수화  .........................................................   189
14.6 성격 특성의 종류  .....................................................   190
14.7 세 가지 핵심 성격 특성의 확장  ......................................   194
16 1부 기초부터
14.8 육체적 특성  ...........................................................   195
14.9 감정  ....................................................................   196
14.10 경향 공식  ............................................................   197
14.11 연습법 두 가지  ......................................................   199
14.12 마치며  ...............................................................   199
15장 운명  ......................................................................   200
15.1 듣기  ....................................................................   201
15.2 생각하기  ..............................................................   203
15.3 말하기  .................................................................   204
15.4 평가하기  ..............................................................   212
15.5 마치며  .................................................................   215
16장 동사와 사건  ............................................................   216
16.1 동사의 수  ..............................................................   216
16.2 동사 처리 일반화하기  ................................................   218
16.3 문장 구조  ..............................................................   219
16.4 계획과 사건  ...........................................................   220
16.5 사건 일지  ..............................................................   220
16.6 마치며  .................................................................   231
17장 언어  ......................................................................   232
17.1 디바이스를 활용해 대화하기  ........................................   232
17.2 사피어 워프 가설  .....................................................   233
17.3 진짜 언어 흉내 내기  ..................................................   234
17.4 새로운 언어 만들기  ...................................................   244
17.5 마치며  .................................................................   253
18장 스크립트 언어  ........................................................   254
18.1 필요한 것  ..............................................................   255
18.2 텍스트 생성을 위한 샘플 스크립트  ..................................   267
18.3 마치며  .................................................................   268
16
171장 스토리텔링 17
19장 엔진  ......................................................................   270
19.1 사건 기반 엔진  ........................................................   270
19.2 시간 기반 엔진  ........................................................   271
19.3 플롯 기반 엔진  ........................................................   277
19.4 마치며  .................................................................   278
20장 상위 레벨 구조  .......................................................   280
20.1 플롯 포인트  ...........................................................   280
20.2 목표  ....................................................................   283
20.3 예상  ....................................................................   283
20.4 마치며  .................................................................   290
5부 마무리하며
21장 학계의 연구  ............................................................   292
21.1 CiF  ....................................................................   295
21.2 프롬 위크  ..............................................................   296
21.3 CiF의 취약점  .........................................................   297
21.4 IRIS 프로젝트  ........................................................   298
21.5 마치며  .................................................................   299
22장 미래 전망  ...............................................................   300
22.1 이 시장은 거대하다  ...................................................   300
22.2 부정적 예측  ...........................................................   301
22.3 긍정적 예측  ...........................................................   302
22.4 마치며  .................................................................   305
더 읽을 거리  ...................................................................   307
찾아보기  ........................................................................   311
191장 스토리텔링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이해하기에 앞서 두 가지를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바로 상호작용성interactivity과 스토리텔링이다. 그 다음엔 이 둘이 합쳐지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아야 한다.
1부 기초부터
1장_ 스토리텔링은 오랫동안 많이 쓰였지만, 여전히 완전히 이해되
지는 않았다. 예술로서의 문학이라는 스토리텔링에는 어떤 것도 덧
붙일 수 없지만, 1장에서는 신경생리학이라는 다소 독특한 시각에서
스토리텔링에 접근해보고자 한다.
2장_ 개인 컴퓨터 혁명이 일어난 지 30년이 되었지만, 사람들은 여
전히 상호작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상호작용을 컴퓨터와 사용
자의 대화라고 생각해보자. 크로퍼드의 소프트웨어 설계 제1법칙을
꼭 기억해두길 바란다.
3장_ 상호작용과 스토리텔링을 하나로 합치면 인터랙티브 스토리텔
링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표현 도구를 얻게 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
텔링은 상호작용이 극대화된 영화도 아니고 이야기가 있는 비디오
게임도 아닌, 아주 새롭고 독특한 매체다.
20 1부 기초부터
chapter
1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이라고 하면 화롯불 주변에 둘러앉아 손자 손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가 떠오른
다. 이런 이미지는 즐거움과 사랑 같은 따뜻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인간이 단지 여가를 위
해 스토리텔링을 개발한 것은 아니다. 스토리텔링은 인류 문화 발전의 필수적인 요소로, 중요한 목적
을 위해 진화해왔다.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한 마리가 다른 고양이 뒤로 조용히 다가가 덤
벼들면 두 고양이가 치고받고 뒹군다. 그렇게 노는 고양이들이 귀여워 우리는 웃지 않을 수 없다. 고
양이들이 노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른 고양이가 되기까지의 몇 달을 그저 낭비만 하는 것은 아니다.
아기 고양이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데 필요한 기술을 배워야만 한다. 다가가기, 기습하기, 잡기, 할퀴
기, 물어뜯기야말로 고양이 세상에서 가장 중대한 기술이다. 쥐를 잡는 게 과연 쉬울까? 물론 나는 절
대 못 잡는다. 예를 들어 훌륭한 무기인 쥐의 이빨이 눈에서 불과 1cm 떨어져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
쥐가 눈을 할퀸다면, 한쪽 눈을 잃은 우리는 사냥은커녕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도 지장을 받을 것이
다. 그러면 어떻게 눈을 잃을 위험 없이 쥐를 잡을 수 있을까?
이것은 풀기 어려운 문제라서 익숙해지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사실 모든 사냥은 어렵고 많은 연
습을 필요로 한다. 이것이 바로 고양이들이 마지막 몇 달 동안 계속 연습하는 이유다. 다가가고 기습
하고 잡고 할퀴고 물어뜯으며, 때론 공격자가 되고 때론 희생양이 되기도 한다. ‘고양이 놀이’라는 것
이 사실은 ‘고양이 교육’인 셈이다. 그리고 이 놀이가 재미있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재미는
진정한 배움으로 이끄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211장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도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시간 낭비가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의 복잡성을 배울 수
있는 진지한 교육이다. 우리에게는 많은 놀이가 있지만, 스토리텔링은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놀이
에 속한다. 사실 스토리텔링은 아주 중요해서 우리는 살면서 계속해서 스토리텔링을 즐긴다. 스토리
텔링 없이 우리는 결코 복잡한 정보를 나눌 수 없었고, 따라서 문화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스토리
텔링은 인류 문화의 한 특성이 아니라, 인류 문화의 존재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1.1 스토리텔링의 역사
스토리텔링은 인류가 진화하며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결과다. 인류의 뇌는 초기 유인원이 직면했을
환경 속에서 도전과 그에 대한 응전으로 발전해왔다. 모든 주요한 문제들은 일종의 신체 변화를 가져
왔다. 즉 머리를 써서 문제를 풀게 되면 뇌의 특정 부분이 확장되었다. 이런 지적 능력은 뇌의 여러
부분의 조합으로 꿰맞춰졌는데, 이런 확장은 뇌의 한 부분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었다. 지적 능력이
개발됨에 따라 뇌의 다른 정신 모듈mental module도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동원되었다.
정신 모듈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각 모듈을 해부학적으로 정확하
게 파악할 수 없었다. 즉 뇌의 기능은 너무 복잡해서 하나의 정신 모듈이 다른 모듈로 섞여 들어가기
때문에 정신 모듈을 확인하는 일은 주관적인 과제가 되었다. 마치 모든 과학자가 파이를 조금씩 다르
게 자르는 것처럼. 그중에서 시공간, 사회적 추론, 환경 지식, 언어 이 네 모듈이 가장 인기 있었다.
●	시공간 모듈은 시각적 인식과 공간적 상상력을 다룬다. 대상까지의 거리를 산정하고, 표면과 형태를 파악하고, 주
변 환경을 살펴본다. 이것은 유일하게 잘 구분된 정신 모듈로 뇌의 뒷부분에 집중되어 있는데, 뒤통수를 맞으면
별이 보이는 이유다.
●	사회적 추론 모듈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예상할 수 있게 해준다. 실제로 침팬지에게서 관찰된 사회적 추론의 사례
가 있다. 침팬지 한 무리가 먹이 사냥을 나가서 각자 다른 구역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한 침팬지가 맛있는 과일을
찾았다. 주변에 있는 우두머리 침팬지가 이 사실을 알면 과일을 가로챌 것을 알기에, 이 침팬지는 아무것도 찾지
못한 것처럼 행동한다. 5분 후, 다른 침팬지들이 해안가로 가 아무도 없게 되자, 과일이 있는 쪽으로 다시 숨어들
어가 과일을 먹기 시작한다. 이때, 그 침팬지의 이상한 행동을 눈치챈 우두머리 침팬지가 나무 뒤에서 갑자기 나
타나 과일을 빼앗는다. 두 침팬지의 행동을 이끈 사고를 모두 계산해보자. 그 계산들이 우리가 사회적 추론이라고
말하는 것들이다.
●	환경 지식 모듈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기억한다. 하지만 수치를 다루지 않기 때문에 컴퓨터 데이터베이스
와는 다르다. 대신 환경 지식 모듈은 ‘if then 방식(~하면 ~하다)’ 문장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	 부드러운 흙 위에 동물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으면, 동물이 최근 여기를 지나간 것이다.
○	 마른 진흙 위에 동물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으면, 동물은 제법 오래 전에 여기를 지나간 것이다.
22 1부 기초부터
○	 뿔이 부드럽게 똑바로 펴져 있는 영양의 이름은 스틴복steenbok이다.
○	 뿔이 나선형인 영양의 이름은 일런드eland다.
	 수많은 이런 관계들이 우리 뇌에 심어져 있다.
●	언어 모듈은 다른 이들과의 복잡한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그 결과 우리 마음이 작동하는 법을 극적으로 바꾸었
다. 언어가 생기기 전에는 모든 것이 단순했다. 당면한 문제는 알맞은 정신 모듈로 이어졌고, 그 모듈이 최선의 방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행동을 결정했다. 그러나 언어는 그 촉수를 모든 정신 모듈에 보냈고, 결과적으로 언어
모듈이 시공간 모듈과 연결되지 않으면 눈으로 본 것에 대해서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언어는 모든 모듈과 연결되
어 있고, 이 연결은 인간의 사고에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문제와 그 문제에 가장 알맞은 정신 모듈이 일대일
로 대응하는 대신, 모든 정신 모듈이 문제 해결을 위해 작은 기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방식은 인간의 창의력
을 폭발적으로 발전시킨 반면에 결단력을 떨어뜨렸다. 요즈음 우리는 가장 먼저 떠오른 해결 방법을 확신할 수 없
게 되었다. 왜냐하면 잠시 후에 다른 모듈로부터 더 나은 생각이 도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1.2 두 가지 사고 메커니즘
사고 메커니즘은 두 가지가 있으며, 그중 패턴을 기반으로 한 메커니즘이 우세하다. 패턴 기반 사고
는 최초의 신경계가 만들어진 방식이기도 하다. 패턴 기반 사고는 빠르고 강력해서 입력 패턴이 뇌로
전달되면 뇌는 원래의 패턴과 새로운 패턴을 비교하고 대응 패턴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작은 동물
은 어떤 장면을 볼 때, 큰 이빨과 눈, 그리고 큰 발톱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패턴을 본다. 작은 동
물의 뇌는 그 패턴을 처리하는 동시에 행동으로 옮기는데, 말하자면 즉시 모든 근육을 움직여 뒤돌아
도망치게 한다.
이런 패턴 기반의 사고에는 큰 장점이 있다. 입력 패턴이 애매하거나 불확실한 것과 상관없이, 뇌는 어
떤 식으로든 그 패턴을 이해한다. 우리는 구름을 보고 사람 얼굴이나 동물을 떠올린다. 밤에 보이는 어
두운 형체는 괴물이나 귀신처럼 보이고, 바람에 섞인 희미한 소리는 사람 목소리처럼 들린다.
하지만 약 일이백만 년 전에 ‘연속 사고’라는 새로운 메커니즘이 개발되었다. 패턴 기반의 사고는 순
간적이어서 연속된 사건의 중요성을 추측할 수 없다. 예를 들어 1억5천만 년 전, 후기 쥐라기Jurassic 시
대, 숲의 바닥을 샅샅이 뒤지고 있는 쥐 모양의 포유류를 상상해보자. 오래된 쥐의 조상은 패턴 기반
으로만 사고하는 뇌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두 번째 쥐 포유류는 최신 신경 기술인 연속 사고를 터
득하고 있었다. 저기, 크고 위험한 공룡이 나타나 맛있는 먹잇감을 찾고 있다. 두 쥐는 모두 발소리를
듣고 숨기 위해 재빨리 달아난다. 공룡은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두리번거리며 쿵쿵 다가온다. 구식의
패턴 사고 쥐(첫 번째 쥐)는 큰 발걸음 소리를 듣고 생각한다. “헉! 큰 발걸음 소리! 위험해!” 그래서
그 쥐는 계속 숨어있는다. 그러나 최신의 새로운 연속 사고를 겸비한 쥐(두 번째 쥐)는 발걸음 소리
231장 스토리텔링
가 점점 약해져 간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 쥐는 “약해지는 발걸음 소리. 공룡이 가고 있다”고 생각
함으로써 숨어있던 곳에서 나와 다시 음식을 찾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두 번째 쥐는 첫 번째 쥐의 점
심을 먹게 된다. 어떤 쥐가 멸종했을까?
여기에 위험한 함정이 있다. 뇌의 뉴런은 연속 추론을 다루도록 디자인되지 않았다. 그래서 뉴런은
연속 추론에 서툴렀고, 그래서 수많은 뉴런이 필요했다. 그러나 연속 추론의 이점은 너무 막강해서
포유류 대부분은 수백만 년에 걸쳐 그전보다 더 크고 복잡한 뇌를 개발해왔고, 그 대부분은 연속 추
론 메커니즘을 위한 것이었다. 인간의 엄청나게 큰 뇌는 우리가 특별히 잘하는 복잡한 연속 추론을
다루기 위해 진화된 것이다.
오래된 정신 모듈인 시공간과 사회적 추론 모듈은 전적으로 패턴 기반 사고에 기대고 있다. 환경 지
식 모듈은 패턴 기반 사고와 연속 사고 모두를 사용한다. 그러나 언어 모듈은 거의 전적으로 연속적
인 구조다. 이걸 생각해보자. 단어는 연속된 소리고, 문장은 연속된 단어며, 이 책은 연속된 문장이
다. 언어는 수많은 연속 사고 그 자체다.
1.2.1 정신 모듈 상호작용
언어 발달이 의사소통에까지 다다르면 모듈 간의 환상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예를 들
어 환경 지식 모듈은 사회적 추론 모듈과 놀라운 방식으로 소통한다. 환경 지식 모듈은 인간으로 하
여금 기억 속에 있는 단순한 ‘if then’ 규칙을 떠올리면서, 환경 속에서 관찰하는 현상의 원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세상은 복잡해서 분명한 원인이 없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예를 들어 옛날 농
부들에게 중요한 문제였던 “비는 왜 오지?” 혹은 더 정확하게는 “가뭄은 왜 들지?”가 그렇다.
언어가 환경 지식 모듈과 사회적 추론 모듈을 연결하면 두 모듈은 이치에 맞는 대답을 얻기 위해 상
호작용한다. 신과 같은 강력한 존재는 자연 현상을 만들어냈다. 분명한 원인이 없는 현상은 신의 몫
으로 돌리고 신의 변덕스러운 행동으로 설명했다. 사회적 추론은 그 문제를 설명했을 뿐 아니라 신
을 달래야 한다는 해결책도 제시했다. 새로운 문제가 나타날 때마다 성직자들은 그 현상을 관장하는
다른 새로운 신을 알려줬다. 그래서 대부분의 고대 사회에는 신을 모신 거대한 신전과 그 신들의 관
할 구역이 있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항해를 떠나기 전에 파도를 지배하는 포세이돈에게 제물을 바
쳤고, 전쟁에 임하려면 아레스의 축복을 받고, 사랑을 이루려면 아프로디테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식
이다.
24 1부 기초부터
신들은 독단적이라 여겨졌기 때문에 그 시대에는 신들과 소통할 수 있는 누군가를 필요로 했다. 신과
소통하는 사람은 반드시 그 사회를 지배했기 때문에 그 자리의 지원자는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환경 지식 모듈은 언어 모듈과도 연관되어 있어 “환경 지식에 대한 연속 사고”를 만들어냈는
데, 그것이 바로 과학이다. 연속 사고는 기나긴 시간에 걸쳐 개발되었지만, 논리와 수학이라는 개념
이 확립되자 과학은 날아올랐다. 이렇게 되자, 과학과 종교의 갈등은 더 분명해졌다. 둘 다 환경 지식
모듈에서 나왔고, 둘 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이치를 설명하려고 했다. 종교는 사회적 추론의 길
을 택했고, 과학은 연속 사고의 길을 선택했다. 둘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각자의 마음속에 자
리잡은 두 모듈의 상대적 강도에 달려 있다.
모듈 간에는 4개의 상호작용이 더 고려되어야 한다. 그들을 둘씩 묶어 보면, 환경 지식이 있는 시공
간 모듈의 조합과 표현 예술을 낳은 사회적 추론으로 볼 수 있다.
시공간 추론이 언어 모듈과 결합하자 ‘쓰기’가 가능해지면서 문화 혁명으로 이어졌고, 언어 모듈이 사
회적 추론 모듈과 결합하자 스토리텔링이 나오게 되었다.
공간 추론 모듈을 언어 추론 모듈보다 더 강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의 모습을 단순화하면 [그림 1-1]
과 같다.
쓰기 스토리텔링 종교
과학
시각 예술시공간
언어
사회
환경 지식
그림 1-1 정신 모듈 상호작용
251장 스토리텔링
1.2.2 스토리텔링은 어떻게 생겨났나
스토리텔링은 언어로 하는 행위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이 언어에서 생겨났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
니다. 가장 작은 언어적 표현은 문장이다. 단어 자체로는 거의 소통할 수 없다. “영양이 달아나고 있
다”와 같이 문장은 중요한 정보를 전달한다. 이런 문장을 과거 시제로 얘기하면 작은 이야기가 만들
어진다. 스토리텔링에서 과거 시제를 없애기란 정말 어렵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은 언어 진화의 불가
피한 결과다.
스토리텔링은 보편적이다. 인류학자들은 스토리텔링이라는 전통이 없는 문화는 찾을 수 없었다. 그
렇다면 스토리텔링은 왜 보편적인가? 이야기가 어떤 문화적 지식을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하
는 운반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문화 정보를 전달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렇듯 스토리텔링과 언어와 문화는 모두 함께 발전해왔다.
그런데 정보는 왜 이야기로 전달되어야 하는가? 중요한 진실만 쉽고 간결한 목록으로 엮어 젊은이들
에게 기억되도록 할 수는 없는 걸까? 장황한 스토리텔링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일 텐데, 왜 어떤 문화
도 이런 훌륭한 대안을 적용하지 않았을까?
그 대답은 전달되는 정보의 성격과 관련이 있다. 대부분의 이야기 정보 콘텐츠는 사회적 추론과 연관
되어 있다. 일부는 환경 지식 모듈과 연결되지만, 이런 이야기 대부분은 신뢰, 성실, 인내와 같은 사
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사회적 관계에 대한 정신 모듈은 패턴 인식에 기대는데, 이는 패턴 형
태의 정보를 패턴 인식 정신 모듈로 보내기 위해서는 언어라는 순차적인 매체를 통해야 한다는 우스
꽝스러운 문제를 낳는다. 마치 병렬 데이터를 직렬 케이블로 보내거나 스페인 사람에게 중국어로 말
하는 것과 같이 데이터를 잘못된 포맷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포맷을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하나의 사고 메커니즘을 다른 방식으로 바꾸
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은 언어 발달 초기에 이러한 연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포맷 변환기다.
이야기란 여러 사건을 일렬로 나열한 것으로, 그 구조를 ‘줄거리plotline ’라 부른다. 이러한 선형성은 이
야기를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 나타나는 불가피한 결과다. 전체 이야기를 한번에 말할 수는 없다. 이
야기는 반드시 한 단계씩 말하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다 들을 때까지 그 이야기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만약 네트워크가 끊겨서 이메일 본문을 90%밖에 못 받았어도 내용 대부분을 파악할 수 있지
만, 영사기가 고장 나서 영화가 90%에서 끊겼다면 우리는 100% 환불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나머지
10% 없이는 그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58 1부 기초부터
chapter
3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1, 2장에서 이야기와 상호작용의 기본적인 개념을 정리했으니 이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보자. “인
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상호작용(인터랙티브)과 이야기(스토리)가 합쳐지면 어떻게
될까?”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과 연관된 용어가 범람하는 것을 보면 이 주제가 혼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
다. 여러 해 동안 우리는 “인터랙티브 스토리”,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인터랙티브 드라마”, “인
터랙티브 내러티브”, “인터랙티브 소설”, “인터랙티브 영화” 등 다양한 용어로 이 분야를 설명해왔다.
나는 그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 혼란에는 미묘하지만 중요한 이유가 있다. ‘인터랙티브 스토리’ 같은 용어는 단어 자체가 모순이
다. 이야기(스토리)는 데이터지 프로세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상호작용은 데이터가 아니라 프로세스
에서 일어난다. 데이터일 뿐인 이미지, 소리, 문자, 숫자는 바뀌지도 않고 서로 대화할 수 없지만, 프
로세스는 개입될 수도 있고 바뀔 수도 있다. 스토리텔링은 이야기와 달리 움직이는 프로세스라서 개
입되거나 변경되고 소통할 수 있다. 그래서 인터랙티브 스토리보다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더
적절한 용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담고 있는 상품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뭐시기? 
나는 그것을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라 부른다.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는 플레이어가 소통할 수 있
59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는 모든 극적인 요소를 담고 있는 하나의 우주다. 스토리월드를 한 번 거치면 하나의 이야기가 나온
다. 좋은 스토리월드는 충분히 풍요로워서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게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게임은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 플레이어는 같은 게임을 수없이 반복하면서도
매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 게임 속의 경험은 다음처럼 이야기로 만들 수 있다.
새로운 스테이지에 도달하자 괴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왼쪽으로 피해 녀석을 날려버렸다. 그러자 또 다른
괴물이 다가왔다. 나는 장애물을 피해 측면으로 돌아 그 괴물도 처치했다. 또 다른 장애물 위로 올라서니
이번에는 괴물 다섯 마리가 보였다. 녀석들 가운데로 수류탄을 던졌다. 폭발음과 동시에 살아남은 괴물들
을 제거하기 위해 달려갔지만, 옆에 숨어있던 다른 괴물에게 붙잡혀 생명력의 절반을 잃어버렸다. 달아나
려 했지만, 녀석은 나를 바짝 뒤쫓았다. 총을 네 발이나 쐈는데도 괴물은 죽지 않았고, 난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결국 죽고 말았다.
이것은 의심할 여지 없는 한 편의 이야기다. 하지만 흥미롭지는 않다. 재미있는 경험일 수는 있지만
이런 이야기로 가득한 소설을 읽는다고 상상해보자. 언제까지 흥미로울 수 있을까? 게임은 굉장한 경
험이지만 이야기 자체로 흥미롭지는 않다.
3.1 게임, 그 이상의 가치
우리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을 기존에 알던 틀에 맞춰 해석하려 한다. 예를 들어 19세기 아메리카
원주민은 기관차를 ‘철로 만든 말’이라고 불렀다. 20세기 중반 미국인들은 컴퓨터를 ‘기계로 된 거대
한 두뇌’로 인식했다. 마찬가지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이해하려는 사람들 역시 그들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유사한 경험인 게임에 의지했다. 어쨌든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도 게임처럼 컴퓨터로
플레이하고, 소통하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관차가 철로 만든 말이 아니고 컴퓨터도 기계로
된 두뇌가 아닌 것처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게임 속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게임을 ‘하나 이상의 장애물을 적극적으로 극복해가는 목표 지향적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로
60 1부 기초부터
정의한다. 이 정의는 거의 모든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에도 잘 들어맞는다. 게임에서 적은 이야기의
악역이고, 플레이어는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플레이어는 목표가 있고, 적은 그 목표를 방해한다. 이
정의대로라면 게임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차이는 명확하지 않다.
진짜 세상은 혼란스럽고 복잡하며 종종 아름답지 않은 현실과 뒤섞여있다. 쥐와 사슴과 사자를 포유
류로 정의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오리너구리나 고래는 어떨까? 포유류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들은
포유류의 범위를 확장하는 동물이다. 음식을 영양분이라고 정의한다면 칼로리가 없는 다이어트 콜라
는 음식에 포함될까?
게임 세계도 현실과 마찬가지로 혼란스럽고 복잡하다. ‘목표 지향의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라는
광범위한 정의가 학문적으로는 옳지만, 실제 비디오 게임에서는 훨씬 좁은 의미로 정의된다.
비디오 게임은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의 한 종류로, 단순하거나 폭력적이고 보여주는 외적 요소가 매우
중요하며, 플레이어는 손과 눈을 이용해 퍼즐을 풀거나 자원을 관리해야 한다. 
이 정의가 모든 비디오 게임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더라도 대부분을 망라한다. 정의라기보다는 특징
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제 비디오 게임의 기본 요소를 이야기와 하나하나 비교해보자.
3.1.1 단순하거나 폭력적인 주제
게임의 단순하거나 폭력적인 주제는 게임과 이야기 사이에서 큰 차이를 보여준다. 어린이를 위한 이
야기는 분명 단순하지만, 전체 이야기는 주제와 이야기 구조의 복잡도에 따라 달라진다. 심지어 터
미네이터나 고질라처럼 단순한 영화조차 가장 복잡한 비디오 게임보다 복잡한 캐릭터와 섬세한
이야기 구조를 가진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플롯은 게임보다 훨씬 복잡하다.
3.1.2 외적 치장에 크게 의존
게임과 마찬가지로 영화에서도 외적 치장은 중요하다. 최근 컴퓨터 그래픽의 발전은 경이로운 영상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외적 치장에만 의존하는 영화는 흥행에 실패하곤 한다. 1990년대에 유행한 여러
61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환상적인 공룡 영화 중에서 쥬라기 공원 말고 기억나는 영화가 있는가? 영화는 가능한 모든 부분에
서 외적 요소를 이용하지만, 그 목적이 꼭 흥행은 아니다. 외적 요소는 거들뿐, 이야기가 먼저다.
3.1.3 손과 눈의 협업
손과 눈의 협업을 활용하는 영화 캐릭터도 물론 존재한다. 스타워즈에서 제다이의 칼싸움이나 액
션 영화의 아슬아슬한 장면을 떠올려보자. 그러나 물리적인 행동은 액션 영화 이외의 장르에서는 중
요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심지어 액션 영화에서조차 육체적 강인함이 명석한 두뇌에 당하곤 한다.
터미네이터에서 줄곧 로봇으로부터 숨고 달아나던 주인공은 결국 로봇을 물리친다. 스타워즈: 새
로운 희망에서 루크 스카이워커가 데스 스타를 파괴한 건 육체적인 활약일지 모르지만, 궁극의 승
리는 그의 아버지인 다스 베이더가 황제의 공격으로부터 구해줌으로써 이루어진다. 이야기 측면에서
손과 눈의 협업은 부차적 요소일 뿐이다.
3.1.4 퍼즐 풀기
수많은 이야기가 퍼즐에 집중한다. 모든 미스터리 이야기는 정교한 퍼즐이며, 퍼즐은 종종 액션 영화
에서도 등장한다. 물론 그 역할은 이야기에 종속된다. 반면 대부분의 게임에 퍼즐이 등장하고, 어떤
게임은 퍼즐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게임 디자이너에게 퍼즐을 쓰지 말라고 하면 게임 산업 전체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반면 영화에 퍼즐을 포함시키지 말라고 하면 미스터리라는 한 장르만 잃게 될 뿐
이다. 더구나 이야기에서의 퍼즐은 게임에서보다 훨씬 섬세하고 사적인 장치다. 게임 퍼즐은 점프하
거나 회전하여 로켓을 발사하는 수준이지만, 이야기에서의 퍼즐은 종종 인간 행위의 복잡성까지 다
룬다. 추리 소설의 고전인 아가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의 푸아로Poiro,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에 등장하는 명탐정 미스터
리물을 예로 들어보자. 할로 저택의 비극The Hollow에서 푸아로는 용의자의 집에서 흙으로 된 말 두
상을 발견한다. 용의자가 말을 경멸했다는 기억을 떠올리면서, 푸아로는 그 조각상이 예술적인 이유
로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알아차리고 그의 집에서 살인도구를 찾아낸다.
3.1.5 자원 관리 기술
이야기에서 자원 관리는 항상 허술하다. 6연발 권총에서 발사되는 총알은 항상 여섯 발보다 많다.
‘저 놈이 여섯 발을 다 쏘았나, 아니면 다섯 발만 쏘았나?’라고 세고 있는 더티 해리만 빼고 말이다.
반지의 제왕에서 아라곤, 레골라스, 김리는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몇 날 며칠을 돌아다닌다. 그러나
62 1부 기초부터
게임은 온갖 자원 관리 과제를 플레이어에게 떠넘긴다. 이야기에는 회계에 대한 걱정이 없지만(주인
공에게 압박을 주는 장치로 등장할 수는 있겠지만),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탄약, 음식, 건강, 체력 문
제를 기꺼이 즐겁게 고민한다. 이런 점을 관찰하다 보면 이야기와 게임은 기껏해야 먼 사촌 정도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게임 관점에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시각화하는 것은 낙타로 고래를 표현하
려는 것과 같다. 낙타와 고래 사이에는 포유류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둘은 너무 달라서 결국 고래에
대한 오해만 낳을 뿐이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시스템은 ‘이야기가 있는 게임’이 아니다.
교훈 12
3.2 인터랙티브 영화
어떤 게임 디자이너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극적이고 재미있는 결정이 포함된 영화 같은 게임이
라고 주장한다. 스타워즈의 루크 스카이워커 같은 플레이어가 되어, 혹은 악에 맞서는 제다이 기사
가 되어 은하계를 누비는 모험을 한다면 정말 멋지지 않겠는가?
이럴 가능성은 할리우드에서 재능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영화 제작자 지망생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이들은 저예산으로 제작할 수 있는 이 강력한 툴로 영화적 실험을 하려고 했으며, 영화에 상호작용을
더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인터랙티브 영화라고 부르는, 즉 모든 점에서 상호작용이 가미된 영
화가 나오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영화를 처음 기획할 때부터 “상호작용을 어떻게 추가하지?”라고 묻는 것은 새로운 컴퓨터 마
우스를 디자인하면서 “여기에 어떻게 비디오를 추가하지?”라고 묻는 것만큼이나 어리석다. 무작정
다른 하나를 추가한다고 해서 서로 다른 두 아이디어가 조화를 이룰 수는 없다. 강력 테이프로 물리
적으로 묶는 것이 아니라 그 둘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해야 한다.
3.3 플롯 vs. 상호작용
많은 사람이 플롯과 상호작용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결론을 내린다. 학자들은 ‘상호작용’이라고 부
르는 것을 ‘에이전시’로, 또 ‘스토리’(혹은 플롯)를 ‘내러티브’라고 부른다. 웨스트민스터 대학 하이퍼
63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미디어 연구소의 앤디 캐머론Andy Cameron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인터랙티브 내러티브라는 말에는 큰 모순이 있다. 내러티브는 근본적으로 일차원적이라서 상호작용이 없
기 때문이다. 
인터랙티브 스토리는 단순한 내러티브가 아니다. 이번에는 드렉셀 대학과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의
세 연구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컴퓨터 기반 인터랙티브 내러티브에서의 큰 어려움은 사용자 에이전시와 제작자의 통제 사이에서의 갈등
이다.
포르투갈 대학의 두 연구원은 아키텍처를 설계할 때 ‘제작자가 의도한 대로 사용자가 경험하도록’ 하
는 데 중점을 두었다.
어떤 권위자는 상호작용과 이야기 사이에는 공통점이 없다고 주장한다. 저명한 컴퓨터 과학자인 앤
드류 글래스너Andrew Glassner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컴퓨터 기반의 이야기와 게임을 위한 ‘인터랙티브 소설’의 인기는 놀랍다. 우리 문화 역사상 사람들이 이
야기에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사례가 있는가? 예를 들어 예수의 부활을 의심하는 토
마스Thomas, 예수의 12사도 중 한 명를 독실한 신자로 바꾼 성공적인 인터랙티브 소설의 사례가 있는가? 결코 없다.
이것은 상호작용에 대한 신화일 뿐이다. 이 신화에서는 상호작용은 게임을 더 좋게 만들고, 게임 디자이너
는 게임을 가능한 한 상호작용성을 높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상호작용의 힘에 대한 믿음은 사람들로
하여금 상호작용과 스토리텔링을 결합하도록 애쓰게 한다.  
글래스너 박사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전에 없었던 것임을 발견했다는 측면에서는 옳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면, 인터랙티브 워드프로세서나 인터랙티브 데이터베이스 관리, 인터랙티브 스프레드시
트, 인터랙티브 인터넷처럼 많은 것들이 이전에는 없었던 것이다.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에는 풍부한
64 1부 기초부터
상호작용이라는 프로세스에 인간을 개입시켜야만 가능했다. 하지만 사람을 상호작용에 쓰기에는 너
무 느리거나 비쌌다. 전에 없었던 것이라는 이유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무시한다면, 인류가 겪
는 지적인 모험 전체를 부인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3.3.1 상호작용 vs. 플롯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기술을 구축하기 어렵다고 해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불가능한 것은 아
니다. 이론적으로 상호작용과 플롯 사이에는 충돌을 피할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플롯을 바라
보는 여러 관점에서 그 문제점이 가장 잘 드러난다. 플롯 창작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고 재능과 창조
적 에너지가 모두 필요하다. 시시한 관객이 잘 짜여진 플롯과 소통하게 되면 플롯의 섬세한 균형을
망칠 수 있다. 잘 짜여진 플롯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작가들은 관객의 프로세
스 개입이 쓰레기를 만들 뿐이라고 주장한다. 상호작용이 관객으로 하여금 플롯 자체의 방향성에 개
입하게 한다면 분명히 상호작용과 플롯은 양립할 수 없다.
플롯에 대한 다른 사고방식도 충돌이 일어나는 부분이다. 상호작용의 주역들은 플롯을 비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가장 좋은 사례는 이드 소프트웨어id Software의 둠Doom 제작과 관련해 전해오는 미
심쩍은 일화에서 볼 수 있다. 당시 회사에서는 게임에 이야기를 얼마나 넣을지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고 한다. 한 무리는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다른 무리는 단순하
고 쉬운 액션 게임에 이야기는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결국 반-이야기 파가 이겼고, 패배자들은
회사를 떠났다. 이후 둠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게임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이것은 플레이어의 시
각에서 스토리텔링의 무용성을 보여준다. 둠 제작자인 존 카맥John Carmack은 “게임에서의 이야기는
포르노 영화에서의 이야기와 같다. 있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중요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여러분도 이제 플롯과 상호작용은 명확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론적으로도 그리고
실패 사례에서도 플롯과 상호작용은 화합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라는 꿈이 환상임을 보여준다.
내러티브와 상호작용이 서로 다른 것이라는 생각, 혹은 적어도 충돌한다는 믿음은 거의 보편적이다.
이 문제를 피상적으로만 보고 그렇게 믿어버리기 쉽다. 그렇지만 그렇게 쉽게 결론을 내버리기에는
너무 이르다.
65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3.3.2 자유의지 vs. 결정론
이 문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몇몇 똑똑한 사람들은 이와 비슷한 문제를 고민해왔는데,
바로 자유의지와 결정론이라는 고전 신학의 문제다.
수백 년 동안 이 주제와 씨름했던 기독교 신학자의 말을 이용해서 설명해보자. 신은 전지전능하다. 세
상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신이 설계한 선의의 계획에 따라 일어난다. 세상에는 분명히 악인이 있지
만, 그들 역시 신의 위대한 의도에 따라 만들어졌을 뿐이다. 신의 의도에는 자연현상뿐 아니라 사람들
의 행동도 포함된다. 따라서 끔찍한 재앙도 ‘신의 뜻’이고 살인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어떻게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질 수 있을까? 그들은 전능한 신의 손안에서 움직이는 인형일 뿐이다. 우리의 삶과 행
동은 모두 신이 만든 ‘플롯’에서 결정된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원죄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만다.
반면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면 신은 전지전능하지 않은 것이다. 이 경우 신은 우리의 행동을 제어
하거나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가 전지전능하지 않다면 어떻게 신에 대한 정의에 부합하겠는가?
명확하게 이것도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자유의지는 결정론과 충돌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과의 연관성은 명확해야 한다. 신학에서의 결정론은 스토리텔링에서의 플롯
과 유사하다. 플롯은 이야기의 결론을 위해 스토리텔러가 숙명지어 놓은 계획이다. 자유의지는 상호
작용과 비슷한데, 플레이어가 자신의 자유의지를 활용해야만 상호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학적
으로 더 명확하게 비유하자면, 이야기의 저자를 미니어처 우주의 창조자로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저
자는 캐릭터가 사는 상상 속의 세상을 만든다. 저자는 전능한 신과 같이 캐릭터의 행동과 운명을 결
정짓는다. 그리고 우주의 역사는 신에 의해 쓰인 거대한 이야기가 된다.
	잠깐! 게임 디자이너 역시 신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작은 세상을 만들고 그 세상을 신처럼 제어하죠. 그렇지만
게임 안에도 분명히 자유의지가 존재하는데요. 
정확하다. 거기에 우리의 대답이 있다. 게임 디자이너는 결코 플레이어의 경험을 명확하게 규정짓지
못한다. 그 대신 플레이어가 수행하게 하거나 행동을 제약하는 프로세스를 정한다. 플레이어가 이기
는 방법이 아닌 플레이어가 시도할 수 있는 규칙을 정할 뿐이다. 게임 세상은 플레이어가 자유의지를
펼칠 수 있는 질서 정연한 세상이다. 왜냐하면 게임 디자이너는 게임을 프로세스로 제어하기 때문이
다. 이것이 플롯 vs. 상호작용의 딜레마에 대한 해결책이다. 플롯은 사건을 구체화하지만, 프로세스
66 1부 기초부터
를 구체화하지는 않는다. 상호작용은 작가가 프로세스를 통해서 제어하도록 한다. 즉 플롯과 상호작
용은 서로 배타적이지만, 프로세스에 의한 내러티브는 상호작용과 완벽하게 공존할 수 있다.
참고로 기독교 신학자들은 750년 전에 이 결론에 도달했다. 언젠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전문가도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믿는다.
프로세스 주도 내러티브process-driven narrative와 상호작용은 충돌하지 않는다!
교훈 13
3.4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특별하다
여기서 결론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완전히 이색적이고 별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게임
이나 이야기에서 증명된 기술이라도 이 앞서가는 미디어에 적용할 수 없다. 사실 스토리텔러와 게임
디자이너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적용한 기술은 그들의 시야를 희미하게 할 뿐이다. 우리는 미
지의 바다를 항해하고 있으며, 이전의 바다에서 활용하던 규칙은 여기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그러니 기본으로 돌아가서 가장 근간이 되는 원칙에서부터 시작해보자. 상호작용의 가장 근본적인
법칙은 크로퍼드 소프트웨어 디자인 제1법칙, 즉 “플레이어는 무엇을 하는가? 동사는 무엇인가?”라
고 묻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의 플레이어는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하는가?”
대답은 분명하다. 첫째, 플레이어는 극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디자이너는
공간적 추론을 포함한 의사결정 과정을 자세하게 규정하고(빌딩 모퉁이에 있을까, 아니면 트럭으로
달려나갈까?), 어떤 디자이너는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한다(여기서 수류탄을 써버릴까, 아
니면 칼을 사용할까?), 또 다른 디자이너는 한두 개의 퍼즐을 던진다. 이들 중 어떤 결정도 극적으로
중요한 결정은 아니다. 그들은 스토리월드에 어떤 것도 추가하지 않는다. 이것이 인터랙티브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라고는 할 수 없다. 온실에 초록을 더하는 것은 딱히 더 나을 것
이 없는 것처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아무 연관성이 없는 상호작용을 더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
상호작용은 스토리텔링에서 완전히 독립적이거나 분리될 수 없으며, 둘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효과적
이다.
67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둘째,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결정에는 균형이 있어야 한다. 플레이어에게 양파 먹기와 드래곤에게
잡혀간 공주 구하기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선택의 수준이 너무 달라서 의미가 없다. 물론 꼭
완벽하게 균형을 맞출 필요는 없다. 즉 가치를 손상시키지 않는 선에서 어느 한쪽으로 조금 치우칠
수는 있지만, 심각하게 치우친다면 지루하거나 어리석어질 뿐이다. 한심한 게임 디자이너는 양파를
먹고 나서 입 냄새로 드래곤을 물리치도록 설정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 양파를 선택하는 것은 올바른
결정이긴 하지만, 현실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스꽝스러운 퍼즐이 된다.
이 깨달음은 전통적인 스토리텔러에게 고민을 던져주는데, 그들에게 가장 근본적인 규칙은 각 캐릭
터가 내리는 결정이 명확하고 자연스러워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워즈에서 루크 스카이워커
가 제다이인 오비완 케노비를 만나게 되는 계기는 R2D2가 달아나 버린 사건 때문이다. 루크는 모스
아이슬리 우주선 기지로 가던 중 제국군에게 죽게 되는 자와족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루크는 단순히
그의 삼촌의 죽음을 알게 되자, 앨더란 행성으로 가는 오비완과 동행하기로 한다.
이와 같은 고안장치는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에 필요하고 또 널리 쓰인다. 위대한 스토리텔러는 이 모
든 것을 완전히 자연스럽게 만든다. 그러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러는 이같이 치우친 결정을 뒤섞어
서는 안 되고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셋째, 스토리월드는 플레이어에게 많은 결정을 내리도록 해야 하는데, 그 대부분은 사소한 결정이다.
플레이어가 60초마다 삶과 죽음을 판가름하는 결정을 해야 하는 스토리월드는 만화처럼 보일 것이
다. 그래서 빈번한 결정은 사소하고 중대하지 않은 결정이어야 한다. 대화는 그런 결정을 위한 완벽
한 장을 열어준다. 게임에서 평범하게 쓰이는 초보적인 관계가 아닌 풍부한 대화 체계는 플레이어에
게 다른 캐릭터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극적인 전개를 유도한다.
플레이어는 극적으로 중요하고 균형 잡힌 결정에 자주 직면해야 한다(그림 3-1).
68 1부 기초부터
그림 3-1 플레이어의 결정에 균형 맞추기
이야기에서 작가는 극적으로 중요한 순간을 꾸준히 기다린다. 이야기의 모든 것은 그 중요한 순간을
위해 존재할 뿐이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완전히 다르다. 플레이어가 만들어내는 상황context으
로부터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기반을 만드는 사람은 제작자가 아니라 플레이어기 때문이다. 우리는
돈이냐 사랑이냐 하는 선택지를 주지 않는다. 그것은 너무 단순해서 재미가 없다. 대신 우리는 플레
이어에게 짧은 행동을 선택하게 하고, 그 행동들이 극적이면서 만족스러운 결론을 낼 수 있도록 상황
을 만들어나간다.
1장에서 다루었던 정신 모듈을 기억하는가? 그중 하나인 사회적 추론은 사람이 다른 사람의 행동에
어떻게 반응할지 연상하는 능력이다. 이는 후천적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기술이고 여성이 남성보다
더 뛰어난 편이다. 남자아이가 트럭과 총을 가지고 노는 동안 여자아이는 인형 놀이를 한다. 과연 누
가 사회적 추론 능력을 더 많이 배우게 될까?
3.4.1 사회적 추론의 역할
사회적 추론은 결코 결정적인 행동 하나에 집착하지 않는다. 개인적 관계는 작은 행동이 길게 이어
져 구축된다. 사회적 추론을 배우는 방법 중의 하나는 제인 오스틴Jane Austen의 책을 읽는 것이다. 오스
틴의 책들은 한 여성이 원하는 남자를 정하고, 그와의 연애를 이루어가는 복잡한 과정이 서술되어 있
다. 오스틴이 사용하는 동사의 목록을 수집해보자. 그 동사들은 사소하지만, 그것들이 누적되어 큰
결과로 이어진다. 『오만과 편견』에서 엘리자베스는 부유한데다 잘생겼고 도덕적인 귀족 다시Darcy를
69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사로잡음으로써 인생역전을 이뤄낸다. 그녀가 어떻게 이것을 성취할 수 있었는지가 이 소설의 줄거
리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 사용하는 동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매일 일어나는 상호작용이다. 물론 대
화의 요소도 여기 포함된다.
●	자신의 느낌을 다른 이에게 말하기 : “마시는 정말 쿨해”
●	제3자의 감정 전달하기 : “달라는 마시를 싫어해”
●	어떤 이의 특징이나 느낌을 사건과 연관시키기 : “지난번에 달라가 마시의 이름을 초대자 목록에서 빼먹었잖아”
●	거짓말하기 : “누구? 나? 아니야, 초대자 목록에서 네 이름을 뺀 건 내가 아니라고”
●	비밀 밝히기 : “달라가 그렇게 말하긴 했지. 하지만 난 달라가 네 이름을 빼는 걸 봤어”
●	제3의 인물에 의한 반박과 질문 : “달라가 그렇게 꼬인 애는 아니야”
더 높은 수준으로 가면 다음과 같은 동사가 등장할 것이다.
●	협상하다 : “내가 마시를 초대자 목록에 다시 넣는 데 동의하면, 넌 마시에게 행동 조심하라고 얘기해줄 거야?”
●	타협하다 : “달라에게 친절하게 대하기로 약속할게”
●	협박하다 : “파티에서 나를 모욕한다면, 그 자리에서 너를 쫓아버릴 거야”
●	요구하다 : “그냥 내 근처에 오지 마!”
이 동사들은 이야기가 진행되도록 한다.
스토리월드는 플레이어에게 결정적인 선택사항들을 주지 않는다. 대신 많은 수의 덜 중요한 선택사항을
준다.
교훈 14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네 번째 요소는 결정 후의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
다. 전통적인 스토리텔러는 이야기가 만족스러운 형태로 결론이 나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본능적으
로 이것을 싫어한다. 이는 전통적인 이야기에서는 맞지만, 이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적용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로미오와 줄리엣이 결혼하기로 결정된 낭만적인 스토리월드에서 플레이어인 로
미오가 줄리엣을 죽이려고 결정했다고 치자. 이것은 불가능하다. 줄리엣이 죽는다면 둘은 결혼할 수
가 없기 때문이다! 로미오가 권총을 뽑아 발사하자 기적적으로 모든 총알이 빗나간다! 다시 칼로 줄
리엣의 가슴을 찌르려 한다. 다시 우연히 예전에 선물한 펜던트가 로미오의 공격을 빗나가게 하고,
70 1부 기초부터
칼은 멀리 바닥 틈 사이로 빠져버린다. 이번에는 목을 조르려고 하지만, 줄리엣의 날카로운 목걸이에
그만 손을 찔려 고통 속에서 뒷걸음질친다...
이런 이야기는 너무 우스꽝스럽다. 플레이어가 정해진 줄거리에서 벗어나려 한다면, 그대로 두어야
한다! 처음부터 고정된 플롯을 만드는 것은 실수다. 낭만적인 스토리월드는 해피엔딩이 아니다. 낭만
이란 무엇인가? 낭만은 모든 다양성을 포함하고 있다. 행복한 결말, 비극적 결말, 화나는 결말, 재미
있는 결말까지도 말이다. 그래서 낭만을 추구하는 스토리월드는 이런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말도 안 돼. 어떻게 하나의 스토리월드에 그 많은 이야기를 다 넣을 수 있나요? 가장 위대한 이야기조차도 일
부밖에 못 다루잖아요. 
그것이 낭만처럼 방대한 주제를 갖는 스토리월드를 시도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대신 서로 경쟁하는
두 집안 사이의 연인 같은 스토리월드는 어떨까? 로미오와 줄리엣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장면에 대
해서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로미오가 줄리엣의 캐퓰릿 집안과 화해하려고 한다면 아마도 로미오는
줄리엣과 결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는 로미오는 살해되고, 줄리엣도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
다. 아니면 로미오는 줄리엣과 달아나는 데 성공하지만 줄리엣의 아버지가 보낸 부하에게 잡혀서 끝
내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 이야기에는 수많은 가능성이 있다. 전통적인 스토리텔러가 캐릭터를 결정
하기 위해 필요한 장치들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우리도 구체적인 중요한 주제에 여러 변수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 스토리월드가 일관된 메시지를 가질 수 있을까요? 로미오가 어떤 한 이야기에서는 비열한 남자고, 다른
이야기에서는 탐욕스런 멍청이고,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겁쟁이라면 그 스토리월드의 이야기가 어떻게 의미
를 가질 수 있죠? 
흰색과 검은색만 있는 이미지는 어떻게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모든 픽셀이 하얀색이어야만 하는
가? 당연히 아니다. 그림자는 빛만큼이나 눈에 띈다. 진정 어떤 것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진실
과 거짓을 모두 알아야 한다. 로미오 같은 플레이어가 비열한 사내, 바보, 겁쟁이처럼 행동한다면 그
스토리월드는 그런 선택의 결과를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그건 너무 절망적이라서 매번 실패하고 말 걸요! 
71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3.4.2 다른 시각으로 보기
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하는 작가가 자신이 쓰고 있는 글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워드프로세서를 비난할
수 있을까? 스프레드시트가 매출이 떨어졌다는 결과를 보여준다고 해서 스프레드시트가 나쁜 프로
그램이라고 할 수 있을까? 소프트웨어의 모든 관점과 목적은 우리가 안전하게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하며, 무엇이 일어나는지를 볼 수 있게 해준다. 상호작용은 우리 머릿속의 생각을 계속 뒤집
을 수 있게도 하고,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도 한다. [그림 3-2]는 이러한 개념을 보여준다.
그림 3-2 여러 각도에서 보는 다비드상
[그림 3-2]의 사진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으로,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진 찍히는 작품 중 하나다.
왼쪽 사진은 홀을 따라 다비드상으로 걸어갈 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 방향은 틀림없이 다비드상
을 보기 위한 가장 좋은 각도로, 가장 일반적으로 보여지는 각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다비드
상 주위를 걸을 수도 있고 다른 각도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만약 가장 좋은 시각이 하나만 존재한다
면 왜 미술관은 다른 각도에서도 감상할 수 있게 했을까? 뒤쪽에서의 시선이 우리에게 영감을 불러일
으키지 않는다면 왜 뒤에서도 다비드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을까?
이야기는 진실에 대해 완벽한 하나의 관점만 가지고 있다. 하지만 스토리월드는 덜 우아한 각도를 포함
한 입체적인 진실을 보여준다.
교훈 15
72 1부 기초부터
3.5 개인화
우리 개인은 지구상의 70억 명 중 한 명일 뿐이다. 우리를 개미굴에서 쉬지 않고 기어오르는 개미라
고 생각해보자. 하나의 개체로 우리를 가치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분명한 것은 어떤 분야에서 최
고가 되는 것에 우리의 가치를 둘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못하는 것을 혼자서 잘하기란 매
우 어려운 일이다. 게임을 만들고 싶은가? 세상에 얼마나 많은 뛰어난 게임 디자이너가 있을지, 그들
과 비교해 내 순위가 어느 정도일지를 생각해보라. 테니스를 치고 싶은가? 그러면 한 손을 등 뒤에 묶
고도 당신을 이길 수 있는 뛰어난 선수가 얼마나 많은지를 상상해보라. 요리, 사진, 프로그래밍, 정원
가꾸기, 모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여러분을 손톱의 때 같은 존재로 깎아내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생명체일 뿐이지 않은가?
	손톱의 때라니! 너무 심하지 않나요? 
좀 과격하게 표현했을 뿐이다. 여러분이 테니스를 친다면 여러분에게는 여러분만의 독특한 테니스
스타일이 있을 것이다. 그 스타일은 오로지 그 사람만의 것이며 어느 누구도 그렇게 치는 사람은 없
을 것이다. 최고의 방식은 아닐 수 있지만, 개인적 스타일이다. 빠른 움직임이나 강력한 파괴력을 가
지고 있을 수도 있고, 혹은 우아한 모습으로 칠지도 모른다. 단지 테니스 치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하
나의 온전한 개인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든 파스타는 세상의 어떤 파스타와도 다르다. 글에도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비록 키는 틀릴지라도 아무도 내가 노래하는 느낌을 완벽하게 따라할 수는 없다. 우리
가 즐기면서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우리를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는 독특한 개인으로 만든다.
이런 인간 행동 법칙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도 적용된다. 스토리월드 작가가 자주 하는 실수는
완벽한 이야기로 플레이어를 즐겁게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다. 그 의도가 소설이나 영화를 찍을 때라
면 좋겠지만,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적용하는 것은 잘못이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의 스포
트라이트는 작가가 아니라 플레이어가 받아야 한다. 만약 우리가 작가로서 세상의 이목을 끌고자 한
다면, 전혀 인터랙티브하지 않은 이야기가 나올지 모른다. 좋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플레이어
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 즉 플레이어에게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다양
한 상호작용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73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3.6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될 수 없는 것은?
나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전통적인 스토리텔링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전통적인 스
토리텔링에서는 보이지 않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만의 특성을 설명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즉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에 포함되는 대안, 창의적인 옵션, 실시간 플레이 같은 몇몇 요소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 쓰일 수 없다.
3.6.1 제3의 대안은 없다
예를 들어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는 내가 ‘제3의 대안’이라고 부르는 것은 쓸 수 없다. 제3의 대
안이란 주인공이 딜레마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하는 천재성을 말한다.
영화 블레스 더 차일드Bless the Child에 비슷한 사례가 나온다. 이 영화에서는 고층 건물 꼭대기에서 한
광적인 악마 숭배자가 어린 소녀에게 말을 건다. 그는 소녀의 신앙심을 비웃고 시험하려 한다. 소녀
를 지붕 가장자리에 세우고 신앙심을 증명하라고 다그친다. 즉 신이 그녀를 구해줄 것이라 믿고 지붕
에서 뛰어내리거나, 신을 거부하고 자신과 함께 악마의 편이 되라는 것이다. 그 장면에는 어두운 그
림자가 가득하다. 소녀가 선택을 거부한다면, 광신도는 그녀를 지붕 밖으로 던져버릴지도 모른다. 초
조하고 긴장된 시간이 지나고 소녀는 광신도에게 돌아서서 웃으며 말한다. “먼저 해봐요!”
이 장면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두 가지 교훈을 준다. 첫째, 소녀의 대답이 보여주는 논리적인
과정을 생각해보자. 소녀는 자신에게 뛰어내리길 강요하는 광신도에게 같은 것을 요구함으로써 그가
믿는 악마의 존재를 증명하라고 역 제안한다. 광신도가 뛰어내리지 않는다면, 악마가 그녀에게 뛰어
내리라는 요청도 가능하지 않다. 그는 위선자로 밝혀지고, 그가 제안한 양자택일 논리는 무너지게 되
는 것이다. 이것은 관객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대안이다. 나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 이런 놀라
운 선택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제3의 대안은 너무 복잡하고 인간 본성에 관한
심도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이러한 대안 제시는 아마도 다음 세기에나 가능할 것 같다.
둘째, 설사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시스템이 천재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플레이
어에게 제공할 수는 없다. 만약 플레이어에게 소녀의 다음 행동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이런 선택 목록
이 나오게 될 것이다.
74 1부 기초부터
1 	신이 구해주길 바라면서 지붕에서 뛰어내린다.
2 	신을 거부하고 악마와 손을 잡는다.
3 	“먼저 해봐요!”라고 대답한다.
세 번째 선택만 의미 있어 보이기 때문에 이것은 진정한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 이 장면은 영화에서
는 위대한 드라마의 힘을 보여주지만,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에서는 실패로 끝난다. 영화에서 관객
들이 소녀의 대답에 즐거웠던 이유는 그런 선택을 기대하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그 장면을 다시 상영
하고, 소녀 대신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등장한다고 상상해보자. 광신도가 아놀드에게 두 가지 중에
선택하라고 한다면, 관객은 아마도 아놀드가 “잘 가게, 친구”라고 외치면서 광신도를 무찌를 것이라
기대할 것이다. 이런 장면에는 놀라움도, 극적인 면도 없을 것이다.
3.6.2 창의적 대안
‘창의적 대안’은 제3의 대안의 변형이다. 내가 개발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기술을 검토했던 한 사
람이 창의적인 대안이 없다고 불평했다. 무슨 뜻이냐고 묻자, 내가 미리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과연 제작자도 생각하지 못한 선택을 제공할 수 있을까? 이것이 딜레마다.
3.6.3 실시간 플레이
스토리월드에서의 시간 흐름은 상당히 흥미롭다. 전통적인 플레이어는 실시간 플레이를 기대한다.
시간은 일정한 속도로 흐르는데, 상황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는 플레이어는 중요한 기회를 놓칠지도
모른다. 이에 대한 해답은 턴 방식 플레이turn-sequenced play다. 즉 플레이어가 선택을 내린 후에만 다음
선택지가 제공되고 게임을 더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 시간의 흐름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몇 번 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첫 사례
는 1955년 로자 프라이탁Rosa Freitag이 만든 믹스드 이모션Mixed Emotions이다. 여기서는 결혼생활 문제
에 직면한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비디오를 활용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그녀의 머
리 위로 푸른 아이콘과 붉은 아이콘이 나타날 때마다 멈추어서 생각을 한다. 푸른 아이콘은 도덕적으
로 보수적인 행동을 가리키고, 붉은 아이콘은 모험적이거나 위험한 행동을 가리킨다. 플레이어는 이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몇 초 안에 아이콘을 선택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푸른
아이콘이 선택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시스템은 성공적인 실시간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보여
75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주는데, 그 선택들이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마이클 마티아스Michael Mateas와 앤드류 스턴Andrew Stern이 만든 퍼사드Façade는 더 야심찬 프로젝트였
다. 이 획기적인 스토리월드는 최초의 진짜 스토리월드였으며, 이 게임도 실시간 플레이를 이용했다.
나는 턴 방식을 더 좋아한다. 플레이어에게 상황을 판단하게 하고, 어떤 선택을 할지 기회를 주는 것
이 필요하다. 실시간 플레이에서 플레이어가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얼마나 길지는 알 수
없다. 결과적으로 실시간 플레이는 플레이어에게 쫓기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데, 이것은 드라마가 있
는 상호작용에는 적절치 않다. 이 부분이 비디오 게임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또 다른 차이점
이다.
3.7 마치며
이 장에서 기억해야 할 중요한 교훈은 다음과 같다.
●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는 ‘이야기가 더해진 게임’이 아니다.
●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는 ‘상호작용이 더해진 영화’가 아니다.
●	플롯과 상호작용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	프로세스 중심의 내러티브와 상호작용 사이에는 모순이 없다.
●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는 몇 개의 중요한 결정이 아니라 다수의 사소한 결정으로 이루어진다.
774장 추상화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이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라는 새로운 개념에 대한 편견을 만들고
이해하기 어렵게 한다.
2부 생각의 전환
4장_ 스토리텔링을 더 추상화된 방식으로 생각하라.
5장_ 동사로 표현되는 ‘행위’의 측면에서 생각하라.
6장_ 스토리월드 설계에 수학을 이용하라.
7장_ 인문학과 과학을 분리하는 편견을 극복하라.
90 2부 생각의 전환
chapter
5
동사적 사고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동사적 사고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동
사적 사고는 일반적이지 않아 부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개념
이다. 동사적 사고와 명사적 사고는 마치 음과 양의 개념처럼 인식할 수 있다.
5.1 동사와 명사
우주란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을 나열한다. 우주는
수많은 별, 은하계, 행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주의 한구석인 지구에는 바위, 나무, 동물, 식물, 집,
차 등이 있다. 우주를 완벽하게 묘사하기 위해 우리는 그 안의 모든 것을 나열해야만 한다. 개념은 단
순하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우주의 정의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다. 우주를 형성하는 프로세스, 즉 우주에 작동하는
힘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보자. 우주를 물질이 아닌 사건이라는 시각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
어 나무는 뿌리, 줄기, 껍질, 가지, 잎사귀의 총합으로 볼 수도 있지만 광합성, 영양분 흡수, 세포 분
열, 물의 이동과 같은 프로세스 시스템으로 볼 수도 있다.
우주를 바라보는 이 두 가지 방식은 현실에서 음과 양에 해당한다. 음양은 사고의 다양한 측면을 보
여준다. 언어학에서 언어를 이루는 기본 요소는 명사와 동사다. 명사는 사물을 지칭하고, 동사는 사
건을 묘사한다. 명사는 존재를 말하고, 동사는 행동을 말한다. 이 둘을 조합하면 하늘 아래 모든 것을
915장 동사적 사고
설명할 수 있다. 음과 양은 다른 분야에서도 나타난다.
●	경제학에서 상품은 사물이고, 서비스는 행동이자 원하는 프로세스다. 상품은 거의 영원하지만 서비스는 순간이다.
●	물리학에서 입자는 사물이고, 파동은 일시적인 프로세스다.
●	군사 전략가는 군의 자산과 군의 운영을 고민한다. 군 자산이란 병력, 무기, 전쟁에서 쓰일 탄약이고, 운영이란 군
사 행동이다. 자산과 운영을 합친 것이 바로 군사학이다.
●	프로그래머는 이런 이분법에 더 익숙하다. 메모리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CPU는 데이터를 처리한다. 데이터는 컴
퓨터의 명사며 나누어지고, 분류되고, 반복되는 대상이다. 반면 컴퓨터의 동사라 할 수 있는 프로세스는 나누고,
분류하고, 반복하는 주체다.
●	공장 관리자도 마찬가지다. 공장은 부품, 즉 운영에 필요한 명사로 시작된다. 그리고 상품을 만들기 위한 노동, 즉
운영 측면의 동사가 필요하다.
[표 5-1]은 명사와 동사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근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표 5-1 명사(사물)와 동사(프로세스)의 비교
명사 개념 동사 개념 명사 개념 동사 개념
상품 서비스 사실 원리
입자 파동 진실 논리
자산 운영 지식 이해
데이터 프로세스 부품 노동
숫자 알고리즘 인물 구성/각색
5.1.1 회색, 흑과 백 사이의 중간색
명사와 동사는 흑백 논리로 나뉘기보다는 그 중간에 여러 회색 지점이 존재한다.
●	언어 : 명사는 동사가 될 수 있고(“그 메모는 삭제해!”), 동사는 명사가 될 수 있다(“재미있는 놀이였어”). 이 과정
에서 단어의 정의는 희미해진다. ‘삭제’는 원래 명사인가, 동사인가? ‘놀이’는 어떤가?
●	경제학 :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산다면 우리가 구매한 것은 햄버거 자체인가, 아니면 패드스푸드점에서 받
은 서비스인가? 만약 세무사를 고용한다면 그것은 세금 환급이라는 상품을 사는 것인가, 아니면 세무사에게서 서
비스를 받는 것인가?
●	물리학 : 파동·입자의 이중성은 이해하기 어렵다. 만약 전자에 입자와 파동을 구분하는 실험인 이중 슬릿 실험
을 한다면 파동처럼 나뉠 것이다. 하지만 전자는 입자처럼 하나씩 검출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전자는 파동인가,
입자인가? 상황에 따라 다르다. 거대한 물체는 입자처럼 움직이고, 작은 물체는 파동처럼 움직인다. 하지만 결코
그 움직임을 한 측면으로만 제한할 수는 없다. 때로는 입자처럼, 때로는 파동처럼 움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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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크로퍼드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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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크리스 크로퍼드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개정2판) : 게임 기획과 미디어 디자인에 부는 새로운 바람 초판발행 2015년 12월 1일 지은이 크리스 크로퍼드 / 옮긴이 최향숙 / 펴낸이 김태헌 펴낸곳 한빛미디어 (주) / 주소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7길 83 한빛미디어(주) IT출판부 전화 02 – 325 – 5544 / 팩스 02 – 336 – 7124 등록 1999년 6월 24일 제10 – 1779호 / ISBN 978 – 89-6848-240-3 93000 총괄 배용석 / 책임편집 김창수 / 기획 이복연 / 편집 김상수 디자인 표지·내지 강은영, 조판 이경숙 영업 김형진, 김진불, 조유미 / 마케팅 박상용, 송경석, 서은옥 / 제작 박성우 이 책에 대한 의견이나 오탈자 및 잘못된 내용에 대한 수정 정보는 한빛미디어(주)의 홈페이지나 아래 이메일로 알려주십시오. 잘못된 책은 구입하신 서점에서 교환해 드립니다. 책값은 뒤표지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한빛미디어 홈페이지 www.hanbit.co.kr / 이메일 ask@hanbit.co.kr CHRIS CRAWFORD ON INTERACTIVE STORYTELLING 2nd Edition Authorized translation from the English language edition, entitled CHRIS CRAWFORD ON INTERACTIVE STORYTELLING, 2nd Edition by CRAWFORD, CHRIS, ISBN 978-0321864970, published by Pearson Education, Inc, publishing as New Riders, Copyright © 2013. All rights reserved. No part of this book may be reproduced or transmitted in any form or by any means, electronic or mechanical, including photocopying, recording or by any information storage retrieval system, without permission from Pearson Education, Inc. KOREAN language edition published by HANBIT MEDIA INC., Copyright © 2015. 이 책의 한국어 판 저작권은 대니홍 에이전시를 통한 저작권사와의 독점 계약으로 한빛미디어(주)에 있습니다.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복제 및 무단 전재를 금합니다. 지금 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책으로 펴내고 싶은 아이디어나 원고를 메일 ( writer@hanbit.co.kr ) 로 보내주세요. 한빛미디어(주)는 여러분의 소중한 경험과 지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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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 4 신념과 에너지가 가득한 구루를 찾아서 오타쿠의 세계에 떠도는 말로, “덕 중의 덕은 양덕이다”라는 은어가 있다. 오타쿠를 한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마니아라고 정의한다면, 서양의 마니아는 그 깊이와 전문성에서 당대 최고라는 뜻일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마니아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 서양의 마니아들이 최고라 고 한다면 섭섭할지도 모르겠다. 누가 더 잘하느냐 하는 무의미한 순위 경쟁과는 별개로, 디즈니 애니메이션 <업UP>에 나온 것처럼 수백, 수천 개의 풍선에 매달린 집을 구현해 내는 창의성이나, 애니메이션 <월-EWall-E>의 주인공 로봇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도전정신을 보면 그들이 몰두하는 깊이와 규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한 분야의 가장 깊이 있는 혜안을 가진 구루라는 의미에서, 이 책의 저자 크리스 크로퍼드는 나에 게 다가온 최고의 양덕이었다. 이 책에는 게임이나 컴퓨터 공학뿐 아니라 수학, 인문학, 인류학을 넘나들며 그가 오랫동안 축적해온 지식과 혜안이 넘쳐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정의부터 구현 방법론, 실제 사례, 기존 미디어와의 차이점이나 학계 연구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주제를 총 망라한다. 또한, 중간중간 독자들이 궁금해할만한 사항에 대해서는 문답 형식의 설명을 더해줌으 로써 독자의 이해를 도와준다. 게임업계의 구루가 쓴 게임 스토리텔링 책을 소개하게 된 것은 큰 영광이다. 하지만 그에게 정말로 존경심을 갖게 된 것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번역을 할 때보다 그의 유명한 강의 ‘Dragon Speech’의 오래된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보았을 때였음을 솔직히 고백해야겠다. 그는 낡은 청바지에 이상한 윗도리를 입고 시종일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강의를 이어가다가 강 의의 마지막에 칼을 뽑고 소리를 지르며 강의장을 뛰쳐나갔다. 그 모습이 어찌나 진지한지, 나도 모르게 감탄하면서 그의 에너지에 대책없이 빠져들고 말았다. 옮긴이의 말
  • 7. 5 노작가의 신념과 에너지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라는 가장 최신의 미디어에서 유감없이 발현 되었다. 어느 누가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을 수 있을까. 더구나 그가 이 책의 초판을 썼던 2004년은 아직 인터랙티브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시기였는데도 말이다. 게임 기획을 담당하는 분이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 들께 이 책을 권한다. 다만 크리스 크로퍼드의 다소 도그마에 가깝게 느껴지는 언어라든지, 이 책이 2004년 초판의 2013년 개정판임을 감안했으면 좋겠다. 그의 블로그(http://www. erasmatazz.com/)에서도 굉장히 독특한 그의 생각을 많이 읽을 수 있기에 이를 참고하길 추천 한다. 이렇게 한 길을 꾸준히 걷고 있는 그에게 박수를 보내며, 그의 한결같은 신념이 쓸쓸히 부 럽다. 옮긴이_ 최향숙 옮긴이 최향숙 싸이월드와 삼성전자를 거쳐 현재는 트위터코리아에서 사업제휴를 담당하고 있으며, 예술과 언어에 관심이 많다.
  • 8. 6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새로운 분야다. 1980년대 후반에 처음 소개되었고, 1990년대에 다양 하게 시도되긴 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기 전까지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2010년이 되어서 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되었다. 워낙 새로운 분야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저마다 다르게 받아들여 자신만의 관점에서 해석하였다. 영화 제작자 는 영화의 일종으로, 비디오 게임 제작자는 게임으로, 컴퓨터업계 사람들은 인공지능으로 이해했 고, 예술가는 예술을 디지털화한 것으로 생각했다. 사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기존 분야의 확장이나 변주가 아니다. 물론 영화나 게임을 이해하 는 것이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터랙티브 스토 리텔링을 특정 분야의 연장선으로 이해하는 것은 곤란하다. 어린아이가 바다 수영을 처음 배울 때 바닷물에 몸을 띄우고, 물을 가르고, 결국 헤엄치게 되듯이 완전히 새로운 경험으로 이해해야 한다. 많은 분야가 다른 다양한 분야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좋은 영화 제작자는 광학이나 시 각, 카메라 기술뿐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알아야 하고, 훌륭한 게임 디자이너는 프로그래밍, 게임, 그리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알고 있어야 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도 마찬가지로 게임, 영 화, 스토리텔링, 프로그래밍, 그리고 수학 같은 분야와 얽혀있다. 이 책은 여러 관점에서 인터랙 티브 스토리텔링에 접근해보고자 한다. 먼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해서 는 안 되는 것에 대해서도 지면을 할애했다. 이 책의 초판은 2004년에 나왔는데, 그 후 지금까지 가장 근본적인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변했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8년간 내가 겪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핵심 적인 원칙을 설명하고, 기술적인 세부사항도 함께 전달하고자 했다. 물론 20년 후에는 그 기술들 도 다른 선진기술로 대체될 것이고, 나도 세 번째 개정판을 쓰고 있겠지만 말이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나의 글 스타일이 독자에게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점에 양해를 구하 고 싶다. 그 점에서 이 책의 편집자인 로빈Robyn에게 감사한다. 로빈은 복잡한 나의 글을 알기 쉽 들어가며
  • 9. 7 게 잘 다듬어주었다. 이 책을 쓰는 이유는 박식함을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독자가 인터랙티 브 스토리텔링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돕고 싶어서다. 독자가 이 책을 읽고 고민을 많이 해주길 바라기 때문에 다소 강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하기도 했음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여러분은 내가 생략한 틈새를 스스로 메울 만큼 똑똑할 테니, 시시콜콜한 이야기까 지 늘어놓아 독자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진 않다. 그러니 만약 책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 이 책을 정말 열심히 읽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나는 독자 여러분이 쉽게 마실 수 있는 식은 죽보다는 매운 고추를 대접하고 싶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으로의 여행 내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으로 긴 여행을 시작한 때는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는 게임이 예술의 한 매체로 발전하면서, 게임의 주제가 사물이 아니라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 게 된 시점이기도 하다. 모든 다른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미디어가 근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것이 지만, 유독 게임은 사물에 집착한다는 점에서 다른 미디어와 달랐다. 게임 안에서 사람들은 항상 무언가를 쫓거나 혹은 무언가에 쫓긴다. 때로는 누군가에게 총을 쏘거나 혹은 총에 맞는다. 끊임 없이 무언가를 찾고, 얻어내고, 돌아다니고, 옮기거나 파괴한다. 게임은 항상 어떤 사물에 대한 것이었지 사람 사이의 관계는 그 안에 없었다. 그것이 게임과 다른 미디어의 근본적인 차이였고, 그래서 나는 그 점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사람에 대한 게임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표현하기 위한 매우 단순 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것은 <가십Gossip>이라는 게임이었는데, 모든 플레이어가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말하는 것이었다. 다음 화면에는 총 7명의 캐릭터가 나오고 그중 상단 왼 쪽에 있는 사람이 플레이어다(그림 0-1).
  • 10. 8 그림 0-1 <가십> -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나의 초창기 게임 쉽게 말하면, 이 게임의 콘셉트는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누가 누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뒷담화하는 것이었다. 플레이어는 상대방이 선호하는 쪽으로 조심스럽게 맞장구치면서 호감을 쌓을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가십>이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타리Atari, 비디오 게임 업체는 무 너졌고, 이 게임은 실패했다. 다음 시도는 1987년의 <신뢰와 배신Trust & Betrayal>이라는 게임이었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 내가 만든 게임 중 가장 창의적인 작품이었다. 그때까지 나는 사람 관계에 대 한 게임에서 제일 큰 골칫거리는 언어라고 생각했다. 만약 상대방에게 직접 말할 수 없다면 의사 소통의 많은 부분을 놓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응하려면 언어 체계를 먼저 해결해야 했다(그림 0-2). 그림 0-2 <신뢰와 배신> - 내가 만든 게임 중 가장 창의적이었던 작품
  • 11. 9 이 게임에서는 서로 다른 외계인들이 텔레파시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서 나는 단순한 언어를 표현하는 87개의 아이콘을 제공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자신을 개 인화하고, 행동이나 동작을 강조하며, 감정을 가진 얼굴을 표현할 수 있었던 첫 번째 게임이었다. 하지만 역시 상업적으로는 실패했다. 나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1992년에 아서왕의 전설을 다룬 <아서왕의 죽음Le Morte DÁrthur>이라는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그림 0-3). 여기서 첫 번째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범용 엔진을 개발 했으며, 또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그래픽 캐릭터 얼굴을 고안했다. 그림 0-3 <아서왕의 죽음> -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그래픽 캐릭터를 지원한 게임 아쉽게도, 이 게임은 투자를 받지 못해 완성할 수 없었다. 몇 년 후, 일반 컴퓨터 이용자가 자신만의 스토리월드를 구축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시스템 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에 성공하여 <에라스마트론Erasmatron>이라는 대규모 시스템을 구축 했다. 이 시스템은 스크립트 언어, 코드 편집기, 발전된 언어 기능을 포함한 강력한 스토리텔링 엔진과 심지어 이용자가 자신만의 캐릭터 얼굴을 디자인할 수 있는 도구도 포함했다(그림 0-4).
  • 12. 10 그림 0-4 <에라스마트론> - 컴퓨터 이용자가 자신의 스토리월드를 만들 수 있게 만든 시스템 하지만 이 시스템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사용하기 너무 어려웠고, 일반 이용자에게는 더 욱 힘들었다. 우리는 몇몇 재미있는 스토리월드를 직접 만들었지만 불완전했고, 무엇보다 재미가 없어서 결국 <에라스마트론>도 실패했다. 2007년에 이르러서는 로라 믹슨Laura Mixon, 루이스 다진Louis Dargin, 그리고 패쿤도 도밍구에즈Facundo Dominguez를 채용해서 차세대 기술인 <스토리트론Storytron>에 도전했다(그림 0-5). <스토리트론>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매우 큰 도약이었고, 이 책에 소개된 많은 기술을 처음 선보인 주인공이다. 실 제로 우리가 만든 기술은 이 책에 서술한 것보다 훨씬 강력한 것이었다. 다만, <스토리트론>은 <에라스마트론>이 망하게 된 이유와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즉 너 무 복잡했다. 몇몇 스토리 작가의 열렬한 추종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완벽하고, 재미있고, 잘 돌 아가는 스토리월드를 구축할 수 없었다. 나는 스스로 <21세기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 21st Century>이 라는 스토리월드를 하나 만들었지만 평판이 좋지 않았고, 결국 2010년에 <스토리트론>을 포기 했다.
  • 13. 11 그림 0-5 <스토리트론>으로 만든 게임 이후로도 지금까지 나는 계속해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고민해왔다. 노력했지만 실 패했던 많은 실수를 주의 깊게 분석했다. 나는 다시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로 프로젝트를 시작하 고 있다. 그간의 수많은 실패가 성공을 위한 비옥한 토양이 되어줄 것이다. 지은이 크리스 크로퍼드 Chris Crawford <게임 개발자 회의>의 창립자다. 게임 디자인 관련 총 6권의 책을 저술했고, 칼럼 연재와 논문, 컨퍼런스와 대학 강연 등으로 종횡무진 하였다. 총 14개의 게임을 출시하였으며, 에너지 위기를 다룬 교육용 시뮬레이션 게임인 <에너지 자르Energy Czar>, 원자력 발전소 시뮬레 이션인 <스크램Scram>, 전쟁 게임인 <패튼 대 롬멜Patton versus Rommel>, 소셜 게임인 <가십Gossip>과 <신뢰와 배신Trust & Betrayal>, 아서왕을 주인 공으로 한 <엑스칼리버Excalibur> 등 다양하고 도전적인 장르를 개척하였다. 크로퍼드는 게임이 예술로 승화하기를 항상 꿈꿔왔으며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그 열쇠라 믿고 있다. 하지만 게임에 이야기를 넣는 단순한 형태가 아닌 게임 디자인 패러다임을 바꿔야 했다. 스토리텔링 자체가 인터랙티브해야 했던 것이다. 그래서 1990년대 들어서 는 자신의 모든 열정을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쏟아붓기 시작했다. 그는 이 분야에서 주요한 기술적 업적을 쌓았으며, 지금도 인터랙 티브 스토리텔링 업계를 이끌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 14. 12 1부 기초부터12 옮긴이의 말  ......................................................................   4 들어가며  ...........................................................................   6 1부 기초부터 1장 스토리텔링  .................................................................   20 1.1 스토리텔링의 역사  .......................................................   21 1.2 두 가지 사고 메커니즘  ...................................................   22 1.3 이야기의 본질  ............................................................   31 1.4 비주얼의 횡포  ............................................................   37 1.5 공간적 사고  ...............................................................   38 1.6 시간의 단절  ...............................................................   41 1.7 마치며  .....................................................................   41 2장 상호작용성  ................................................................   42 2.1 상호작용이란  .............................................................   42 2.2 타인에 대한 통찰  .........................................................   44 2.3 인간이 이해하는 방식   .....................................................   46 2.4 자아 통제  .................................................................   49 2.5 상호작용의 정도  ..........................................................   50 2.6 상호작용이 중요한 이유  .................................................   55 2.7 마치며  .....................................................................   57 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   58 3.1 게임, 그 이상의 가치  .....................................................   59 3.2 인터랙티브 영화  ..........................................................   62 3.3 플롯 vs. 상호작용  ........................................................   62 3.4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특별하다  .....................................   66 3.5 개인화  .....................................................................   72 3.6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될 수 없는 것은?  ...........................   73 3.7 마치며  .....................................................................   75
  • 15. 131장 스토리텔링 2부 생각의 전환 4장 추상화  ......................................................................   78 4.1 정의  .......................................................................   78 4.2 과학  .......................................................................   80 4.3 재무  .......................................................................   81 4.4 이 이야기의 교훈  .........................................................   83 4.5 신처럼 행동하기  ..........................................................   86 4.6 원칙을 사례로 바꾸기  ....................................................   87 4.7 마치며  .....................................................................   89 5장 동사적 사고  ...............................................................   90 5.1 동사와 명사  ...............................................................   90 5.2 사례 : 멀티미디어  ........................................................   94 5.3 동사적 사고 시작하기  ....................................................   96 5.4 마치며  .....................................................................   97 6장 애증의 수학  ...............................................................   98 6.1 수학 끌어안기  ............................................................   98 6.2 평범한 관계  .............................................................   100 6.3 모델링이라는 비유  .....................................................   101 6.4 마치며  ...................................................................   105 7장 인문학과 과학  ..........................................................   106 7.1 신경 생리학적 기반  ....................................................   107 7.2 게임과 이야기의 역사  ..................................................   108 7.3 충고와 예언  .............................................................   110 7.4 마치며  ...................................................................   113 13
  • 16. 14 1부 기초부터14 3부 진화하는 전략 8장 트리 분기법  .............................................................   116 8.1 전반적인 게임 구조  ....................................................   118 8.2 해법 : 상태 변수  ........................................................   122 8.3 마치며  ...................................................................   125 9장 인터랙티브 소설  .......................................................   126 9.1 텍스트 어드벤처  ........................................................   126 9.2 그래픽 어드벤처  ........................................................   127 9.3 인터랙티브 소설 : 텍스트 어드벤처의 후예  ..........................   127 9.4 퍼즐  .....................................................................   128 9.5 실제 사례  ...............................................................   129 9.6 개발 환경  ...............................................................   133 9.7 이것이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인가?   ................................   139 9.8 인터랙티브 소설의 미래   ..............................................   140 9.9 마치며  ...................................................................   141 10장 롤플레잉 게임  ........................................................   142 10.1 동사  ....................................................................   143 10.2 창의력을 발휘할 여지가 적다  ........................................   144 10.3 과잉 특화의 위험 : 코알라 vs. 염소  .................................   145 10.4 MMORPG는 어떤가?  ..............................................   147 10.5 관객  ....................................................................   148 10.6 마치며  .................................................................   149 11장 비디오 게임  ............................................................   150 11.1 고정된 이야기  .........................................................   151 11.2 여러 개의 결말  ........................................................   151 11.3 트리 분기법  ...........................................................   152 11.4 열린 이야기  ...........................................................   153
  • 17. 151장 스토리텔링 15 11.5 플레이어가 쓰는 이야기  ..............................................   154 11.6 비용 vs. 스토리텔링  ..................................................   154 11.7 마치며  .................................................................   156 4부 구성 기술 12장 모델링  ...................................................................   158 12.1 매체  ....................................................................   158 12.2 기본 모델링  ...........................................................   159 12.3 더 복잡하게  ...........................................................   162 12.4 프로세스 추상화  ......................................................   164 12.5 세부 항목  ..............................................................   166 12.6 마치며  .................................................................   169 13장 경계수  ...................................................................   170 13.1 초과   ...................................................................   172 13.2 경계수  .................................................................   174 13.3 종곡선과 사람들  ......................................................   176 13.4 기술적 세부사항  ......................................................   177 13.5 혼합 연산자  ...........................................................   178 13.6 부울 계산  ..............................................................   182 13.7 마치며  .................................................................   185 14장 성격 모델  ...............................................................   186 14.1 완결될 것  ..............................................................   186 14.2 간결할 것  ..............................................................   187 14.3 직교성, 겹치지 않을 것  ...............................................   187 14.4 행위로 구분하기  ......................................................   188 14.5 지나친 특수화  .........................................................   189 14.6 성격 특성의 종류  .....................................................   190 14.7 세 가지 핵심 성격 특성의 확장  ......................................   194
  • 18. 16 1부 기초부터 14.8 육체적 특성  ...........................................................   195 14.9 감정  ....................................................................   196 14.10 경향 공식  ............................................................   197 14.11 연습법 두 가지  ......................................................   199 14.12 마치며  ...............................................................   199 15장 운명  ......................................................................   200 15.1 듣기  ....................................................................   201 15.2 생각하기  ..............................................................   203 15.3 말하기  .................................................................   204 15.4 평가하기  ..............................................................   212 15.5 마치며  .................................................................   215 16장 동사와 사건  ............................................................   216 16.1 동사의 수  ..............................................................   216 16.2 동사 처리 일반화하기  ................................................   218 16.3 문장 구조  ..............................................................   219 16.4 계획과 사건  ...........................................................   220 16.5 사건 일지  ..............................................................   220 16.6 마치며  .................................................................   231 17장 언어  ......................................................................   232 17.1 디바이스를 활용해 대화하기  ........................................   232 17.2 사피어 워프 가설  .....................................................   233 17.3 진짜 언어 흉내 내기  ..................................................   234 17.4 새로운 언어 만들기  ...................................................   244 17.5 마치며  .................................................................   253 18장 스크립트 언어  ........................................................   254 18.1 필요한 것  ..............................................................   255 18.2 텍스트 생성을 위한 샘플 스크립트  ..................................   267 18.3 마치며  .................................................................   268 16
  • 19. 171장 스토리텔링 17 19장 엔진  ......................................................................   270 19.1 사건 기반 엔진  ........................................................   270 19.2 시간 기반 엔진  ........................................................   271 19.3 플롯 기반 엔진  ........................................................   277 19.4 마치며  .................................................................   278 20장 상위 레벨 구조  .......................................................   280 20.1 플롯 포인트  ...........................................................   280 20.2 목표  ....................................................................   283 20.3 예상  ....................................................................   283 20.4 마치며  .................................................................   290 5부 마무리하며 21장 학계의 연구  ............................................................   292 21.1 CiF  ....................................................................   295 21.2 프롬 위크  ..............................................................   296 21.3 CiF의 취약점  .........................................................   297 21.4 IRIS 프로젝트  ........................................................   298 21.5 마치며  .................................................................   299 22장 미래 전망  ...............................................................   300 22.1 이 시장은 거대하다  ...................................................   300 22.2 부정적 예측  ...........................................................   301 22.3 긍정적 예측  ...........................................................   302 22.4 마치며  .................................................................   305 더 읽을 거리  ...................................................................   307 찾아보기  ........................................................................   311
  • 20.
  • 21. 191장 스토리텔링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이해하기에 앞서 두 가지를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바로 상호작용성interactivity과 스토리텔링이다. 그 다음엔 이 둘이 합쳐지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아야 한다. 1부 기초부터 1장_ 스토리텔링은 오랫동안 많이 쓰였지만, 여전히 완전히 이해되 지는 않았다. 예술로서의 문학이라는 스토리텔링에는 어떤 것도 덧 붙일 수 없지만, 1장에서는 신경생리학이라는 다소 독특한 시각에서 스토리텔링에 접근해보고자 한다. 2장_ 개인 컴퓨터 혁명이 일어난 지 30년이 되었지만, 사람들은 여 전히 상호작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상호작용을 컴퓨터와 사용 자의 대화라고 생각해보자. 크로퍼드의 소프트웨어 설계 제1법칙을 꼭 기억해두길 바란다. 3장_ 상호작용과 스토리텔링을 하나로 합치면 인터랙티브 스토리텔 링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표현 도구를 얻게 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 텔링은 상호작용이 극대화된 영화도 아니고 이야기가 있는 비디오 게임도 아닌, 아주 새롭고 독특한 매체다.
  • 22. 20 1부 기초부터 chapter 1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이라고 하면 화롯불 주변에 둘러앉아 손자 손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가 떠오른 다. 이런 이미지는 즐거움과 사랑 같은 따뜻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인간이 단지 여가를 위 해 스토리텔링을 개발한 것은 아니다. 스토리텔링은 인류 문화 발전의 필수적인 요소로, 중요한 목적 을 위해 진화해왔다.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한 마리가 다른 고양이 뒤로 조용히 다가가 덤 벼들면 두 고양이가 치고받고 뒹군다. 그렇게 노는 고양이들이 귀여워 우리는 웃지 않을 수 없다. 고 양이들이 노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른 고양이가 되기까지의 몇 달을 그저 낭비만 하는 것은 아니다. 아기 고양이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데 필요한 기술을 배워야만 한다. 다가가기, 기습하기, 잡기, 할퀴 기, 물어뜯기야말로 고양이 세상에서 가장 중대한 기술이다. 쥐를 잡는 게 과연 쉬울까? 물론 나는 절 대 못 잡는다. 예를 들어 훌륭한 무기인 쥐의 이빨이 눈에서 불과 1cm 떨어져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 쥐가 눈을 할퀸다면, 한쪽 눈을 잃은 우리는 사냥은커녕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도 지장을 받을 것이 다. 그러면 어떻게 눈을 잃을 위험 없이 쥐를 잡을 수 있을까? 이것은 풀기 어려운 문제라서 익숙해지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사실 모든 사냥은 어렵고 많은 연 습을 필요로 한다. 이것이 바로 고양이들이 마지막 몇 달 동안 계속 연습하는 이유다. 다가가고 기습 하고 잡고 할퀴고 물어뜯으며, 때론 공격자가 되고 때론 희생양이 되기도 한다. ‘고양이 놀이’라는 것 이 사실은 ‘고양이 교육’인 셈이다. 그리고 이 놀이가 재미있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재미는 진정한 배움으로 이끄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 23. 211장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도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시간 낭비가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의 복잡성을 배울 수 있는 진지한 교육이다. 우리에게는 많은 놀이가 있지만, 스토리텔링은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놀이 에 속한다. 사실 스토리텔링은 아주 중요해서 우리는 살면서 계속해서 스토리텔링을 즐긴다. 스토리 텔링 없이 우리는 결코 복잡한 정보를 나눌 수 없었고, 따라서 문화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스토리 텔링은 인류 문화의 한 특성이 아니라, 인류 문화의 존재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1.1 스토리텔링의 역사 스토리텔링은 인류가 진화하며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결과다. 인류의 뇌는 초기 유인원이 직면했을 환경 속에서 도전과 그에 대한 응전으로 발전해왔다. 모든 주요한 문제들은 일종의 신체 변화를 가져 왔다. 즉 머리를 써서 문제를 풀게 되면 뇌의 특정 부분이 확장되었다. 이런 지적 능력은 뇌의 여러 부분의 조합으로 꿰맞춰졌는데, 이런 확장은 뇌의 한 부분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었다. 지적 능력이 개발됨에 따라 뇌의 다른 정신 모듈mental module도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동원되었다. 정신 모듈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각 모듈을 해부학적으로 정확하 게 파악할 수 없었다. 즉 뇌의 기능은 너무 복잡해서 하나의 정신 모듈이 다른 모듈로 섞여 들어가기 때문에 정신 모듈을 확인하는 일은 주관적인 과제가 되었다. 마치 모든 과학자가 파이를 조금씩 다르 게 자르는 것처럼. 그중에서 시공간, 사회적 추론, 환경 지식, 언어 이 네 모듈이 가장 인기 있었다. ● 시공간 모듈은 시각적 인식과 공간적 상상력을 다룬다. 대상까지의 거리를 산정하고, 표면과 형태를 파악하고, 주 변 환경을 살펴본다. 이것은 유일하게 잘 구분된 정신 모듈로 뇌의 뒷부분에 집중되어 있는데, 뒤통수를 맞으면 별이 보이는 이유다. ● 사회적 추론 모듈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예상할 수 있게 해준다. 실제로 침팬지에게서 관찰된 사회적 추론의 사례 가 있다. 침팬지 한 무리가 먹이 사냥을 나가서 각자 다른 구역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한 침팬지가 맛있는 과일을 찾았다. 주변에 있는 우두머리 침팬지가 이 사실을 알면 과일을 가로챌 것을 알기에, 이 침팬지는 아무것도 찾지 못한 것처럼 행동한다. 5분 후, 다른 침팬지들이 해안가로 가 아무도 없게 되자, 과일이 있는 쪽으로 다시 숨어들 어가 과일을 먹기 시작한다. 이때, 그 침팬지의 이상한 행동을 눈치챈 우두머리 침팬지가 나무 뒤에서 갑자기 나 타나 과일을 빼앗는다. 두 침팬지의 행동을 이끈 사고를 모두 계산해보자. 그 계산들이 우리가 사회적 추론이라고 말하는 것들이다. ● 환경 지식 모듈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기억한다. 하지만 수치를 다루지 않기 때문에 컴퓨터 데이터베이스 와는 다르다. 대신 환경 지식 모듈은 ‘if then 방식(~하면 ~하다)’ 문장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 부드러운 흙 위에 동물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으면, 동물이 최근 여기를 지나간 것이다. ○ 마른 진흙 위에 동물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으면, 동물은 제법 오래 전에 여기를 지나간 것이다.
  • 24. 22 1부 기초부터 ○ 뿔이 부드럽게 똑바로 펴져 있는 영양의 이름은 스틴복steenbok이다. ○ 뿔이 나선형인 영양의 이름은 일런드eland다. 수많은 이런 관계들이 우리 뇌에 심어져 있다. ● 언어 모듈은 다른 이들과의 복잡한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그 결과 우리 마음이 작동하는 법을 극적으로 바꾸었 다. 언어가 생기기 전에는 모든 것이 단순했다. 당면한 문제는 알맞은 정신 모듈로 이어졌고, 그 모듈이 최선의 방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행동을 결정했다. 그러나 언어는 그 촉수를 모든 정신 모듈에 보냈고, 결과적으로 언어 모듈이 시공간 모듈과 연결되지 않으면 눈으로 본 것에 대해서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언어는 모든 모듈과 연결되 어 있고, 이 연결은 인간의 사고에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문제와 그 문제에 가장 알맞은 정신 모듈이 일대일 로 대응하는 대신, 모든 정신 모듈이 문제 해결을 위해 작은 기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방식은 인간의 창의력 을 폭발적으로 발전시킨 반면에 결단력을 떨어뜨렸다. 요즈음 우리는 가장 먼저 떠오른 해결 방법을 확신할 수 없 게 되었다. 왜냐하면 잠시 후에 다른 모듈로부터 더 나은 생각이 도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1.2 두 가지 사고 메커니즘 사고 메커니즘은 두 가지가 있으며, 그중 패턴을 기반으로 한 메커니즘이 우세하다. 패턴 기반 사고 는 최초의 신경계가 만들어진 방식이기도 하다. 패턴 기반 사고는 빠르고 강력해서 입력 패턴이 뇌로 전달되면 뇌는 원래의 패턴과 새로운 패턴을 비교하고 대응 패턴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작은 동물 은 어떤 장면을 볼 때, 큰 이빨과 눈, 그리고 큰 발톱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패턴을 본다. 작은 동 물의 뇌는 그 패턴을 처리하는 동시에 행동으로 옮기는데, 말하자면 즉시 모든 근육을 움직여 뒤돌아 도망치게 한다. 이런 패턴 기반의 사고에는 큰 장점이 있다. 입력 패턴이 애매하거나 불확실한 것과 상관없이, 뇌는 어 떤 식으로든 그 패턴을 이해한다. 우리는 구름을 보고 사람 얼굴이나 동물을 떠올린다. 밤에 보이는 어 두운 형체는 괴물이나 귀신처럼 보이고, 바람에 섞인 희미한 소리는 사람 목소리처럼 들린다. 하지만 약 일이백만 년 전에 ‘연속 사고’라는 새로운 메커니즘이 개발되었다. 패턴 기반의 사고는 순 간적이어서 연속된 사건의 중요성을 추측할 수 없다. 예를 들어 1억5천만 년 전, 후기 쥐라기Jurassic 시 대, 숲의 바닥을 샅샅이 뒤지고 있는 쥐 모양의 포유류를 상상해보자. 오래된 쥐의 조상은 패턴 기반 으로만 사고하는 뇌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두 번째 쥐 포유류는 최신 신경 기술인 연속 사고를 터 득하고 있었다. 저기, 크고 위험한 공룡이 나타나 맛있는 먹잇감을 찾고 있다. 두 쥐는 모두 발소리를 듣고 숨기 위해 재빨리 달아난다. 공룡은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두리번거리며 쿵쿵 다가온다. 구식의 패턴 사고 쥐(첫 번째 쥐)는 큰 발걸음 소리를 듣고 생각한다. “헉! 큰 발걸음 소리! 위험해!” 그래서 그 쥐는 계속 숨어있는다. 그러나 최신의 새로운 연속 사고를 겸비한 쥐(두 번째 쥐)는 발걸음 소리
  • 25. 231장 스토리텔링 가 점점 약해져 간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 쥐는 “약해지는 발걸음 소리. 공룡이 가고 있다”고 생각 함으로써 숨어있던 곳에서 나와 다시 음식을 찾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두 번째 쥐는 첫 번째 쥐의 점 심을 먹게 된다. 어떤 쥐가 멸종했을까? 여기에 위험한 함정이 있다. 뇌의 뉴런은 연속 추론을 다루도록 디자인되지 않았다. 그래서 뉴런은 연속 추론에 서툴렀고, 그래서 수많은 뉴런이 필요했다. 그러나 연속 추론의 이점은 너무 막강해서 포유류 대부분은 수백만 년에 걸쳐 그전보다 더 크고 복잡한 뇌를 개발해왔고, 그 대부분은 연속 추 론 메커니즘을 위한 것이었다. 인간의 엄청나게 큰 뇌는 우리가 특별히 잘하는 복잡한 연속 추론을 다루기 위해 진화된 것이다. 오래된 정신 모듈인 시공간과 사회적 추론 모듈은 전적으로 패턴 기반 사고에 기대고 있다. 환경 지 식 모듈은 패턴 기반 사고와 연속 사고 모두를 사용한다. 그러나 언어 모듈은 거의 전적으로 연속적 인 구조다. 이걸 생각해보자. 단어는 연속된 소리고, 문장은 연속된 단어며, 이 책은 연속된 문장이 다. 언어는 수많은 연속 사고 그 자체다. 1.2.1 정신 모듈 상호작용 언어 발달이 의사소통에까지 다다르면 모듈 간의 환상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예를 들 어 환경 지식 모듈은 사회적 추론 모듈과 놀라운 방식으로 소통한다. 환경 지식 모듈은 인간으로 하 여금 기억 속에 있는 단순한 ‘if then’ 규칙을 떠올리면서, 환경 속에서 관찰하는 현상의 원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세상은 복잡해서 분명한 원인이 없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예를 들어 옛날 농 부들에게 중요한 문제였던 “비는 왜 오지?” 혹은 더 정확하게는 “가뭄은 왜 들지?”가 그렇다. 언어가 환경 지식 모듈과 사회적 추론 모듈을 연결하면 두 모듈은 이치에 맞는 대답을 얻기 위해 상 호작용한다. 신과 같은 강력한 존재는 자연 현상을 만들어냈다. 분명한 원인이 없는 현상은 신의 몫 으로 돌리고 신의 변덕스러운 행동으로 설명했다. 사회적 추론은 그 문제를 설명했을 뿐 아니라 신 을 달래야 한다는 해결책도 제시했다. 새로운 문제가 나타날 때마다 성직자들은 그 현상을 관장하는 다른 새로운 신을 알려줬다. 그래서 대부분의 고대 사회에는 신을 모신 거대한 신전과 그 신들의 관 할 구역이 있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항해를 떠나기 전에 파도를 지배하는 포세이돈에게 제물을 바 쳤고, 전쟁에 임하려면 아레스의 축복을 받고, 사랑을 이루려면 아프로디테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식 이다.
  • 26. 24 1부 기초부터 신들은 독단적이라 여겨졌기 때문에 그 시대에는 신들과 소통할 수 있는 누군가를 필요로 했다. 신과 소통하는 사람은 반드시 그 사회를 지배했기 때문에 그 자리의 지원자는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환경 지식 모듈은 언어 모듈과도 연관되어 있어 “환경 지식에 대한 연속 사고”를 만들어냈는 데, 그것이 바로 과학이다. 연속 사고는 기나긴 시간에 걸쳐 개발되었지만, 논리와 수학이라는 개념 이 확립되자 과학은 날아올랐다. 이렇게 되자, 과학과 종교의 갈등은 더 분명해졌다. 둘 다 환경 지식 모듈에서 나왔고, 둘 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이치를 설명하려고 했다. 종교는 사회적 추론의 길 을 택했고, 과학은 연속 사고의 길을 선택했다. 둘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각자의 마음속에 자 리잡은 두 모듈의 상대적 강도에 달려 있다. 모듈 간에는 4개의 상호작용이 더 고려되어야 한다. 그들을 둘씩 묶어 보면, 환경 지식이 있는 시공 간 모듈의 조합과 표현 예술을 낳은 사회적 추론으로 볼 수 있다. 시공간 추론이 언어 모듈과 결합하자 ‘쓰기’가 가능해지면서 문화 혁명으로 이어졌고, 언어 모듈이 사 회적 추론 모듈과 결합하자 스토리텔링이 나오게 되었다. 공간 추론 모듈을 언어 추론 모듈보다 더 강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의 모습을 단순화하면 [그림 1-1] 과 같다. 쓰기 스토리텔링 종교 과학 시각 예술시공간 언어 사회 환경 지식 그림 1-1 정신 모듈 상호작용
  • 27. 251장 스토리텔링 1.2.2 스토리텔링은 어떻게 생겨났나 스토리텔링은 언어로 하는 행위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이 언어에서 생겨났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 니다. 가장 작은 언어적 표현은 문장이다. 단어 자체로는 거의 소통할 수 없다. “영양이 달아나고 있 다”와 같이 문장은 중요한 정보를 전달한다. 이런 문장을 과거 시제로 얘기하면 작은 이야기가 만들 어진다. 스토리텔링에서 과거 시제를 없애기란 정말 어렵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은 언어 진화의 불가 피한 결과다. 스토리텔링은 보편적이다. 인류학자들은 스토리텔링이라는 전통이 없는 문화는 찾을 수 없었다. 그 렇다면 스토리텔링은 왜 보편적인가? 이야기가 어떤 문화적 지식을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하 는 운반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문화 정보를 전달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렇듯 스토리텔링과 언어와 문화는 모두 함께 발전해왔다. 그런데 정보는 왜 이야기로 전달되어야 하는가? 중요한 진실만 쉽고 간결한 목록으로 엮어 젊은이들 에게 기억되도록 할 수는 없는 걸까? 장황한 스토리텔링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일 텐데, 왜 어떤 문화 도 이런 훌륭한 대안을 적용하지 않았을까? 그 대답은 전달되는 정보의 성격과 관련이 있다. 대부분의 이야기 정보 콘텐츠는 사회적 추론과 연관 되어 있다. 일부는 환경 지식 모듈과 연결되지만, 이런 이야기 대부분은 신뢰, 성실, 인내와 같은 사 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사회적 관계에 대한 정신 모듈은 패턴 인식에 기대는데, 이는 패턴 형 태의 정보를 패턴 인식 정신 모듈로 보내기 위해서는 언어라는 순차적인 매체를 통해야 한다는 우스 꽝스러운 문제를 낳는다. 마치 병렬 데이터를 직렬 케이블로 보내거나 스페인 사람에게 중국어로 말 하는 것과 같이 데이터를 잘못된 포맷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포맷을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하나의 사고 메커니즘을 다른 방식으로 바꾸 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은 언어 발달 초기에 이러한 연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포맷 변환기다. 이야기란 여러 사건을 일렬로 나열한 것으로, 그 구조를 ‘줄거리plotline ’라 부른다. 이러한 선형성은 이 야기를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 나타나는 불가피한 결과다. 전체 이야기를 한번에 말할 수는 없다. 이 야기는 반드시 한 단계씩 말하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다 들을 때까지 그 이야기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만약 네트워크가 끊겨서 이메일 본문을 90%밖에 못 받았어도 내용 대부분을 파악할 수 있지 만, 영사기가 고장 나서 영화가 90%에서 끊겼다면 우리는 100% 환불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나머지 10% 없이는 그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 28. 58 1부 기초부터 chapter 3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1, 2장에서 이야기와 상호작용의 기본적인 개념을 정리했으니 이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보자. “인 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상호작용(인터랙티브)과 이야기(스토리)가 합쳐지면 어떻게 될까?”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과 연관된 용어가 범람하는 것을 보면 이 주제가 혼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 다. 여러 해 동안 우리는 “인터랙티브 스토리”,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인터랙티브 드라마”, “인 터랙티브 내러티브”, “인터랙티브 소설”, “인터랙티브 영화” 등 다양한 용어로 이 분야를 설명해왔다. 나는 그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 혼란에는 미묘하지만 중요한 이유가 있다. ‘인터랙티브 스토리’ 같은 용어는 단어 자체가 모순이 다. 이야기(스토리)는 데이터지 프로세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상호작용은 데이터가 아니라 프로세스 에서 일어난다. 데이터일 뿐인 이미지, 소리, 문자, 숫자는 바뀌지도 않고 서로 대화할 수 없지만, 프 로세스는 개입될 수도 있고 바뀔 수도 있다. 스토리텔링은 이야기와 달리 움직이는 프로세스라서 개 입되거나 변경되고 소통할 수 있다. 그래서 인터랙티브 스토리보다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더 적절한 용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담고 있는 상품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뭐시기?  나는 그것을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라 부른다.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는 플레이어가 소통할 수 있
  • 29. 59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는 모든 극적인 요소를 담고 있는 하나의 우주다. 스토리월드를 한 번 거치면 하나의 이야기가 나온 다. 좋은 스토리월드는 충분히 풍요로워서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게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게임은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 플레이어는 같은 게임을 수없이 반복하면서도 매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 게임 속의 경험은 다음처럼 이야기로 만들 수 있다. 새로운 스테이지에 도달하자 괴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왼쪽으로 피해 녀석을 날려버렸다. 그러자 또 다른 괴물이 다가왔다. 나는 장애물을 피해 측면으로 돌아 그 괴물도 처치했다. 또 다른 장애물 위로 올라서니 이번에는 괴물 다섯 마리가 보였다. 녀석들 가운데로 수류탄을 던졌다. 폭발음과 동시에 살아남은 괴물들 을 제거하기 위해 달려갔지만, 옆에 숨어있던 다른 괴물에게 붙잡혀 생명력의 절반을 잃어버렸다. 달아나 려 했지만, 녀석은 나를 바짝 뒤쫓았다. 총을 네 발이나 쐈는데도 괴물은 죽지 않았고, 난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결국 죽고 말았다. 이것은 의심할 여지 없는 한 편의 이야기다. 하지만 흥미롭지는 않다. 재미있는 경험일 수는 있지만 이런 이야기로 가득한 소설을 읽는다고 상상해보자. 언제까지 흥미로울 수 있을까? 게임은 굉장한 경 험이지만 이야기 자체로 흥미롭지는 않다. 3.1 게임, 그 이상의 가치 우리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을 기존에 알던 틀에 맞춰 해석하려 한다. 예를 들어 19세기 아메리카 원주민은 기관차를 ‘철로 만든 말’이라고 불렀다. 20세기 중반 미국인들은 컴퓨터를 ‘기계로 된 거대 한 두뇌’로 인식했다. 마찬가지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이해하려는 사람들 역시 그들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유사한 경험인 게임에 의지했다. 어쨌든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도 게임처럼 컴퓨터로 플레이하고, 소통하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관차가 철로 만든 말이 아니고 컴퓨터도 기계로 된 두뇌가 아닌 것처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게임 속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게임을 ‘하나 이상의 장애물을 적극적으로 극복해가는 목표 지향적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로
  • 30. 60 1부 기초부터 정의한다. 이 정의는 거의 모든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에도 잘 들어맞는다. 게임에서 적은 이야기의 악역이고, 플레이어는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플레이어는 목표가 있고, 적은 그 목표를 방해한다. 이 정의대로라면 게임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차이는 명확하지 않다. 진짜 세상은 혼란스럽고 복잡하며 종종 아름답지 않은 현실과 뒤섞여있다. 쥐와 사슴과 사자를 포유 류로 정의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오리너구리나 고래는 어떨까? 포유류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들은 포유류의 범위를 확장하는 동물이다. 음식을 영양분이라고 정의한다면 칼로리가 없는 다이어트 콜라 는 음식에 포함될까? 게임 세계도 현실과 마찬가지로 혼란스럽고 복잡하다. ‘목표 지향의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라는 광범위한 정의가 학문적으로는 옳지만, 실제 비디오 게임에서는 훨씬 좁은 의미로 정의된다. 비디오 게임은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의 한 종류로, 단순하거나 폭력적이고 보여주는 외적 요소가 매우 중요하며, 플레이어는 손과 눈을 이용해 퍼즐을 풀거나 자원을 관리해야 한다.  이 정의가 모든 비디오 게임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더라도 대부분을 망라한다. 정의라기보다는 특징 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제 비디오 게임의 기본 요소를 이야기와 하나하나 비교해보자. 3.1.1 단순하거나 폭력적인 주제 게임의 단순하거나 폭력적인 주제는 게임과 이야기 사이에서 큰 차이를 보여준다. 어린이를 위한 이 야기는 분명 단순하지만, 전체 이야기는 주제와 이야기 구조의 복잡도에 따라 달라진다. 심지어 터 미네이터나 고질라처럼 단순한 영화조차 가장 복잡한 비디오 게임보다 복잡한 캐릭터와 섬세한 이야기 구조를 가진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플롯은 게임보다 훨씬 복잡하다. 3.1.2 외적 치장에 크게 의존 게임과 마찬가지로 영화에서도 외적 치장은 중요하다. 최근 컴퓨터 그래픽의 발전은 경이로운 영상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외적 치장에만 의존하는 영화는 흥행에 실패하곤 한다. 1990년대에 유행한 여러
  • 31. 61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환상적인 공룡 영화 중에서 쥬라기 공원 말고 기억나는 영화가 있는가? 영화는 가능한 모든 부분에 서 외적 요소를 이용하지만, 그 목적이 꼭 흥행은 아니다. 외적 요소는 거들뿐, 이야기가 먼저다. 3.1.3 손과 눈의 협업 손과 눈의 협업을 활용하는 영화 캐릭터도 물론 존재한다. 스타워즈에서 제다이의 칼싸움이나 액 션 영화의 아슬아슬한 장면을 떠올려보자. 그러나 물리적인 행동은 액션 영화 이외의 장르에서는 중 요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심지어 액션 영화에서조차 육체적 강인함이 명석한 두뇌에 당하곤 한다. 터미네이터에서 줄곧 로봇으로부터 숨고 달아나던 주인공은 결국 로봇을 물리친다. 스타워즈: 새 로운 희망에서 루크 스카이워커가 데스 스타를 파괴한 건 육체적인 활약일지 모르지만, 궁극의 승 리는 그의 아버지인 다스 베이더가 황제의 공격으로부터 구해줌으로써 이루어진다. 이야기 측면에서 손과 눈의 협업은 부차적 요소일 뿐이다. 3.1.4 퍼즐 풀기 수많은 이야기가 퍼즐에 집중한다. 모든 미스터리 이야기는 정교한 퍼즐이며, 퍼즐은 종종 액션 영화 에서도 등장한다. 물론 그 역할은 이야기에 종속된다. 반면 대부분의 게임에 퍼즐이 등장하고, 어떤 게임은 퍼즐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게임 디자이너에게 퍼즐을 쓰지 말라고 하면 게임 산업 전체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반면 영화에 퍼즐을 포함시키지 말라고 하면 미스터리라는 한 장르만 잃게 될 뿐 이다. 더구나 이야기에서의 퍼즐은 게임에서보다 훨씬 섬세하고 사적인 장치다. 게임 퍼즐은 점프하 거나 회전하여 로켓을 발사하는 수준이지만, 이야기에서의 퍼즐은 종종 인간 행위의 복잡성까지 다 룬다. 추리 소설의 고전인 아가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의 푸아로Poiro,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에 등장하는 명탐정 미스터 리물을 예로 들어보자. 할로 저택의 비극The Hollow에서 푸아로는 용의자의 집에서 흙으로 된 말 두 상을 발견한다. 용의자가 말을 경멸했다는 기억을 떠올리면서, 푸아로는 그 조각상이 예술적인 이유 로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알아차리고 그의 집에서 살인도구를 찾아낸다. 3.1.5 자원 관리 기술 이야기에서 자원 관리는 항상 허술하다. 6연발 권총에서 발사되는 총알은 항상 여섯 발보다 많다. ‘저 놈이 여섯 발을 다 쏘았나, 아니면 다섯 발만 쏘았나?’라고 세고 있는 더티 해리만 빼고 말이다. 반지의 제왕에서 아라곤, 레골라스, 김리는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몇 날 며칠을 돌아다닌다. 그러나
  • 32. 62 1부 기초부터 게임은 온갖 자원 관리 과제를 플레이어에게 떠넘긴다. 이야기에는 회계에 대한 걱정이 없지만(주인 공에게 압박을 주는 장치로 등장할 수는 있겠지만),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탄약, 음식, 건강, 체력 문 제를 기꺼이 즐겁게 고민한다. 이런 점을 관찰하다 보면 이야기와 게임은 기껏해야 먼 사촌 정도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게임 관점에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시각화하는 것은 낙타로 고래를 표현하 려는 것과 같다. 낙타와 고래 사이에는 포유류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둘은 너무 달라서 결국 고래에 대한 오해만 낳을 뿐이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시스템은 ‘이야기가 있는 게임’이 아니다. 교훈 12 3.2 인터랙티브 영화 어떤 게임 디자이너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극적이고 재미있는 결정이 포함된 영화 같은 게임이 라고 주장한다. 스타워즈의 루크 스카이워커 같은 플레이어가 되어, 혹은 악에 맞서는 제다이 기사 가 되어 은하계를 누비는 모험을 한다면 정말 멋지지 않겠는가? 이럴 가능성은 할리우드에서 재능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영화 제작자 지망생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이들은 저예산으로 제작할 수 있는 이 강력한 툴로 영화적 실험을 하려고 했으며, 영화에 상호작용을 더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인터랙티브 영화라고 부르는, 즉 모든 점에서 상호작용이 가미된 영 화가 나오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영화를 처음 기획할 때부터 “상호작용을 어떻게 추가하지?”라고 묻는 것은 새로운 컴퓨터 마 우스를 디자인하면서 “여기에 어떻게 비디오를 추가하지?”라고 묻는 것만큼이나 어리석다. 무작정 다른 하나를 추가한다고 해서 서로 다른 두 아이디어가 조화를 이룰 수는 없다. 강력 테이프로 물리 적으로 묶는 것이 아니라 그 둘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해야 한다. 3.3 플롯 vs. 상호작용 많은 사람이 플롯과 상호작용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결론을 내린다. 학자들은 ‘상호작용’이라고 부 르는 것을 ‘에이전시’로, 또 ‘스토리’(혹은 플롯)를 ‘내러티브’라고 부른다. 웨스트민스터 대학 하이퍼
  • 33. 63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미디어 연구소의 앤디 캐머론Andy Cameron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인터랙티브 내러티브라는 말에는 큰 모순이 있다. 내러티브는 근본적으로 일차원적이라서 상호작용이 없 기 때문이다.  인터랙티브 스토리는 단순한 내러티브가 아니다. 이번에는 드렉셀 대학과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의 세 연구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컴퓨터 기반 인터랙티브 내러티브에서의 큰 어려움은 사용자 에이전시와 제작자의 통제 사이에서의 갈등 이다. 포르투갈 대학의 두 연구원은 아키텍처를 설계할 때 ‘제작자가 의도한 대로 사용자가 경험하도록’ 하 는 데 중점을 두었다. 어떤 권위자는 상호작용과 이야기 사이에는 공통점이 없다고 주장한다. 저명한 컴퓨터 과학자인 앤 드류 글래스너Andrew Glassner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컴퓨터 기반의 이야기와 게임을 위한 ‘인터랙티브 소설’의 인기는 놀랍다. 우리 문화 역사상 사람들이 이 야기에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사례가 있는가? 예를 들어 예수의 부활을 의심하는 토 마스Thomas, 예수의 12사도 중 한 명를 독실한 신자로 바꾼 성공적인 인터랙티브 소설의 사례가 있는가? 결코 없다. 이것은 상호작용에 대한 신화일 뿐이다. 이 신화에서는 상호작용은 게임을 더 좋게 만들고, 게임 디자이너 는 게임을 가능한 한 상호작용성을 높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상호작용의 힘에 대한 믿음은 사람들로 하여금 상호작용과 스토리텔링을 결합하도록 애쓰게 한다.   글래스너 박사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전에 없었던 것임을 발견했다는 측면에서는 옳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면, 인터랙티브 워드프로세서나 인터랙티브 데이터베이스 관리, 인터랙티브 스프레드시 트, 인터랙티브 인터넷처럼 많은 것들이 이전에는 없었던 것이다.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에는 풍부한
  • 34. 64 1부 기초부터 상호작용이라는 프로세스에 인간을 개입시켜야만 가능했다. 하지만 사람을 상호작용에 쓰기에는 너 무 느리거나 비쌌다. 전에 없었던 것이라는 이유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무시한다면, 인류가 겪 는 지적인 모험 전체를 부인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3.3.1 상호작용 vs. 플롯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기술을 구축하기 어렵다고 해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불가능한 것은 아 니다. 이론적으로 상호작용과 플롯 사이에는 충돌을 피할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플롯을 바라 보는 여러 관점에서 그 문제점이 가장 잘 드러난다. 플롯 창작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고 재능과 창조 적 에너지가 모두 필요하다. 시시한 관객이 잘 짜여진 플롯과 소통하게 되면 플롯의 섬세한 균형을 망칠 수 있다. 잘 짜여진 플롯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작가들은 관객의 프로세 스 개입이 쓰레기를 만들 뿐이라고 주장한다. 상호작용이 관객으로 하여금 플롯 자체의 방향성에 개 입하게 한다면 분명히 상호작용과 플롯은 양립할 수 없다. 플롯에 대한 다른 사고방식도 충돌이 일어나는 부분이다. 상호작용의 주역들은 플롯을 비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가장 좋은 사례는 이드 소프트웨어id Software의 둠Doom 제작과 관련해 전해오는 미 심쩍은 일화에서 볼 수 있다. 당시 회사에서는 게임에 이야기를 얼마나 넣을지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고 한다. 한 무리는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다른 무리는 단순하 고 쉬운 액션 게임에 이야기는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결국 반-이야기 파가 이겼고, 패배자들은 회사를 떠났다. 이후 둠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게임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이것은 플레이어의 시 각에서 스토리텔링의 무용성을 보여준다. 둠 제작자인 존 카맥John Carmack은 “게임에서의 이야기는 포르노 영화에서의 이야기와 같다. 있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중요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여러분도 이제 플롯과 상호작용은 명확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론적으로도 그리고 실패 사례에서도 플롯과 상호작용은 화합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라는 꿈이 환상임을 보여준다. 내러티브와 상호작용이 서로 다른 것이라는 생각, 혹은 적어도 충돌한다는 믿음은 거의 보편적이다. 이 문제를 피상적으로만 보고 그렇게 믿어버리기 쉽다. 그렇지만 그렇게 쉽게 결론을 내버리기에는 너무 이르다.
  • 35. 65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3.3.2 자유의지 vs. 결정론 이 문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몇몇 똑똑한 사람들은 이와 비슷한 문제를 고민해왔는데, 바로 자유의지와 결정론이라는 고전 신학의 문제다. 수백 년 동안 이 주제와 씨름했던 기독교 신학자의 말을 이용해서 설명해보자. 신은 전지전능하다. 세 상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신이 설계한 선의의 계획에 따라 일어난다. 세상에는 분명히 악인이 있지 만, 그들 역시 신의 위대한 의도에 따라 만들어졌을 뿐이다. 신의 의도에는 자연현상뿐 아니라 사람들 의 행동도 포함된다. 따라서 끔찍한 재앙도 ‘신의 뜻’이고 살인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어떻게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질 수 있을까? 그들은 전능한 신의 손안에서 움직이는 인형일 뿐이다. 우리의 삶과 행 동은 모두 신이 만든 ‘플롯’에서 결정된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원죄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만다. 반면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면 신은 전지전능하지 않은 것이다. 이 경우 신은 우리의 행동을 제어 하거나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가 전지전능하지 않다면 어떻게 신에 대한 정의에 부합하겠는가? 명확하게 이것도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자유의지는 결정론과 충돌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과의 연관성은 명확해야 한다. 신학에서의 결정론은 스토리텔링에서의 플롯 과 유사하다. 플롯은 이야기의 결론을 위해 스토리텔러가 숙명지어 놓은 계획이다. 자유의지는 상호 작용과 비슷한데, 플레이어가 자신의 자유의지를 활용해야만 상호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학적 으로 더 명확하게 비유하자면, 이야기의 저자를 미니어처 우주의 창조자로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저 자는 캐릭터가 사는 상상 속의 세상을 만든다. 저자는 전능한 신과 같이 캐릭터의 행동과 운명을 결 정짓는다. 그리고 우주의 역사는 신에 의해 쓰인 거대한 이야기가 된다. 잠깐! 게임 디자이너 역시 신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작은 세상을 만들고 그 세상을 신처럼 제어하죠. 그렇지만 게임 안에도 분명히 자유의지가 존재하는데요.  정확하다. 거기에 우리의 대답이 있다. 게임 디자이너는 결코 플레이어의 경험을 명확하게 규정짓지 못한다. 그 대신 플레이어가 수행하게 하거나 행동을 제약하는 프로세스를 정한다. 플레이어가 이기 는 방법이 아닌 플레이어가 시도할 수 있는 규칙을 정할 뿐이다. 게임 세상은 플레이어가 자유의지를 펼칠 수 있는 질서 정연한 세상이다. 왜냐하면 게임 디자이너는 게임을 프로세스로 제어하기 때문이 다. 이것이 플롯 vs. 상호작용의 딜레마에 대한 해결책이다. 플롯은 사건을 구체화하지만, 프로세스
  • 36. 66 1부 기초부터 를 구체화하지는 않는다. 상호작용은 작가가 프로세스를 통해서 제어하도록 한다. 즉 플롯과 상호작 용은 서로 배타적이지만, 프로세스에 의한 내러티브는 상호작용과 완벽하게 공존할 수 있다. 참고로 기독교 신학자들은 750년 전에 이 결론에 도달했다. 언젠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전문가도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믿는다. 프로세스 주도 내러티브process-driven narrative와 상호작용은 충돌하지 않는다! 교훈 13 3.4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특별하다 여기서 결론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완전히 이색적이고 별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게임 이나 이야기에서 증명된 기술이라도 이 앞서가는 미디어에 적용할 수 없다. 사실 스토리텔러와 게임 디자이너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적용한 기술은 그들의 시야를 희미하게 할 뿐이다. 우리는 미 지의 바다를 항해하고 있으며, 이전의 바다에서 활용하던 규칙은 여기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그러니 기본으로 돌아가서 가장 근간이 되는 원칙에서부터 시작해보자. 상호작용의 가장 근본적인 법칙은 크로퍼드 소프트웨어 디자인 제1법칙, 즉 “플레이어는 무엇을 하는가? 동사는 무엇인가?”라 고 묻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의 플레이어는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하는가?” 대답은 분명하다. 첫째, 플레이어는 극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디자이너는 공간적 추론을 포함한 의사결정 과정을 자세하게 규정하고(빌딩 모퉁이에 있을까, 아니면 트럭으로 달려나갈까?), 어떤 디자이너는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한다(여기서 수류탄을 써버릴까, 아 니면 칼을 사용할까?), 또 다른 디자이너는 한두 개의 퍼즐을 던진다. 이들 중 어떤 결정도 극적으로 중요한 결정은 아니다. 그들은 스토리월드에 어떤 것도 추가하지 않는다. 이것이 인터랙티브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라고는 할 수 없다. 온실에 초록을 더하는 것은 딱히 더 나을 것 이 없는 것처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아무 연관성이 없는 상호작용을 더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 상호작용은 스토리텔링에서 완전히 독립적이거나 분리될 수 없으며, 둘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효과적 이다.
  • 37. 67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둘째,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결정에는 균형이 있어야 한다. 플레이어에게 양파 먹기와 드래곤에게 잡혀간 공주 구하기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선택의 수준이 너무 달라서 의미가 없다. 물론 꼭 완벽하게 균형을 맞출 필요는 없다. 즉 가치를 손상시키지 않는 선에서 어느 한쪽으로 조금 치우칠 수는 있지만, 심각하게 치우친다면 지루하거나 어리석어질 뿐이다. 한심한 게임 디자이너는 양파를 먹고 나서 입 냄새로 드래곤을 물리치도록 설정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 양파를 선택하는 것은 올바른 결정이긴 하지만, 현실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스꽝스러운 퍼즐이 된다. 이 깨달음은 전통적인 스토리텔러에게 고민을 던져주는데, 그들에게 가장 근본적인 규칙은 각 캐릭 터가 내리는 결정이 명확하고 자연스러워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워즈에서 루크 스카이워커 가 제다이인 오비완 케노비를 만나게 되는 계기는 R2D2가 달아나 버린 사건 때문이다. 루크는 모스 아이슬리 우주선 기지로 가던 중 제국군에게 죽게 되는 자와족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루크는 단순히 그의 삼촌의 죽음을 알게 되자, 앨더란 행성으로 가는 오비완과 동행하기로 한다. 이와 같은 고안장치는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에 필요하고 또 널리 쓰인다. 위대한 스토리텔러는 이 모 든 것을 완전히 자연스럽게 만든다. 그러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러는 이같이 치우친 결정을 뒤섞어 서는 안 되고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셋째, 스토리월드는 플레이어에게 많은 결정을 내리도록 해야 하는데, 그 대부분은 사소한 결정이다. 플레이어가 60초마다 삶과 죽음을 판가름하는 결정을 해야 하는 스토리월드는 만화처럼 보일 것이 다. 그래서 빈번한 결정은 사소하고 중대하지 않은 결정이어야 한다. 대화는 그런 결정을 위한 완벽 한 장을 열어준다. 게임에서 평범하게 쓰이는 초보적인 관계가 아닌 풍부한 대화 체계는 플레이어에 게 다른 캐릭터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극적인 전개를 유도한다. 플레이어는 극적으로 중요하고 균형 잡힌 결정에 자주 직면해야 한다(그림 3-1).
  • 38. 68 1부 기초부터 그림 3-1 플레이어의 결정에 균형 맞추기 이야기에서 작가는 극적으로 중요한 순간을 꾸준히 기다린다. 이야기의 모든 것은 그 중요한 순간을 위해 존재할 뿐이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완전히 다르다. 플레이어가 만들어내는 상황context으 로부터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기반을 만드는 사람은 제작자가 아니라 플레이어기 때문이다. 우리는 돈이냐 사랑이냐 하는 선택지를 주지 않는다. 그것은 너무 단순해서 재미가 없다. 대신 우리는 플레 이어에게 짧은 행동을 선택하게 하고, 그 행동들이 극적이면서 만족스러운 결론을 낼 수 있도록 상황 을 만들어나간다. 1장에서 다루었던 정신 모듈을 기억하는가? 그중 하나인 사회적 추론은 사람이 다른 사람의 행동에 어떻게 반응할지 연상하는 능력이다. 이는 후천적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기술이고 여성이 남성보다 더 뛰어난 편이다. 남자아이가 트럭과 총을 가지고 노는 동안 여자아이는 인형 놀이를 한다. 과연 누 가 사회적 추론 능력을 더 많이 배우게 될까? 3.4.1 사회적 추론의 역할 사회적 추론은 결코 결정적인 행동 하나에 집착하지 않는다. 개인적 관계는 작은 행동이 길게 이어 져 구축된다. 사회적 추론을 배우는 방법 중의 하나는 제인 오스틴Jane Austen의 책을 읽는 것이다. 오스 틴의 책들은 한 여성이 원하는 남자를 정하고, 그와의 연애를 이루어가는 복잡한 과정이 서술되어 있 다. 오스틴이 사용하는 동사의 목록을 수집해보자. 그 동사들은 사소하지만, 그것들이 누적되어 큰 결과로 이어진다. 『오만과 편견』에서 엘리자베스는 부유한데다 잘생겼고 도덕적인 귀족 다시Darcy를
  • 39. 69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사로잡음으로써 인생역전을 이뤄낸다. 그녀가 어떻게 이것을 성취할 수 있었는지가 이 소설의 줄거 리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 사용하는 동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매일 일어나는 상호작용이다. 물론 대 화의 요소도 여기 포함된다. ● 자신의 느낌을 다른 이에게 말하기 : “마시는 정말 쿨해” ● 제3자의 감정 전달하기 : “달라는 마시를 싫어해” ● 어떤 이의 특징이나 느낌을 사건과 연관시키기 : “지난번에 달라가 마시의 이름을 초대자 목록에서 빼먹었잖아” ● 거짓말하기 : “누구? 나? 아니야, 초대자 목록에서 네 이름을 뺀 건 내가 아니라고” ● 비밀 밝히기 : “달라가 그렇게 말하긴 했지. 하지만 난 달라가 네 이름을 빼는 걸 봤어” ● 제3의 인물에 의한 반박과 질문 : “달라가 그렇게 꼬인 애는 아니야” 더 높은 수준으로 가면 다음과 같은 동사가 등장할 것이다. ● 협상하다 : “내가 마시를 초대자 목록에 다시 넣는 데 동의하면, 넌 마시에게 행동 조심하라고 얘기해줄 거야?” ● 타협하다 : “달라에게 친절하게 대하기로 약속할게” ● 협박하다 : “파티에서 나를 모욕한다면, 그 자리에서 너를 쫓아버릴 거야” ● 요구하다 : “그냥 내 근처에 오지 마!” 이 동사들은 이야기가 진행되도록 한다. 스토리월드는 플레이어에게 결정적인 선택사항들을 주지 않는다. 대신 많은 수의 덜 중요한 선택사항을 준다. 교훈 14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네 번째 요소는 결정 후의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 다. 전통적인 스토리텔러는 이야기가 만족스러운 형태로 결론이 나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본능적으 로 이것을 싫어한다. 이는 전통적인 이야기에서는 맞지만, 이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적용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로미오와 줄리엣이 결혼하기로 결정된 낭만적인 스토리월드에서 플레이어인 로 미오가 줄리엣을 죽이려고 결정했다고 치자. 이것은 불가능하다. 줄리엣이 죽는다면 둘은 결혼할 수 가 없기 때문이다! 로미오가 권총을 뽑아 발사하자 기적적으로 모든 총알이 빗나간다! 다시 칼로 줄 리엣의 가슴을 찌르려 한다. 다시 우연히 예전에 선물한 펜던트가 로미오의 공격을 빗나가게 하고,
  • 40. 70 1부 기초부터 칼은 멀리 바닥 틈 사이로 빠져버린다. 이번에는 목을 조르려고 하지만, 줄리엣의 날카로운 목걸이에 그만 손을 찔려 고통 속에서 뒷걸음질친다... 이런 이야기는 너무 우스꽝스럽다. 플레이어가 정해진 줄거리에서 벗어나려 한다면, 그대로 두어야 한다! 처음부터 고정된 플롯을 만드는 것은 실수다. 낭만적인 스토리월드는 해피엔딩이 아니다. 낭만 이란 무엇인가? 낭만은 모든 다양성을 포함하고 있다. 행복한 결말, 비극적 결말, 화나는 결말, 재미 있는 결말까지도 말이다. 그래서 낭만을 추구하는 스토리월드는 이런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말도 안 돼. 어떻게 하나의 스토리월드에 그 많은 이야기를 다 넣을 수 있나요? 가장 위대한 이야기조차도 일 부밖에 못 다루잖아요.  그것이 낭만처럼 방대한 주제를 갖는 스토리월드를 시도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대신 서로 경쟁하는 두 집안 사이의 연인 같은 스토리월드는 어떨까? 로미오와 줄리엣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장면에 대 해서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로미오가 줄리엣의 캐퓰릿 집안과 화해하려고 한다면 아마도 로미오는 줄리엣과 결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는 로미오는 살해되고, 줄리엣도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 다. 아니면 로미오는 줄리엣과 달아나는 데 성공하지만 줄리엣의 아버지가 보낸 부하에게 잡혀서 끝 내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 이야기에는 수많은 가능성이 있다. 전통적인 스토리텔러가 캐릭터를 결정 하기 위해 필요한 장치들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우리도 구체적인 중요한 주제에 여러 변수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 스토리월드가 일관된 메시지를 가질 수 있을까요? 로미오가 어떤 한 이야기에서는 비열한 남자고, 다른 이야기에서는 탐욕스런 멍청이고,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겁쟁이라면 그 스토리월드의 이야기가 어떻게 의미 를 가질 수 있죠?  흰색과 검은색만 있는 이미지는 어떻게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모든 픽셀이 하얀색이어야만 하는 가? 당연히 아니다. 그림자는 빛만큼이나 눈에 띈다. 진정 어떤 것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진실 과 거짓을 모두 알아야 한다. 로미오 같은 플레이어가 비열한 사내, 바보, 겁쟁이처럼 행동한다면 그 스토리월드는 그런 선택의 결과를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그건 너무 절망적이라서 매번 실패하고 말 걸요! 
  • 41. 71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3.4.2 다른 시각으로 보기 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하는 작가가 자신이 쓰고 있는 글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워드프로세서를 비난할 수 있을까? 스프레드시트가 매출이 떨어졌다는 결과를 보여준다고 해서 스프레드시트가 나쁜 프로 그램이라고 할 수 있을까? 소프트웨어의 모든 관점과 목적은 우리가 안전하게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하며, 무엇이 일어나는지를 볼 수 있게 해준다. 상호작용은 우리 머릿속의 생각을 계속 뒤집 을 수 있게도 하고,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도 한다. [그림 3-2]는 이러한 개념을 보여준다. 그림 3-2 여러 각도에서 보는 다비드상 [그림 3-2]의 사진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으로,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진 찍히는 작품 중 하나다. 왼쪽 사진은 홀을 따라 다비드상으로 걸어갈 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 방향은 틀림없이 다비드상 을 보기 위한 가장 좋은 각도로, 가장 일반적으로 보여지는 각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다비드 상 주위를 걸을 수도 있고 다른 각도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만약 가장 좋은 시각이 하나만 존재한다 면 왜 미술관은 다른 각도에서도 감상할 수 있게 했을까? 뒤쪽에서의 시선이 우리에게 영감을 불러일 으키지 않는다면 왜 뒤에서도 다비드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을까? 이야기는 진실에 대해 완벽한 하나의 관점만 가지고 있다. 하지만 스토리월드는 덜 우아한 각도를 포함 한 입체적인 진실을 보여준다. 교훈 15
  • 42. 72 1부 기초부터 3.5 개인화 우리 개인은 지구상의 70억 명 중 한 명일 뿐이다. 우리를 개미굴에서 쉬지 않고 기어오르는 개미라 고 생각해보자. 하나의 개체로 우리를 가치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분명한 것은 어떤 분야에서 최 고가 되는 것에 우리의 가치를 둘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못하는 것을 혼자서 잘하기란 매 우 어려운 일이다. 게임을 만들고 싶은가? 세상에 얼마나 많은 뛰어난 게임 디자이너가 있을지, 그들 과 비교해 내 순위가 어느 정도일지를 생각해보라. 테니스를 치고 싶은가? 그러면 한 손을 등 뒤에 묶 고도 당신을 이길 수 있는 뛰어난 선수가 얼마나 많은지를 상상해보라. 요리, 사진, 프로그래밍, 정원 가꾸기, 모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여러분을 손톱의 때 같은 존재로 깎아내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생명체일 뿐이지 않은가? 손톱의 때라니! 너무 심하지 않나요?  좀 과격하게 표현했을 뿐이다. 여러분이 테니스를 친다면 여러분에게는 여러분만의 독특한 테니스 스타일이 있을 것이다. 그 스타일은 오로지 그 사람만의 것이며 어느 누구도 그렇게 치는 사람은 없 을 것이다. 최고의 방식은 아닐 수 있지만, 개인적 스타일이다. 빠른 움직임이나 강력한 파괴력을 가 지고 있을 수도 있고, 혹은 우아한 모습으로 칠지도 모른다. 단지 테니스 치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하 나의 온전한 개인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든 파스타는 세상의 어떤 파스타와도 다르다. 글에도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비록 키는 틀릴지라도 아무도 내가 노래하는 느낌을 완벽하게 따라할 수는 없다. 우리 가 즐기면서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우리를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는 독특한 개인으로 만든다. 이런 인간 행동 법칙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도 적용된다. 스토리월드 작가가 자주 하는 실수는 완벽한 이야기로 플레이어를 즐겁게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다. 그 의도가 소설이나 영화를 찍을 때라 면 좋겠지만,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적용하는 것은 잘못이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의 스포 트라이트는 작가가 아니라 플레이어가 받아야 한다. 만약 우리가 작가로서 세상의 이목을 끌고자 한 다면, 전혀 인터랙티브하지 않은 이야기가 나올지 모른다. 좋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플레이어 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 즉 플레이어에게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다양 한 상호작용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 43. 73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3.6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될 수 없는 것은? 나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전통적인 스토리텔링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전통적인 스 토리텔링에서는 보이지 않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만의 특성을 설명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즉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에 포함되는 대안, 창의적인 옵션, 실시간 플레이 같은 몇몇 요소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 쓰일 수 없다. 3.6.1 제3의 대안은 없다 예를 들어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는 내가 ‘제3의 대안’이라고 부르는 것은 쓸 수 없다. 제3의 대 안이란 주인공이 딜레마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하는 천재성을 말한다. 영화 블레스 더 차일드Bless the Child에 비슷한 사례가 나온다. 이 영화에서는 고층 건물 꼭대기에서 한 광적인 악마 숭배자가 어린 소녀에게 말을 건다. 그는 소녀의 신앙심을 비웃고 시험하려 한다. 소녀 를 지붕 가장자리에 세우고 신앙심을 증명하라고 다그친다. 즉 신이 그녀를 구해줄 것이라 믿고 지붕 에서 뛰어내리거나, 신을 거부하고 자신과 함께 악마의 편이 되라는 것이다. 그 장면에는 어두운 그 림자가 가득하다. 소녀가 선택을 거부한다면, 광신도는 그녀를 지붕 밖으로 던져버릴지도 모른다. 초 조하고 긴장된 시간이 지나고 소녀는 광신도에게 돌아서서 웃으며 말한다. “먼저 해봐요!” 이 장면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두 가지 교훈을 준다. 첫째, 소녀의 대답이 보여주는 논리적인 과정을 생각해보자. 소녀는 자신에게 뛰어내리길 강요하는 광신도에게 같은 것을 요구함으로써 그가 믿는 악마의 존재를 증명하라고 역 제안한다. 광신도가 뛰어내리지 않는다면, 악마가 그녀에게 뛰어 내리라는 요청도 가능하지 않다. 그는 위선자로 밝혀지고, 그가 제안한 양자택일 논리는 무너지게 되 는 것이다. 이것은 관객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대안이다. 나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 이런 놀라 운 선택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제3의 대안은 너무 복잡하고 인간 본성에 관한 심도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이러한 대안 제시는 아마도 다음 세기에나 가능할 것 같다. 둘째, 설사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시스템이 천재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플레이 어에게 제공할 수는 없다. 만약 플레이어에게 소녀의 다음 행동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이런 선택 목록 이 나오게 될 것이다.
  • 44. 74 1부 기초부터 1 신이 구해주길 바라면서 지붕에서 뛰어내린다. 2 신을 거부하고 악마와 손을 잡는다. 3 “먼저 해봐요!”라고 대답한다. 세 번째 선택만 의미 있어 보이기 때문에 이것은 진정한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 이 장면은 영화에서 는 위대한 드라마의 힘을 보여주지만,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에서는 실패로 끝난다. 영화에서 관객 들이 소녀의 대답에 즐거웠던 이유는 그런 선택을 기대하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그 장면을 다시 상영 하고, 소녀 대신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등장한다고 상상해보자. 광신도가 아놀드에게 두 가지 중에 선택하라고 한다면, 관객은 아마도 아놀드가 “잘 가게, 친구”라고 외치면서 광신도를 무찌를 것이라 기대할 것이다. 이런 장면에는 놀라움도, 극적인 면도 없을 것이다. 3.6.2 창의적 대안 ‘창의적 대안’은 제3의 대안의 변형이다. 내가 개발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기술을 검토했던 한 사 람이 창의적인 대안이 없다고 불평했다. 무슨 뜻이냐고 묻자, 내가 미리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과연 제작자도 생각하지 못한 선택을 제공할 수 있을까? 이것이 딜레마다. 3.6.3 실시간 플레이 스토리월드에서의 시간 흐름은 상당히 흥미롭다. 전통적인 플레이어는 실시간 플레이를 기대한다. 시간은 일정한 속도로 흐르는데, 상황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는 플레이어는 중요한 기회를 놓칠지도 모른다. 이에 대한 해답은 턴 방식 플레이turn-sequenced play다. 즉 플레이어가 선택을 내린 후에만 다음 선택지가 제공되고 게임을 더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 시간의 흐름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몇 번 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첫 사례 는 1955년 로자 프라이탁Rosa Freitag이 만든 믹스드 이모션Mixed Emotions이다. 여기서는 결혼생활 문제 에 직면한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비디오를 활용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그녀의 머 리 위로 푸른 아이콘과 붉은 아이콘이 나타날 때마다 멈추어서 생각을 한다. 푸른 아이콘은 도덕적으 로 보수적인 행동을 가리키고, 붉은 아이콘은 모험적이거나 위험한 행동을 가리킨다. 플레이어는 이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몇 초 안에 아이콘을 선택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푸른 아이콘이 선택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시스템은 성공적인 실시간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보여
  • 45. 753장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주는데, 그 선택들이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마이클 마티아스Michael Mateas와 앤드류 스턴Andrew Stern이 만든 퍼사드Façade는 더 야심찬 프로젝트였 다. 이 획기적인 스토리월드는 최초의 진짜 스토리월드였으며, 이 게임도 실시간 플레이를 이용했다. 나는 턴 방식을 더 좋아한다. 플레이어에게 상황을 판단하게 하고, 어떤 선택을 할지 기회를 주는 것 이 필요하다. 실시간 플레이에서 플레이어가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얼마나 길지는 알 수 없다. 결과적으로 실시간 플레이는 플레이어에게 쫓기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데, 이것은 드라마가 있 는 상호작용에는 적절치 않다. 이 부분이 비디오 게임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또 다른 차이점 이다. 3.7 마치며 이 장에서 기억해야 할 중요한 교훈은 다음과 같다. ●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는 ‘이야기가 더해진 게임’이 아니다. ●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는 ‘상호작용이 더해진 영화’가 아니다. ● 플롯과 상호작용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 프로세스 중심의 내러티브와 상호작용 사이에는 모순이 없다. ● 인터랙티브 스토리월드는 몇 개의 중요한 결정이 아니라 다수의 사소한 결정으로 이루어진다.
  • 46.
  • 47. 774장 추상화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이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라는 새로운 개념에 대한 편견을 만들고 이해하기 어렵게 한다. 2부 생각의 전환 4장_ 스토리텔링을 더 추상화된 방식으로 생각하라. 5장_ 동사로 표현되는 ‘행위’의 측면에서 생각하라. 6장_ 스토리월드 설계에 수학을 이용하라. 7장_ 인문학과 과학을 분리하는 편견을 극복하라.
  • 48. 90 2부 생각의 전환 chapter 5 동사적 사고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동사적 사고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동 사적 사고는 일반적이지 않아 부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개념 이다. 동사적 사고와 명사적 사고는 마치 음과 양의 개념처럼 인식할 수 있다. 5.1 동사와 명사 우주란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을 나열한다. 우주는 수많은 별, 은하계, 행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주의 한구석인 지구에는 바위, 나무, 동물, 식물, 집, 차 등이 있다. 우주를 완벽하게 묘사하기 위해 우리는 그 안의 모든 것을 나열해야만 한다. 개념은 단 순하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우주의 정의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다. 우주를 형성하는 프로세스, 즉 우주에 작동하는 힘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보자. 우주를 물질이 아닌 사건이라는 시각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 어 나무는 뿌리, 줄기, 껍질, 가지, 잎사귀의 총합으로 볼 수도 있지만 광합성, 영양분 흡수, 세포 분 열, 물의 이동과 같은 프로세스 시스템으로 볼 수도 있다. 우주를 바라보는 이 두 가지 방식은 현실에서 음과 양에 해당한다. 음양은 사고의 다양한 측면을 보 여준다. 언어학에서 언어를 이루는 기본 요소는 명사와 동사다. 명사는 사물을 지칭하고, 동사는 사 건을 묘사한다. 명사는 존재를 말하고, 동사는 행동을 말한다. 이 둘을 조합하면 하늘 아래 모든 것을
  • 49. 915장 동사적 사고 설명할 수 있다. 음과 양은 다른 분야에서도 나타난다. ● 경제학에서 상품은 사물이고, 서비스는 행동이자 원하는 프로세스다. 상품은 거의 영원하지만 서비스는 순간이다. ● 물리학에서 입자는 사물이고, 파동은 일시적인 프로세스다. ● 군사 전략가는 군의 자산과 군의 운영을 고민한다. 군 자산이란 병력, 무기, 전쟁에서 쓰일 탄약이고, 운영이란 군 사 행동이다. 자산과 운영을 합친 것이 바로 군사학이다. ● 프로그래머는 이런 이분법에 더 익숙하다. 메모리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CPU는 데이터를 처리한다. 데이터는 컴 퓨터의 명사며 나누어지고, 분류되고, 반복되는 대상이다. 반면 컴퓨터의 동사라 할 수 있는 프로세스는 나누고, 분류하고, 반복하는 주체다. ● 공장 관리자도 마찬가지다. 공장은 부품, 즉 운영에 필요한 명사로 시작된다. 그리고 상품을 만들기 위한 노동, 즉 운영 측면의 동사가 필요하다. [표 5-1]은 명사와 동사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근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표 5-1 명사(사물)와 동사(프로세스)의 비교 명사 개념 동사 개념 명사 개념 동사 개념 상품 서비스 사실 원리 입자 파동 진실 논리 자산 운영 지식 이해 데이터 프로세스 부품 노동 숫자 알고리즘 인물 구성/각색 5.1.1 회색, 흑과 백 사이의 중간색 명사와 동사는 흑백 논리로 나뉘기보다는 그 중간에 여러 회색 지점이 존재한다. ● 언어 : 명사는 동사가 될 수 있고(“그 메모는 삭제해!”), 동사는 명사가 될 수 있다(“재미있는 놀이였어”). 이 과정 에서 단어의 정의는 희미해진다. ‘삭제’는 원래 명사인가, 동사인가? ‘놀이’는 어떤가? ● 경제학 :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산다면 우리가 구매한 것은 햄버거 자체인가, 아니면 패드스푸드점에서 받 은 서비스인가? 만약 세무사를 고용한다면 그것은 세금 환급이라는 상품을 사는 것인가, 아니면 세무사에게서 서 비스를 받는 것인가? ● 물리학 : 파동·입자의 이중성은 이해하기 어렵다. 만약 전자에 입자와 파동을 구분하는 실험인 이중 슬릿 실험 을 한다면 파동처럼 나뉠 것이다. 하지만 전자는 입자처럼 하나씩 검출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전자는 파동인가, 입자인가? 상황에 따라 다르다. 거대한 물체는 입자처럼 움직이고, 작은 물체는 파동처럼 움직인다. 하지만 결코 그 움직임을 한 측면으로만 제한할 수는 없다. 때로는 입자처럼, 때로는 파동처럼 움직이기 때문이다.